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세제 일몰연장에 해운계 명운 걸려!...중단기정책으로 해기사 확보에 올인해야

-글로컬대학30 사업에 해양특성화대학 반드시 선정돼야 한다 -우수 외국인해기사 E-7-4비자에 버금가는 대우 부여토록 해야

2024-01-26     쉬핑뉴스넷
사진 제공:부산항만공사

지난 18일 한국해운협회 이사회 및 총회가 열렸다. 어느 때보다 굵직한 당면과제가 많아서 인지 참석한 회원사들의 표정엔 비장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특히 금년말로 예정된 톤세제도 일몰 연장에 대해선 글로벌 경쟁력을 송두리째 잃어버릴 위기감에 연장이 아닌 영구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2030년에 닥쳐 올 친환경 선박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자기자본확충이 절실한데, 톤세제 일몰은 한국 해운계의 명운이 걸린 최대 과제라는데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또 어느 이슈보다 심각한 것이 해기사 수급 문제였다. 국적 해기사의 장기승선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부족한 자리를 채워 줄 외국인 해기사확보에 매진하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해기사 수급상황 및 향후 대책에 대해 수차례 언급한 바 있으나,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시한번 들여다 보고자 한다.

2025년 글로벌 해기사 수급상황을 예측하면, 수요 95만명에 공급은 80만5천명에 불과해 15%의 불균형을 이룬다.

우리나라 해기사 수급은 대략 2008년에 변곡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약 800척의 국적선에 8,000명의 해기사가 있었다. 해기사 자체수급에 어느정도 균형이 이루어졌던 시기다. 2023년에는 1,200척으로 국적선대가 증가했으나 실 승선해기사는 6,0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더구나 2030년에는 국적선 확보가 1,500척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나 국적 해기사는 5,000명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즉, 2008년 국적 해기사 공급이 1:1의 균형에서 2023년에 1:0.5수준으로 떨어지고, 2030년에는 1:0.33으로 까지 낮아지게 된다.

한편, 최근 홍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후티반군의 해상항로 공격, 호르무즈해협에서의 미국상선 나포, 중국과 대만의 양안간 긴장으로 인한 타이완해협 잠재적 위기는 결코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원유 및 가스 그리고 철광석 등 에너지안보의 핵심통로이고, 자동차수출 운반선 및 2만4,000TEU급 초대형 국적 컨테이너선이 통항하는 전략항로인 것이다.

즉, 해상항로 안전 확보는 경제안보 차원에서 타국에 기댈 수 없으며, 자국화물 자국선박 자국해기사가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임을 다시한번 깨우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해기사를 송출하던 시절 100만명에 이르던 신생아가 곧 20만명대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하니, 인구통계학적으로 꾸준히 국적 해기사를 양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우리나라 해기사수급 정책은 투트랙으로 가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대학에서 엘리트 해기사를 육성해 기본적으로 자국화물, 자국선박, 자국해기사 시스템을 전담하게 하고, 한편으로는 미래선박을 준비하는 특급인재로 대비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해기사 최고 대우를 해 주고 지속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젊은 인재들이 해양산업진출에 큰 매력을 느낄 것이다.

마침 교육부에서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며칠 전 2024년 선정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3월 22일까지 예비 지정 신청서를 접수하고 4월 중으로 예비 지정을 마치면, 교육부는 6월께 본 지정을 위한 실행 계획서를 접수한 뒤 7월 본 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글로컬대학 최종 선정 및 확정은 8월께 진행된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은, 지방교육 소멸을 막기 위해 2026년까지 비수도권대학 30곳을 지정해 5년간각 대학에 국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0곳을 선정했고, 2024년 10곳, 2025년 5곳, 2026년 5곳을 지정할 예정이다.

이번 기회에 부산에 있는 해양대학을 해양특성화 대학으로 지정해 미래의 첨단 바다에서 글로벌경쟁력을 선도하게 하고, 또한 이미 해양산업클러스트를 완비한 부산시의 로컬전략을 뒷받침하게 한다면, 교육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취지에 완벽하게 부합하리라 확신한다.

이제 해운계 및 해양인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할 때다. 해수부도 산학협력이 공고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양연수원. 해양수산개발원 등의 협력의사를 명확히 하여 교육부에 전달하고, 부산시를 설득해 해양특성화 대학이 부산 항구도시에 얼마나 필수불가결한 요소인지를 인식하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필요하다면, 해운산업계와 부산시가 교육부가 지원하는 규모로 매칭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가끔, 머스크라인을 보유한 작은나라 덴마크. 그리고 세계적인 케미컬 탱커선사를 가진 노르웨이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부럽고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다. 어떻게 작은 나라가 세계 해운을 지배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해양의식이 그들의 뼛속까지 들어 있으며 바다를 개척의 대상으로 늘 살아 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바이킹의 후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미래 바다는 스마트한 해기사가 정복하게 될 것이다. 신 바이킹의 시대를 준비하자.

여의도 해운빌딩 전경
사진 출처:한국해양대 홈페이지
사진 출처:목포해양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