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별인터뷰/ 김성귀(金成貴)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세계적 수준 연구역량 갖춘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육성
21세기 국가해양정책 이끌어 가는 연구원으로 거듭날 것
해양수산계 관계자 및 직원 여러분의 성원으로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해양 분야에서 30여 년간에 쌓아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가 21세기 국가 해양 정책을 이끌어 나가는 연구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연구원 경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Q. 제8대 원장으로 취임하시면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은?
그동안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1997년 창립 이래 인력, 조직, 연구 성과, 재정 등에서 많은 성과를 이루어 왔으나 경기 변동에 취약한 해운·조선·수산업 문제,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와 북극해 해빙, 독도 문제와 인접국들의 바다 영토 분쟁, 국가 간 해양자원 확보 경쟁 등으로 새로운 과제들이 자꾸 생겨나고 있습니다.
첫째, 기후변화 등에 따른 온난화 대책 및 북극해 개발, 러시아, 북한 등 북방 진출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또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아 국민여가와 힐링 트렌드가 관심사로 부상하여 해양문화관광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새로운 조직을 구성하는 등 현재의 연구 조직을 재정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창조 경제 등의 도입으로 인한 산업 간 융복합화가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해양 연구도 한 분야의 독자적인 연구만 가지고는 안되며 타 분야와의 상생적 융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연안 수산자원의 잠재력 평가는 해양환경의 건전한 관리가 전제되어야 하고, 북극해 연구는 항로, 자원, 수산업, 환경, 크루즈 관광 등 다양한 이슈를 포함하고 있어 융합적인 연구를 필요로 합니다. 항만, 어항에서도 크루즈, 요트타기, 친수공간 등 해양레저의 기능이 많이 요구되어 이런 과제들에 대해 연구자 간의 융합 연구를 도모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국제적 현안 연구를 통한 국외 네트워크 체제 강화, 국외의 연구거점을 확보하여 이들과 공동연구 및 협력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특히 북극해 주변의 핵심국가인 러시아, 노르웨이, 캐나다 등의 국가들과 협력 관계 강화, 수산분야에서는 동남아에 이어, 아프리카, 중남미 등 새로운 시장의 국가군들과 관계를 강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해운·항만기능 중심의 중국 상해연구소 기능을 다변화하여 중국 연구의 다양화를 꾀할 계획입니다.
넷째, 단기적으로는 해양수산부의 재발족, 미래부, 그리고 개편된 다른 정부 조직과 관련된 융합, 창조 등의 테마를 중심으로 국가 해양수산 연구의 추진 전략 틀을 세우겠습니다. 또한 연구소의 연구 과제도 수탁 용역보다 가급적 기본과제 등 국가의 수요 위주로 연구의 방향을 재편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섯째, 연구원들의 국제적인 연구 능력 강화와 연구소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안식년 제도와 연계하여 주요 거점 국가에 파견함으로써 연구협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연구능력도 증진되도록 하겠습니다. 업무 연수도 거점 국가 근무를 지원하는 연구원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여섯째, 현재 KMI는 연구원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야 할 중견급 핵심 인력이 상당히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채용을 할 때마다 이러한 중견급 유능한 인재의 채용과 더불어 신규 채용인력의 On the Job Training, 연수제도, 연구 감리제도 등을 통해 고급 연구 인력을 조기 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일곱째, 일 잘하는 사람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인사 원칙의 정립과 인사위원회의 투명성을 제고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국가정책 기여도가 높거나 우수 기본과제 수행 실적, 우수 논문 게재자, 다년간 평가 우수자 등 다양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한 평가기준을 세워 능력 위주로 승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해운항만업계에선 현안사업의 진행에 관심이 많은데요, 해운물류 및 항만분야의 현안 연구사업과 추진계획은?
해운물류분야의 경우 해양수산부는 “해양수산 R&D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연구예산을 금년도 70억 원에서 2015년 300억 원으로 확대하고 민간의 연구 참여 비중을 현행 10%에서 ‘17년까지 30%수준으로 제고하는 등 연구개발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주도하는 “선박평형수관리협약”이 ‘14년말에 발효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IMO 승인 28개 기술 중 10개로 세계 최다 기술 보유국이기에, 세계 최대 시장의 하나인 미국의 강화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차세대 선박평형수 처리기술 개발이 중요합니다. 기존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국제무대에서 협상력 강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국제해사기구(IMO), 국제항로표지협회(IALA)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e-Navigation 도입에 능동적 대응 및 선도(First Mover)가 필요하며, 2014년 도입 및 2018년 강제화에 대비해 관련기술의 개발과 국제적 이슈를 선도하기 위한 투자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는 직·간접 시장규모 200조원 이상의 e-Na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R&D)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KMI는 정부의 해사안전 관련 연구개발에 적극 참여해 해양사고 예방 및 신속 대응, 해사산업 진흥을 통한 고용 창출 및 신산업 개발 등 관련 연구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할 계획입니다.
KMI는 현재 “저탄소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 기술개발”, “컨테이너 검색기 활용을 위한 정책연구”를 수행중이며, “2013년 해양연구기획사업(KIMST)”에 참여, 관련 정책 및 기술개발에 기여하고자합니다.
