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합, 이사장 연이은 공백...해결책은

해양수산부, 해운조합 조직ㆍ기능ㆍ사업 문제점 파헤쳐야

2016-12-15     쉬핑뉴스넷

 
한국해운조합이 또다시 선장없는 신세가 됐다. 이기범 이사장은 지난 2016년 6월 취임한지 6개월여만에 사표를 던졌다. 이유는 정확히 파악이 안된 상태지만 일단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했고 13일 사표가 즉시 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이후 주성호 전 이사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 2년 2개월만에 우여곡절 끝에 선출한 이기범 이사장의 사퇴는 한국해운조합 이미지에 큰 상흔을 남기게 될 전망이다.
이기범 이사장은 지난 6월 취임사를 통해 2년간 이사장의 공빅으로 인한 침체된 조직을 활성화하고 실추된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혔었다. 아울러 산재해 있는 과제들을 조속히 처리해 대한민국 연안해운의 정책을 선도하고 대표하는 조직으로 혁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30여년의 검사와 변호사로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운조합의 대외 공신력 및 신뢰를 회복시키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던 이기범 이사장은 결국 검증된 인물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 감사관실은 이 이사장에 관한 제보를 받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기범 이사장은 특히 두번 이사장직 공모에 응시해 어렵사리 이사장에 선출된 인물이기에 이번 도중 사퇴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이후 해운조합 이사장 자리는 해피아 출신들이 독점해왔기에 해피아, 정피아 출신들을 제외한 신선하 새 인물을 찾는데 진력했었다. 지난 1월 해운조합이 대의원 투표를 거쳐 선출한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오인수 이사장 후보자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정피아 출신 논란으로 임명 불승인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이후 여객선 안전관리 업무를 선박안전기술공단측에 이관하고 실질적으로 연안해운업계를 대변하는 협회 역할에 충실해야 했던 해운조합이 이처럼 이사장 공백을 다시 맞게 되면서 내년 사업 계획에 우선 급 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아울러 경쟁이 치열한 공제사업 역시 이사장의 공백에 추진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조합 사이트에는 이기범 이사장의 인사말과 사진이 실려있다. 해운조합 직원들도 이 사실에 대해 믿기지 않은 반응이다. 간부급 직원들의 핸드폰은 불통이다. 상당히 보안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비춰진다.
해운조합 조직은 사실 문제점을 많이 노정하고 있다. 회장과 이사장 직제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기범 이사장 이전까지는 해수부 고위관료 출신들이 이사장직을 독점해 왔지만 회장, 대의원들과의 마찰과 갈등은 도를 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조직의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물론 올해 한국해운조합법이 개정돼 이사장은 사업 경영 및 조합 관리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며, 임원 사고 시 차질 없는 업무 수행을 위해 직무대행에 관한 사항을 정관으로 정하도록 규정했다.
또 이사장의 자율적 경영 수행 보장을 위해 이사회의 의장을 회장에서 이사장으로 변경하고, 부회장은 이사회 구성원에서 제외했다.
이사장의 운신의 폭을 넓힌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법 개정도 이기범 이사장 사퇴로 희석돼 버렸다.
해운조합의 조직이 안정돼야 연안해운업계의 권익옹호를 위한 협회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고 공제사업도 탄력을 받게 되는데, 조직이 불안정하니 사업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선장없이 또다시 표류하는 해운조합 조직에서 직무를 하게 되는 직원들은 무슨 죄인가.
해양수산부는 차제에 해운조합의 조직, 기능, 사업에 이르는 문제점들을 철저히 조사, 분석해 새로운 연안해운업을 대표하는 조합으로 탄생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