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변호사(해양수산부 법률고문) 칼럼]유족들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

2014-05-29     쉬핑뉴스넷

 
지난 4월 16일에 침몰한 세월호. 이로 인한 국가의 슬픔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16일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유족들의 처참한 심정은 머릿속에 떠올리기 이전부터 가슴이 아프다. 세월호 침몰의 과정에서 드러난 석연치 않은 정황들, 예컨대 선원들이 실종자들에게 탈출지시 없이 먼저 탈출하였다 라든가, 인근 어선이 구조한 인원 수가 해경이 구조한 인원보다 더욱 많다는 점 등등 문제에 대한 지적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으며, 그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필자는 이러한 점에 대하여 필자까지 한마디 더 보태고 싶지는 않다. 다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생때같은 자식들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학부모들에 대한 배려 없음을 말하고자 한다.

진도 팽목항에 꾸려진 유족들의 사고대책본부에서 정확한 정보의 전달 없이 시간이 흘렀고 이에 답답한 유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걸어서 청와대로 향하였으나, 경찰들이 이들을 막아섰다. KBS 보도에 대한 사과 등을 요청하기 위하여 영정사진을 품에 안은 유족들이 KBS를 향하였을 때에도 경찰들은 이들을 한낱 시위꾼으로 취급하였고, 여기서 다시 청와대를 향하였을 때에도 유족들을 이중 삼중으로 에워싸 차단하였다. 물론 유족들이 KBS를 오거나 청와대를 방문한다 하여도 KBS 사장이나 대통령이 반드시 이들을 만나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들은 어찌보면 인생의 전부인 자식을 잃어버린 참으로 안쓰러운 사람들이 아닌가. 그들은 처음부터 신속한 대처를 요구하였을 뿐 무조건적으로 정부의 태도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반대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저 멀리 내 자식들이 아직 타고 있고, 살아있을지도 모를 배가 보이는데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여 이제는 시신이라도 온전히 찾게 해달라고 부르짖는 가엾은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보다 따뜻하게 대해줄 수는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취재가 우선인 기자들도, 또 윗선의 지시라고 할지라도 이들을 한낱 시위꾼으로 취급하는 경찰 병력들도, 또 책임있는 조치와 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책임자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이들도 대한민국이 품어야 할 소중한 국민이다. 또 정말 큰 아픔을 겪은 안쓰러운 국민이다. 비록 맡은 직무가 그렇다고 하여 이들에 대하여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대응한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아쉽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잡아주고 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해양수산부 법률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