[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변호사(해양수산부 법률고문) 칼럼] 백수오 파동과 신뢰 사회
그런데, 지난 달 22일 건강 기능 식품인 백수오 제품에 가짜 원료인 '이엽우피소'가 섞였다는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가 발표되자 해당 원료를 생산하는 회사의 주가는 폭락하고, 제품을 팔았던 홈쇼핑 회사들은 소비자에게 환불 조치를 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백수오 파동'은 단순히 불량제품 판매에 따른 효과를 넘어서서 경제적인 분야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피해자들의 범위도 백수오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 뿐만 아니라, 백수오를 재배하는 농가와 원료제조 회사의 주식을 산 투자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은 '백수오 100%'라 하여 팔았던 제품이라고 하며 건강기능식품이 판매되었는데, 알고 보니 '백수오 100%'가 아니라 이와 비슷한 '이엽우피소'가 들어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엽우피소'가 언제부터 혼입되었는지, 제조업체가 '이엽우피소'를 일부러 섞은 것인지, 가짜 백수오라는 '이엽우피소'가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완료되어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고, 지탄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다. 그래서, 식품의 안정성에 대한 고발을 하는 티비 프로그램은 언제나 높은 관심을 받게 된다. 그런데, 그것도 먹고 살기 어려웠을 때의 얘기고, 이제는 그러한 사기적 행태는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먹거리에 이물질을 섞어 영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낀 것 같다. 특히, 백수오는 일반 식품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특별히 챙겨 먹는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충격과 배신감이 배가된 것으로 보인다.
식품과 약품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다. 제조업체 각자의 양심이 건전해야 하는 것이 먼저지만, 이들이 딴 생각을 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내가 먹고 있는 것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수록 정부와 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사라질 수 밖에 없다. 기본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다른 부분을 믿어 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변호사(해양수산부 법률고문)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