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형진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
“올해 하반기 해운업황 상승세 기대해도 된다”
국적선사, P3 네트워크 중단 불구 비용경쟁력 강화해야
컨테이너는 올해 1분기 중국경제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많았으나 2분기에 단기 부양대책 시행으로 산업생산 증가, 수출증가세 회복, 고용개선과 소비증가로 중국경제의 불안요인이 완화되었습니다. 더구나 미국과 유럽도 경제성장 전망, 소비 및 투자, 무역, 재정수지 등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어 시황회복이 예상됩니다.
기간항로인 북미항로와 유럽항로에서 수요증가율이 공급증가율을 초과하여 올해 및 내년도 2.0~5.5%의 운임상승이 예상됩니다. 북미항로는 물동량 증가와 소석률 개선으로 2014년 1.8~3.5%, 2015년 3.3~5.5% 운임상승이 예상되며, 유럽항로도 물동량 증가에 따른 소석률 개선으로 2014년 2.0%, 2015년 3.5% 운임상승이 예상됩니다.
올해 건화물선 시황은 상저하고(上底下高)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하반기 브라질 철광석 수출물동량이 3% 증가하고 중국 제철소의 마진율이 낮아 고품질의 저렴한 수입철광석 수요가 탄탄할 것으로 예상되어 시황상승이 기대됩니다.
또한 원료탄(Coking coal)과 연료탄(Steaming coal)도 작년 대비 4.4% 증가하고, 곡물과 철강제품도 금년에 물동량 증가가 예상되는 등 전반적으로 수요증가에 따른 시황개선이 전망됩니다. 반면 선박공급량은 신조선 인도량이 줄면서, 케이프는 4% 증가에 그치고, 파나막스 및 수프라막스 신조선 인도량도 작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하반기에는 철광석 뿐 아니라, 석탄, 곡물, 철강제품 물동량 등이 상반기 대비 증가하는 계절적 특징이 있으며, 금년 하반기에 브라질 물동량이 본격적으로 진입하여 케이프 시황이 개선될 경우 화물분할(cargo split)에 따른 파마막스 등 타 선형의 시황개선도 나타날 것으로 판단됩니다.
Q. P3 네트워크 결성이 중국 상무부의 승인거부로 백지화됐습니다. P3네트워크 무산이 해운업계, 항만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글로벌 3대 선사인 머스크, MSC, CMA-CGM이 P3 네트워크를 설립하려고 했던 목적은 기존 얼라이언스와 글로벌 선사들에 대해 지속적인 비용경쟁적 우위를 확보하면서 서비스의 지역적 범위를 확대하려는 데 있다고 판단됩니다.
앞으로 세계 해운시장은 선종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인 비용우위를 가진 선사가 시장을 선도하는 구조가 더욱 심화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3대 선사들은 비용경쟁적 우위를 지킬 수 있는 대안을 계속 모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P3 네트워크가 중단되어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은 당분간 2개 얼라이언스, 3대 선사, 기타 독립선사가 경쟁하는 현재 경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현재의 경쟁체제하에서도 지속적인 비용우위를 가진 선사가 시장을 주도해 가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국적선사들의 입장에서 P3 네트워크가 중단된 것은 경쟁환경이 더 악화되는 것을 모면한 것으로 보아야 하며, 경쟁상황이 개선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국적선사들은 P3 네트워크 중단에 불구하고 비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에코기술이 결합된 초대형선박 확보에 계속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P3 네트워크가 중단되었다 하도라도 컨테이너선 시장의 경쟁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현재의 경쟁체제하에서도 글로벌 선사들은 비용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속 초대형선박 확보와 선사간 제휴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점에서 초대형선박의 국내 항만 기항가능성이 결코 높아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컨테이너선의 초대형화가 어디까지인가 알 수 없으나 초대형화 경쟁의 가속화는 초대형선박의 국내 항만 기항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한진해운, 현대상선이 글로벌 유수선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어떠한 결단이 필요한가요?
다른 선사들에 비해 초대형선박 확보가 빨랐던 머스크는 2013년 1분기 이후 호황기에 버금가는 이익을 누리고 있는 반면 국적선사들은 2012년 4분기 이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여 머스크와 국적선사들의 수익성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국적선사들도 초대형선박을 도입하여 수익성을 개선했으나 여전히 적자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한진해운은 금년 1분기 62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연료비를 전년 동기 대비 21.4% 줄여 손실을 전년 동기 대비 37.2% 줄였습니다. 이는 2012년부터 13,000TEU 초대형선박 도입을 통해 연료소비 효율성을 개선한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됩니다.
세계 해운시장은 비용경쟁력을 중심으로 하는 경쟁질서가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운항비용을 줄일 수 있는 선사들이 해운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는 예전과 같이 물동량이 증가하면 운임을 인상하여 수익성을 확대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향후 수송수요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불황기에도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머스크는 해운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국적선사들은 아직도 유동성 문제로 초대형선박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어 세계 해운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비록 장기간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 온 국적선사들이 비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박투자를 추진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사적 차원에서 초대형 에코쉽 확보에 노력을 기울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비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박투자와 운영비용 절감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Q. 북미, 유럽 등 동서기간항로와 남북항로의 향후 전망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컨테이너선 시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시황상승이 예상됩니다. 컨테이너 3대 시장인 중국, 미국, 유럽 등 세계경제 전망이 작년에 비해 양호하다는 점에서 컨테이너선 시장의 시황이 작년 보다 나아질 것은 분명합니다.
북미항로의 경우 선박공급은 2015년까지 약 4.5% 증가하나 수요증가율이 올해 4.6%, 내년 6.2%로 수요증가율이 공급증가율을 초과하여 내년까지 평균적으로 3% 내외의 운임상승이 예상됩니다.
유럽항로의 경우 선박공급은 2015년까지 5% 내외 증가하나 반면 수요증가율이 올해 5.3%, 내년 7.2%로 수요증가율이 공급증가율을 초과하여 올해 2.0%, 2015년 3.5% 운임상승이 예상됩니다.
Q. 국내 해운업계가 장기불황을 극복하고 재기토록 하기 위해선 제도적,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데요? 끝으로 해운업계, 관계당국에 당부하고 싶은 바는 무엇인가?
향후 세계경제는 저성장시대를 오랫동안 거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흥국 등 개발도상국도 70, 80년대의 10%대 성장과 같은 고도성장을 달성히 어렵고, 중국경제의 저성장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경제 전체가 저성장시대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세계경제의 저성장은 글로벌 해운시장에 있어서도 저성장시대를 의미합니다. 저성장시대의 해운시장에서는 치열한 운임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비용우위를 가진 선사들이 해운시장의 리더가 될 것입니다.
현재 국적선사들은 비용경쟁력에서 글로벌 리더들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다고 봅니다. 국적선사들의 비용경쟁력이 크게 강화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해운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은 물론 나아가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국적선사들의 비용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금년 12월말 일몰예정인 톤세제도를 영구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해운종합금융센터 및 해운보증기구를 통해 초대형선박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것입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