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병일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전무이사

2017-10-24     쉬핑뉴스넷

 “KP&I클럽의 주인은 우리 해운업계 인식 고양돼야”
국적선사 KP&I 가입 장애요소 완전 해소 '큰 기대'

 

 

▲ 문병일 전무이사
“한국선주협회가 전 회원사 대표이사 앞으로 공문을 보내 KP&I클럽(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 회장 박정석) 가입을 독려했다는 점을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선주협회가 KP&I클럽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려는 의도가 아닌 국부 유출을 막고 우리 해운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국적선사들이 보유 선박을 KP&I에 적극 가입시키는 일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병일 KP&I 전무는 우리 해운산업 전체가 곧 주인인 KP&I의 성장이 우리 해운산업 발전에 꼭 필요한 디딤돌임을 깊이 인식, 국적선사들이 보유 선박을 가능한 한 많이 가입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 한국선주협회측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혔다.

KP&I는 국내 해운업계와 해양수산부가 함께 출연해 설립된 선주상호보험조합으로서 그동안 열악한 환경하에서도 유수 해외 클럽들에 뒤쳐지지 않는 서비스능력과 요율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워 왔다.  이같이 KP&I가 해상보험업계에서 굴기할 수 있었던 데는 경영일선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 온 문병일 전무가 특히 눈에 띈다. KP&I 성장에 높은 관심으로 많은 역할을 제공하고 있는 박정석 회장을 보좌하며 KP&I를 글로벌화 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KP&I는 해운불황이 극심했던 지난 2011년 이후 지난 7년간 유수 해외클럽들이 누적 30~40% 인상하는 동안 겨우 4.5%만 인상했다. 우리 해운업계가 장기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클럽과 같이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보험료율을 인상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KP&I는 줄곧 해운시황과 연동해 보험료율을 설정하는 정책을 취해 왔고, 지난 17년간의 운영기간 동안 요율이나 인상률이 해외클럽보다 높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이 바로 선주협회가 KP&I에 가입을 독려하는 큰 이유이다.

문병일 전무는 우리 해운업계가 KP&I의 강점을 제대로 알고 선택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문 전무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아무래도 선사의 본사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며 “이러한 점에서 우리클럽이 엎드리면 코 닿을 거리에 있으니 언제나 전화로 또는 방문으로 자유로이 한국말로 상황과 대책을 상세하게 협의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국사무실이 오픈할 때 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고 영어를 능통하게 하는 분도 있겠지만 어디 한국말만 하겠냐고 반문”하면서 “외국에서 사고가 나면 현지변호사, 현지전문가를 지명해서 일을 처리하니 국제클럽이나 똑같지요. 우리가 국제클럽에 비해 영어는 좀 떨어질 수 있습니다만 지식은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클레임 처리 경험은 오히려 우리 팀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자신했다.

특히 해상보험업계에서 KP&I의 기술적 성장세는 뚜렷하다. Standard Club과의 제휴를 통해 모든 선박을 아무런 제약없이 인수할 수 있게 됨으로써 획기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문병일 전무는 “KP&I는 지난해 IG 가입증서가 필요한 1만톤 이하 중소형선을 대상으로 한 KSCF(Korea Standard Collaboration Fixed)를 도입한데 이어, 이번에는 중대형선을 대상으로 해 Standard Club과의 두 번째 공동인수 제휴인 KSCM(Korea Standard Collaboration Mutual)에 합의했다”며 “이로써 선박금융계약서나 화물운송계약서, 정기용선계약서 등에서 IG 가입증서를 요구하거나 10억달러의 담보한도가 낮다고 판단해 KP&I에 가입하지 않았던 중대형선의 가입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전무는 “이번 제휴프로그램에 가입하는 선박은 KP&I의 같은 지역 같은 시간대 우리말 서비스와 경쟁적인 보험료율 그리고 150년 역사의 Standard Club의 축적된 클레임처리 노하우와 업계 최대의 보상한도, Standard Club 지급보증서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600여척의 중대형 선박중 우선 75척의 국가필수선박과 86척의 전략화물 운송선박은 비상시를 대비해야 하는 선박이므로 유사시 보험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선 외국 Club이 아니라 KP&I에 가입해야 한다”고 문 전무는 강조했다. American P&I Club의 경우, 미국이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로 하자 모든 미국선박이 영국계 IG Club에서 신생 American Club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그는 또 “한국선박해양(주)이나 캠코 등 정부의 지원을 받는 선박부터 KP&I에 가입해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한편 국부유출을 억지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며 “KP&I의 존재만으로도 우리해운업계는 지난 10년간 600여억원의 보험료를 절감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언급했다.

Standard Club과의 제휴와 병행, KP&I는 금융계약서 및 화물운송 계약서상에 관행적으로 사용하던 ‘IG Club only 조항’을 개선키 위해 선주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세미나, 포럼 등에 참여하고 방문협의 등을 통해 국책은행을 비롯해 국내 선박금융사는 물론 발전사 등 대량화주로부터 KP&I에 대한 비토가 없음을 확인했다. 특히 ‘IG Club or Korea P&I Club’으로 계약서조항의 수정에 협조하기로 약속을 받아냈고, 기존 계약서상의 ‘IG Club only’ 조항에도 불구하고 지금이라도 KP&I를 허용하도록 추진하면서 가입제약 문제를 상당히 해소시켜 나가고 있다고 문 전무는 밝혔다. KP&I는 IG 가입증서가 꼭 필요한 경우에는 제휴프로그램인 KSCM을 통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KP&I 단독으로 선대를 유치할 계획이다.

American Club의 경우 1917년에 설립됐는데, 1989년에 IG Club과 재보험제휴를 맺게 되자 가입규모가 390만톤에서 510만톤으로 급성장했다면서, 문 전무는 “지난 17년간 우리 해운업계와 함께 성장해 온 KP&I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위해 그 동안 KP&I에 가입하는데 걸림돌이 됐던 장애요소들을 완전히 해소한 만큼 앞으로 많은 국적선사들의 가입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를 누가 인양했는가. 보험커버 여부가 결정되기까지 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렸는가. 해운세력 세계 5위와는 걸맞지 않게 부대역량이 부족해서 그리 되었던 것 아닌가. KP&I가 제대로 성장해야만 한국해운의 안전도 그만큼 잘 보장되는 것이다. 당연히 KP&I는 우리 해운업계가 주인이 돼 키워야 제대로 클 수 있는 것이다. KP&I에 가입하는 것이 실질적 주인이 되는 출발점인 것이고, 그것이 현재보다는 미래의 씨를 뿌리는 일 아니겠는가.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