항만분야의 경우 첫째, 항만시설수급의 불균형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일부 항만에서는 시설과잉으로 인한 운영사의 수익악화가 우려되고 있고 민간투자에 의해 개발된 부두의 경우 원리금 상환이 사실상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항만시설의 적정처리능력의 재검토와 트리거룰의 엄격한 적용, 그리고 시설수요 예측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저희의 노력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항만시설의 공급에 여유가 있을 때 오래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항만시설의 재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부단히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항만의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규물동량 수요의 창출과 항만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찾는 데에도 역점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둘째, 북극항로 개방과 러시아 연해주 개발 및 나진선봉지구 개발 등 동북아지형의 변화가 우리나라 항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대응방안 수립의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KMI는 북극항로 개방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정부를 지원하고 있으며 북한항만개발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러한 일련의 연구결과와 노력을 종합해 중장기적인 대응방안의 마련에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21세기 한국항만이 동북아의 일류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셋째, 해양경제특구의 지정 및 항만재개발의 원활한 추진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해양경제특구 지정은 해양산업 뿐만아니라 항만산업의 클러스터화와 종합적 발전을 위하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해양경제특구지정 관련 법률의 제정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으며 KMI도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항만재개발의 문제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재개발의 시기와 재개발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 등이 항만의 기능재배치와 관련, 부산항을 중심으로 새롭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KMI는 관련 연구와 TFT 참여를 통해 적정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넷째, 신재생에너지자원 개발과 국외진출을 지원할 항만시설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청정대기 유지 및 화석연료의 고갈 등은 해상풍력, 가스, LNG 등 청정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을 촉진시키는 대외적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해상풍력시설 개발 및 LNG벙커링 기지화에 따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부두시설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KMI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상이 항만개발 및 운영정책에 반영되고 미래지향적 항만정책을 선도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과제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제안할 것입니다.
Q. KMI가 정부 정책에 따라 2015년초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전 계획은?
2015년초에 부산 동삼혁신도시로 이전 예정인 저희 연구원은 금년 8월에 신청사 건립을 위한 기초공사를 착공함으로써 부산시대의 서막을 올렸습니다.
그간 건물 착공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음에도 KMI의 새보금자리 마련을 위한 첫삽을 차질없이 뜨게 된 것은 부산시, 부산도시공사의 적극적인 지원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삼혁신도시 내에 들어설 KMI 신청사는 5,300㎡ 부지에 연면적 규모는 13,267㎡이며, 지하 1층/지상 6층의 건물로 부산도시공사의 위탁개발방식으로 지어지게 됩니다.
26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게 될 부산 신청사는 금년 11월 실시설계 완료, 내년 1월 본공사 착공, 내년 12월 준공(사용승인)을 거쳐 2015년초에 청사이전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KMI가 부산으로 이전하게 되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국립해양조사원 등 해양수산 관련 이전기관과의 연구시너지 효과를 통해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수산 R&D 허브도시로 완벽한 면모를 갖추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Q. 재임기간 중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비전을 제시해 주신다면...
KMI는 해양수산분야 국가 정책수립과 이를 통한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고유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연구활동을 통해 미래 해양수산정책을 이끄는 세계 최고의 해양 전문 연구기관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KMI는 21세기 창조적인 국가 해양수산정책을 선도하는 연구기관이 될 것입니다.
새로 출범한 해양수산부 및 관련부처와의 유기적 업무체계 구축을 위해 융‧복합 연구 수행은 물론 대내외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출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국정과제, 창조경제 실현, 정부정책 지원을 위한 효율적인 연구시스템이 갖추어 질 것이며,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시의성 있는 현안 연구를 발굴⋅수행할 것입니다.
KMI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역량을 갖춘 글로벌 연구기관이 될 것입니다.
해양수산정책 분야 국제의제에 선도적 대응을 위한 연구기능을 강화하고 해외기관과의 전문가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실질적 협력사업을 확대할 것입니다. 특히 뉴프론티어인 러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지역연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또한 국제기구, 국외 연구소, 국외 대학교 등과의 다양한 교류방안을 수립하여 연구원들의 글로벌 사고 및 국제적 연구 능력을 육성하고자 합니다.
KMI는 경영여건 개선, 조직혁신을 통해 조화롭게 발전하는 연구기관이 될 것입니다.
투명·윤리경영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상생의 노사문화를 구현하도록 하겠습니다. 신명나는 직장문화 구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사제도의 투명성·효율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성과와 능력 중심의 인사평가 및 보상시스템을 정착시키겠습니다.
Q. 끝으로 관계당국이나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바는...
우리 해양수산업계는 해양이 세계 경제의 신성장동력임을 주창하며, 육지중심의 경제 성장 패러다임을 해양 경제로 확대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 해양 생태계의 가치는 2조 2,60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는 육지의 두 배입니다. 전 세계 총생산의 10%를 해양수산업이 차지하고 있고, 2012년 기준으로 세계 해양수산 시장 규모는 7조 6,000억달러에 이릅니다. 우리나라는 2%에 불과한 1,334억 달러를 점유하는 실정이기에 해양산업에서 점유율을 1%만 높여도 약 700억 달러의 국부 창출로 이어집니다.
정부는 창조경제 추진전략 중 하나로 신산업․신시장 개척을 위한 성장동력 창출을 들고 있습니다. 바다를 개발의 대상과 국부의 원천으로 보는 것이 아직 익숙지 않은 우리 국민에게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바로 바다에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기 위해서는 해양수산부와 업계에서 그 성과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벤처지원과 전방위적 해양금융 체제 구축 등 해양산업에 과감한 지원 정책을 펼침으로써 바다를 산업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경제성장의 한 축을 담당할 국가 전략 산업으로 적극 육성해야 합니다.
[대담=정창훈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