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변호사(해양수산부 법률고문)

2014-04-27     쉬핑뉴스넷

세월호 선장 및 선박직 선원 '선박도주죄' 등 적용 엄벌해야
해운당국, 국민 질타 겸허히 받아들여 신뢰회복에 최선다해야

 

▲ 우리 해운업계는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선원의 자질을 더욱 높이고 승객안전과 고객의 이익 보호에 만전을 기해 국민의 신뢰를 하루빨리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현 변호사.
Q.참담한 세월호 침몰사고로 온국민이 맨붕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벌써 사고난지 12일째가 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법률고문이시며 정통 해상법 전문 변호사로서 세월호 사고의 원인규명을 한다면 어디에 초점을 두시겠습니까?

이 사건의 본질은 부도덕한 선주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리한 객실 증축을 하고 화물을 과적했고 선박을 과속하게 했으며, 자질이 낮고 평소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선장과 선원들이 위기를 맞아 직업윤리를 잊고 승객은 죽든 말든 내버려두고 자기만 살기 위해 도주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무게중심이 상부에 있는 여객선의 무게중심을 51cm나 올리는 무리한 객실 증축이 왜 허용되었는지와 과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없었는지, 조타기 등 선박장비에 이상이 있었는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랑스런 seaman 이라면 있을 수 없는 부끄러운 처신으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선장과 선원들의 행위를 엄히 추궁해 다시는 이 같은 불행한 일이 없어야 합니다.

Q.많은 방송출연 중에 해운업계와 해상안전의 중요성을 많이 지적하고 계십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해운업계의 향후 진로와 전망은?

국제경쟁력이 갖추어진 외항업계에 비해 내항업계는 상대적으로 물적 시설도 낙후되었고 우수한 인재들도 많이 몰리지 않으며 안전 문제에도 관심이 덜하여 무리한 선박개조와 과적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선박안전이 위협을 받아왔습니다. 선원들에 대한 안전교육이 부족했고 승객에 대해 비상 대처 안전훈련을 실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으며, 구조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는 등 선박안전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많은 것이 달라져야 합니다. 인간의 목숨이 최우선이고, 다소 늦어지고 불편하더라도 속도를 위해 안전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는 결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사고 이후 내항 여객선 업계에서 과적을 삼가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고, 해양수산부도 여객선 발권업무를 전산화해 승객의 신원 확인을 확실히 하겠다고 하는 등 긍정적인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Q.해운법, 선박안전법 등에서 해상사고와 관련한 처벌 법규가 매우 가벼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볼 수 있는 몰지각한 선장을 비롯한 선박직 선원들의 직무유기 등에 대해선 철퇴가 내려져야 하는데요?

대부분의 해운 처벌법규가 약간의 벌금형에 불과하고 그중 무거운 편인 선박안전법도 1년 이하 징역형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벌법규를 가볍게 보고 지키지 않다가 막상 단속이 되면 몇 백만원 정도 벌금을 내고 말지 하는 사고방식이 팽배합니다.
성실하고 사명감이 넘치는 많은 선장과 선원의 명예에 먹칠을 한, 자기들끼리 연락해 승객을 버리고 도주한 세월호 선장과 선박직 선원 14명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선박도주죄(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을 적용해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특히 도주 후에도 선장 신분을 숨기고, 승객 퇴선명령을 했다고 거짓말하며 반성하지 않는 선장에 대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안전한 선실에서 대기하고 움직이지 마라’는 안내방송만 철석같이 믿고 순한 양처럼 선실에 있다가 떼죽음을 당한 어린 학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Q.해상법에 정통한 전문 변호사로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당국에 당부하고 싶은 바는, 그리고 해운업계에 하고 싶은 말씀은...

세월호 사고로 해운업계 전체가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대통령께서 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지적하신 많은 문제점을 조속히 시정하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합니다. 다만 허약하던 우리 해운업을 세계 5위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온 많은 해운인과 해운 당국의 선의의 노력까지 부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해운산업은 무역을 통한 우리 경제의 발전 지속과 국가 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중요한 부문입니다. 해운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고 지금 매우 어려운 지경에 놓여 있는 우리 해운업이 다시 살아나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해운 당국은 국민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여 그동안 다소 소홀했던 선박 안전을 철저히 챙겨 내항여객선 업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국민이 안심하고 쾌적한 여객선을 탈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해운업계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선원의 자질을 더욱 높이고 승객안전과 고객의 이익 보호에 만전을 기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겠습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