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준수 서강대 대외부총장

2013-12-11     쉬핑뉴스넷

해운은 시황산업...모든 지표분석시 내년이후 경기회복
해운업 홍보 절실함 느껴, 해수부 적극적 개입과 노력 절실

 

▲ 해운업황이 호황시 해운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노력을 많이 했어야 했었다고 아쉬움을 표하는 전준수 부총장.
Q. 올해로 해운업계와 인연을 맺은 지 40년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소회가 많으실 것으로 보이는데요?

네. 제가 1974년 1월1일부로 대한해운공사에 공채로 입사했으니 40년이 되었군요. 그때 입사동기로는 한진해운 전무를 지내고 조광해운 사장과 장금해운 벌크부문 사장을 지냈던 이광희 사장과 FILA의 윤윤수 회장 등이 입사동기였습니다. 면면히 화려한 분들이었는데 지금 해운업 현직에 계시는 분은 없지요. 아마도 오너(Owner) 빼고는 40년을 해운업에 종사하고 계시는 분은 드물 것입니다. 따라서 해운업의 속성 이랄까 그동안의 시황에 따른 해운의 변천사를 알고 있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해운이 시황산업이기 때문에 곧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거지요

Q. 극심한 해운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운업계가 휘청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시아역내 선사들은 선방하고 있습니다. 향후 해운경기 전망은?

영원한 하락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2007년, 2008년초에는 거의 모든 분들이 해운의 호황이 계속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때도 불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해운은 시황산업이기 때문에 호황이 최고조에 달하면 어떤 이유에서 든지 내려올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때 중국의 거품붕괴를 경고하고 그에따른 시장붕괴를 경고했습니다만 뜻밖에 중국이 아니라 방만한 유동성운용에 따른 신용위기가 도화선이 돼 세계경제가 붕괴되었죠. 지금도 확신하는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없었다면 중국발 위기가 있었을 것입니다. 해운의 대호황이 2003년부터 시작돼 2008년까지 6년 계속됐습니다. 해운 역사상 가장 긴 호황이었습니다. 그후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불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6년째가 되지요. 이제는 불황이 끝날 때가 되지 않았겠습니까? 저는 팩트(Fact)를 중요시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지표를 잘 분석해보면 내년이 지나면 모든 사람들이 느낄 수있게 시황이 좋아지리라고 확신합니다. 사실 불황이 2년만 더 길어져도 누가 살아 남겠습니까? 이제부터 서서히 좋아질 것입니다. 우리 해운인들은 불황을 탓할 자격이 없어요. 현재와 같은 선복과잉을 누가 만들어 냈습니까? 바로 우리 아닙니까.

Q.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굴지 해운사들이 자금난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채권단이나 금융권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총장님께서는 위기의 해운업계를 살리기 위해 일선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안타까운 일이지요. 우리나라 해운의 상징과 같은 두 회사가 재정적 어려움이 심해 돈 될만한 것은 다 팔아치우고 있으니까요. 제가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실제로 금융권의 압력에 의한 무분별한 매각은 향후 시장이 회복됐을 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본체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불황에 겨우 살아나기만 하면 뭐 합니까. 시장이 회복될 때 힘차게 뛸 수 있는 기본체력은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금융업에 계신 분들의 해운에 대한 몰이해가 이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해운의 불황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상황을 이해하기보다는 해운기업을 개별 부실기업처럼 처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 해운인들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습니다. 해운이 호황으로 형편이 좋을 때 적극적인 홍보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노력을 많이 했어야 했습니다. 국민이 해운을 몰라도 너무 몰라요. 교육자의 한사람으로 저도 반성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국내 해운업계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해양수산부 등 관계당국의 정책 지원이 절실한데 실상은 어떤지요?

해운은 국가의 기간산업이자 전략산업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전시체제처럼 해운을 육성, 유지해야 합니다. 따라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금융권을 설득하고 관계부처의 이해를 얻어내야 합니다. 또 한․중․일 중 우선 한․중간의 정책협의를 통해 컨테이너 정기선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만들어 내야합니다. 이 제안은 제가 한국경제신문에도 기고한바 있습니다. 지금은 어느때 보다도 해양수산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노력이 절실히 절실한 때입니다.

Q. 해운업계에선 부총장님이 업계의 발전을 위해 보다 큰 역할을 해 주실 것으로 요망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은?

제 나이되면 향후계획은 없습니다. 하느님이 이끄시는 데로 가는 거지요. 제가 40년 몸 담고 있는 해운입니다. 부족한 힘을 다해 해운을 이 수렁에서 끄집어 내는데 일조하겠습니다.

Q. 끝으로 해운당국과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바는...

80년대에도 지금 못지않는 해운의 어려움이 있었고 해운산업합리화를 통해 해운이 다시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합리화하기에는 우리나라 해운이 너무 큽니다. 하지만 어려움은 지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이겨냅시다. 머지않아 오늘을 추억처럼 이야기 할 것입니다. 해운인 여러분 연말 잘보내시고 새해에 희망을 가집시다.
[대담=정창훈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