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운협회, 새로운 진면목 기대된다
한국선주협회가 한국해운협회로 명칭을 변경하며 면모 일신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발로 올 한해 해운재건 사업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판이하게 나타났다.
2분기 말부터 미주, 구주항로를 중심으로 선복 공급량이 30% 가까이 줄어든 상황에서 소비성, 방역 화물의 컨테이너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양 컨선사들이 예상치 못한 호황세를 맞은 것이다.
한국해운협회는 해운재건 시책의 주력사업으로 HMM(옛 현대상선)의 친환경, 고효율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방점을 두고 총력을 기울여 왔다. 당시 반대 견해도 많았지만 해수부, 해진공, 해운협회가 일사분란하게 추진력을 발휘, 국적선사의 선복량 확충 필요성을 강조하며 HMM의 보유 선복량을 일단 옛 한진해운의 7위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진력했다. 올해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을 인도해 투입시킴으로써 현재 HMM은 양밍을 제치고 8위로 올라섰고 내년 이어지는 선대확충으로 순위 상승이 점쳐진다.
국적선사의 선복량 확충은 컨시황 호조에 대박을 낳았다.
HMM이 21분기만에 흑자전환되고 올해 영업이익이 8천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선박을 못 구해 수출길이 막힐 상황에 처한 우리 수출기업들에 HMM과 SM상선 원양항로 선박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아울러 고질적인 선복과잉에 출혈경쟁이 심했던 아시아역내 항로도 수급 밸런스가 맞춰지면서 운임이 급상승해 근해 국적선사들은 4분기 최고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나 협회의 시황 예측능력 중요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한편 해운재건사업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포스코(POSCO)의 물류자회사 설립 추진을 협회의 치밀한 대(對)국회 홍보 활동이 큰 역할을 하며 무산시킨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스코측은 해운협회를 중심으로 한 해운물류업계, 노동계의 강한 반발에 최근 이사회에서 물류자회사 설립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그룹내 전담 물류부서를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정태순 한국해운협회 회장은 “협회의 왕성한 對국회 홍보활동이 상당한 결실을 얻고 있다”고 평가하며 “한국해운협회로 명칭이 바뀐만큼 한국 해운업계의 대표 단체로서 해운산업 중요성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데 더욱 진력할 것”임을 밝혔다.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해운협회의 진면목이 보여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