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현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2013-12-11     쉬핑뉴스넷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 물류산업 글로벌화 추진 중요
2자물류기업 일률적 규제강화 물류산업 선진화에 부정적일수도

 

▲ 전략적인 육성정책과 경쟁력있는 물류기업들의 비전이 더해진다면 물류산업에 많은 위상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밝히는 김태현 교수.
Q. 교수님은 물류산업계에선 정평이 나있습니다.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현 위상을 간단히 정리해 주신다면?

한국 물류산업은 지금보다 더 성장 발전 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과거 수출드라이브 정책은 한국의 제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었으며, 이에 따라 무역회사의 경쟁력도 크게 성장했다고 봅니다. 반면 한국 제조기업과 무역회사들을 위하여 크게 기여했던 물류산업은 사실 미약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 상황은 오히려 미래 국내물류의 성장 잠재력이 크게 남아 있다고도 볼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 노력한다면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물류산업이 한국인 취향에도 잘 맞는 면이 많으므로 지금부터 전략적인 육성정책과 경쟁력있는 물류기업들의 비전이 더해진다면 물류산업에 많은 위상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Q. 우리 정부에 물류산업에 대한 주요 과제를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물류산업의 위상을 강화 시키고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차원에서 한국 물류산업의 글로벌화의 추진이 중요합니다.
또 화주들의 물류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관계 정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물류기업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아울러 남발돼 있는 물류 관련 인증제도에 대한 체계 재구축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류업종분류를 갖추는 노력 필요도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물류산업에 대한 혜택, 규제 등 필요한 산업정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

Q. 국내 물류업계 발전을 위한 걸림돌을 제거키 위한 제도적 개선책은?

물류산업의 영역이 여러 부서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일관된 제도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주무 부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물류 관련 제도의 정비가 절실합니다. 이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며, 또한 위에서 언급한 물류업종에 대한 분류체계가 좀더 종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물류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 수립에 더 용이해질 것으로 봅니다.

Q. 현대글로비스와 같은 2자물류회사를 3자물류 글로벌 회사로 키울 수 있는 복안은?

현재 글로비스 같은 2자 물류회사는 나름대로 역할도 있습니다. 해외 물류회사들에게 현대의 물량을 다 주는 것보다는 국내회사가 대신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적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단시간 내에 무조건적인 3자물류회사로의 요구는 무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현 정부의 원칙이나 사회 여론도 상생의 원칙을 많이 강조하고 있고 2자물류회사도 그런 내용을 알고 있으므로 점진적으로 자사 물량 외 타 회사의 물량의 비중을 늘려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노력이 있을 때 해외의 대형 물류회사 같은 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바램이 누구나 생각하는 방향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을 통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45조 3을 보면, 물류자회사의 관계사 물량비중이 적정기준(30%)를 초과할 경우에는 세제상 불이익도 감수해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법이 시행되면 해당 2자물류기업들은 과징금 부과나 최대주주의 증여세 과세 등으로 인해 재무부담이 증가하거나 지분구조상의 변동 압력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법적규제 강화는 2자물류 물량을 3자물류로 유도하는 효과를 일부 누릴 수 있고, 편법적인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때는 과징금 부과나 과세를 통한 불이익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 계열의 전속시장(captive market) 비중이 높은 국내 물류산업의 현실에서 화주의 자발적이고 과감한 제3자물류로의 이동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3자물류로의 전환이 어려운 기업도 존재할 수 있으므로 2자물류기업에 대한 일률적인 규제강화는 물류산업의 선진화 과정에 부정적 면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은 정부가 국내 2자물류기업들이 물류전문기업인 3자 물류회사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글로벌 제조업경쟁력을 가진 국내 모기업들이 2자물류회사들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필요한 물류능력을 보강하여 세계 최고의 3자물류회사로 발전시키자는 설득의 논리가 가능하겠다. 물론 힘든 조정과정이 필요하겠지만, 미래의 글로벌 물류시장 규모를 생각한다면 2자물류회사들이 3자물류기업으로의 전환에서 얻을 성과는 대단할 것이다. 자본력, 인적능력, 충분한 화물 물동량이 있는 2자물류기업들이 혁신적인 비전과 전략으로 임한다면, DHL과 같은 글로벌 최고 전문물류회사를 만들지 못할 이유도 없다.
또 한가지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물류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하여 처벌적 성격의 규제 보다는 종합물류인증제도 재정비등을 통한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 제공, 물류투자펀드 등을 통한 저리의 자금지원등 3자물류 기업에 대한 정책적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어서 장기적으로 2자물류기업의 3자물류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있다.
 

Q.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육성키 위해선 대형화, 전문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는데요?

당연히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의 대형 물류회사와 경쟁하기 위하여 대형화, 전문화 없이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정부의 정책은 중요한데, 기존의 대형 3자물류회사에 대한 경쟁력 강화 노력과 대형 2자물류회사들에 대한 지혜로운 활용을 통해 해외 대형 물류회사에 대비한 몸집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외대형물류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IT 능력, 전문물류인력, 네트워크 등을 갖추고, 차별화적인 전략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Q.끝으로 관계당국이나 물류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바는?

한국인의 성격은 물류와 같은 분야에도 타고난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동안 너무 좁은 국내에서 경쟁만 해 왔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기회에 과감하게 도전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정부도 비전을 갖고 한국의 물류를 글로벌 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각을 가지고 그러한 기업들을 만들어 나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물류회사들은 매출을 발생시키기 위해 출혈 가격경쟁을 하고 있는 풍토를 개선하면 합니다. 화주에 대해서도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풍토를 물류기업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장기적으로 윈윈하지 않을까요.

[대담=정창훈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