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 중심 컨시황 급등세, 컨박스 부족 견인에 인트라아시아도 기대치 커져(!?)
유럽과 미주항로 컨테이너운임 급등세가 특히 주목된다. 유럽항로 컨운임은 40피트당 7천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팬데믹시절 40피트당 1만달러를 넘었던 사례가 있었지만, 엔데믹을 맞아 해운업황 급하강세를 전망해 왔던 업계에선 요즘 유럽, 미주 운임에 좋은 의미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홍해 사태로 정상적인 해상로를 포기하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해야 하는 컨테이너선사들의 경우 대략 선복량이 20% 감소하는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물론 선사들마다 사정은 다를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HMM의 올해 연간 영업익 전망치를 애널리스트들은 크게 상향 조정하고 있다. 조단위의 영업이익을 유지한다는 것이 엔데믹 시절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HMM 김경배 사장은 임기가 1년 연임됐다. 원양 해운시황이 곤두박질쳤다면 임기 연장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현대글로비스 사장 출신인 김경배 사장이 HMM 사장직을 맡을 시 시황의 분기점에 있었지만, 김경배 사장도 예상치 못한 해운업황 호조세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SM상선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팬데믹시절 SM상선의 영업이익은 1조원이 넘었으나, 작년에는 적자로 전환되면서 사장이 교체됐다. 올해 초 사장직을 새로 맡게 된 강호준 대표는 연초부터 파나마운하 통항 제한 등에 의한 선복 조절이 자연스레 이뤄지고,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운임 강세로 회사의 영업이익은 작년과는 비견되는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확인.
5월초 마감된 SC계약도 현물운임보다는 다소 낮지만 전년대비 높게 계약이 성사돼 연간 영업이익의 상향 조정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문제는 아시아역내 해운업황이 원양과 비교시 좀처럼 급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일본, 중국항로 컨물동량이 미증이나마 증가하고 있지만 업황 급진전을 이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동남아항로도 연초 선복량 과잉에 해상운임이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외신에서 일본발 아시아역내 컨운임이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보도가 있고, 남미와 아프리카 등 남북항로의 운임 급등세 영향이 아시아역내에도 불지않을까하는 기대감이 크다.
이처럼 컨운임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 시절과 같이 컨테이너박스 부족사태가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팬데믹 시 컨박스 부족으로 화주들이 적기 선적을 위해 몇배 높은 운임을 부담해서라도 선복잡기에 나선 모습이 생생하다.
팬데믹 시절과는 비교는 안되지만 최근의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의 운임 호조세는 분명 컨선사들의 연간 수익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처음에는 불운스러웠지만 역전돼 좋은 운으로 바뀌고 있는 모양새(!?)
국적 컨선사들은 우호적인 해운환경 분위기를 보다 선점키 위해선 원양선사와 인트라아시아 선사간 공동운항, 인트라아시아간 운임경쟁을 최대한 지양하고 운임 강세 노선에 대한 협력를 강화하는데 진력해야 한다.
이 때 해양수산부 등 정부당국, 해양진흥공사, 한국해운협회 등이 적기에 실효적인 정책을 입안(立案)해 지원에 나서면 국적선사들은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