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

2016-02-29     쉬핑뉴스넷

"해운산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 천명돼야"
정책긍융기관, 국적선사 금융지원 실기(失期) 더이상 용납안돼

 

▲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
“해운업계를 보는 시각이 정부나 대중 언론매체에서도 상당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국내 1, 2위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문제 거론, 현대상선의 법정관리행 가능성 등 해운업계의 위기감이 절정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주협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좌초위기에 있는 한국해운호를 재건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의 일성(一聲)이다.

한국선주협회 김영무 상근부회장은 2월 29일 해운빌딩 10층 기자실에서 전문지 기자단과의 기자회견을 통해 해운업이 직면한 상황의 심각성을 소상히 설명하면서 한국 해운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8년 가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미증유의 글로벌 경기침체는 국내 해운업계에 직격탄이 돼 국내 유수선사들이 극도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선복량은 과잉상태를 지속하고 있는데 반해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와 신흥공업국 경제 침체,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의 경기 하락세 지속 등으로 물동량은 크게 저조해 운임이 곤두박질치며 해운사들이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국내 해운선사들이 금융위기이후 글로벌 경쟁에서 크게 뒤쳐지며 경영난을 겪게 된 데는 우리 정부와 정책금융기관들이 한 몫했다는 지적이다.

“국내 정책금융기관들이 국적선사에 대한 지원보다는 해외선사에 지원을 큰폭으로 확대함에 따라 지난 2009년이후 국적선사의 선박건조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해외 글로벌 상위랭킹 선사들만 좋은 조건의 금융 지원을 받아 최저가, 최고의 성능을 가진 선박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례로 2009년이후 해외 선사에 우리 정책금융기관들이 108억달러를 지원했고 국적선사엔 19억달러 지원에 그쳤다는 주장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 머스크라인에 집중적으로 지원됐다는 점이다. 머스크가 비용절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우위를 앞세워 세계 최대 선사로 우뚝설 수 있었던데는 국내 정책금융기관들이 일조한 셈이다. 김 상근부회장은 “이같은 지원이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굴지의 선사들에게 지원됐더라면 현재 어떤 상황으로 바뀌었을까”를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하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독일계 은행은 해외금융를 자제하고 독일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독일 은행가들은 국내기업이 먼저라는 인식”이 철저하다는 것.

현재 유동성 악화로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해 이행하고 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을 보면 2008년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155.9%, 현대상선은 189.8%를 기록했지만 2015년 12월 한진해운 부채비율은 747.6%, 현대상선 부채비율은 786.7%달하고 있다. 국내 정책금융기관들이 국적선사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면 자금유동성 악화로 알짜사업 부문을 대부분 매각하고도 대책이 미흡해 결국 오너가 바뀌거나 오너의 사재 출연까지 해야 하는 상황까지는 몰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현대상선의 처분과 관련,  경영정상화가 어려운 부실 일개 기업의 매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꽤 있다”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국내 1, 2위 컨테이너선사로서 항공사로 치면 대한항공과 같은 내셔널리즘이 강한 해운사라는 점을 정부나 채권단이 깊이 인식했으면 한다”고 김영무 상근부회장은 밝혔다.

김영무 상근부회장은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일자리 창출인데, 조선업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산업이다”며 “이 조선업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선 유관산업인 해운산업의 육성과 획기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해운 전체의 신뢰를 위해서도 지금처럼 화주 마켓일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현대상선은 반드시 재기해야 한다고 김 상근부회장은 힘주어 말했다. 특히 정부가 해운산업을 강력히 지원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하면 큰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