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무 선주협회 상근부회장 칼럼] 이란 신시장서 해운 및 조선산업 활로 찾자

2016-06-03     쉬핑뉴스넷

 
국제사회의 이란 경제재제 해제로 이란이 세계 경제의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중국과 유럽국가들이 앞다투어 이란시장 진출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 1월 시진핑 주석이 이란을 방문해 고속철도를 포함한 수십가지의 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올 하반기 방문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경제협력이 크게 증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새로운 시장 출범으로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해운산업에 도움이 됨은 물론이고, 일감부족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국내 조선산업에도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경제규모를 살펴보면, 이란은 석유를 포함한 풍부한 천연자원과 인구 8000만명의 거대 소비시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출입 해상물동량은 약 9000만t에 불과해 인구나 경제규모에 비해 아직 평균 이하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인구 5000만명에 해상수송물동량은 전세계 교역량의 약 10%인 10억t이다. 이란이 우리보다 인구가 약 1.5배 많지만 아직 경제가 발전되지 않은 점을 감안한다면 이란 시장은 향후 발전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잠재가능성 높은 이란 시장에 스위스의 MSC, 중국의 코스코(COSCO), 대만의 에버그린(EVERGREEN) 등 전세계 유수의 대형 해운사들이 진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고려해운 등이 이란 항만에 기항해 해상수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란의 최대 국영선사인 이리슬(IRISL)은 2011년 10월 이후 약 4년 8개월만인 지난 5월 14일 5100TEU급 컨테이너선을 광양항에 기항시켰다. IRISL은 향후 광양항과 이란 남부의 반드라아바스항의 해상수송항로에 5척의 컨테이너선을 투입할 예정이다.

협회는 이란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대통령 이란 방문에 경제사절단의 일환으로 참여해 이란선주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이란해운업계 최고경영자들은 양국 해운산업 동반발전을 위해 상호협력키로 하는 한편, 이란 경제제재 이후 현재까지 선박발주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으며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이란 선주들이 한국조선소에서 선박을 발주하는데 한국선주협회가 가교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이란선협 측은 한국선사들과 합작회사를 설립해서 공동으로 선박을 한국조선소에 발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회에 요청해왔다. 그 부분에 대한 검토에도 착수했다.

아울러 향후 한국과 이란항로간 물동량 증가에 대비해 협회는 이란선협 측에 한국과 이란선사간 미니 얼라이언스를 제안했다. 우리 협회가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과 실무적으로 검토한 결과 긍정적인 면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협회는 이란선협에 ‘한-이란항로 공동운항 추진 TF팀’ 구성을 제안했다. 이란선협도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이어서 이달 중에 실무TF 대책회의를 진행해 올해 안에 한-이란 선사간 공동운항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란이 새로운 실크로드로서 전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우리나라 해운 및 조선산업이 이란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통해 활로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