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흑자전환 마무리 단계...공정 부하 관리는 여전한 과제

-실적 턴어라운드 9부 능선, 수주 환경도 양호 -고가 잔고의 건조 증가로 실적 개선세 지속될 전망

2024-07-01     쉬핑뉴스넷
사진 출처:HD현대중공업 홈페이지

한국기업평가는 "2024년 주요 산업별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전망"을 통해 조선업은 흑자전환 마무리 단계이며 공정 부하 관리는 여전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기평은 이번 정기평가를 통해 한화오션의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변경(BBB/S→BBB/P)했고,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은 기존의 'BBB/긍정적'에서 한 노치 상향 조정했다(BBB/P→BBB+/S). 2023년 하반기 신용등급이 상향됐던 HD현대중공업(A/안정적)의 신용등급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실적 턴어라운드 9부 능선, 수주 환경도 양호 지난 1~2년에 걸쳐 진행된 조선업계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2024년 들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는 채산성 높은 엔진부문과 계열 조선 3사의 대규모 물량에 힘입어 2022년 하반기 가장 먼저 턴어라운드를 시작다. 뒤이어 삼성중공업이 저가 잔고를 빠르게 축소하며 2023년 1분기 흑자 전환하였고, 그간 완만한 실적 회복 양상을 보이던 한화오션도 2024년 들어 본격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턴어라운드 흐름에 가세했다.

수주 환경도 양호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이후 신조 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00년대 호황기 최고 선가에 근접(2008년 9월 191.6, 2024년 5월말 186.4; Clarksons Newbuilding Price Index 기준)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주력 선종인 대형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대형 탱커선의 선가는 본격적인 선가 상승 전인 2021년 6월말 대비 40% 가량 상승하였다. 개선된 수주 여건 하에 잔고도 크게 증가해 주요 조선업체 모두 3년치 내외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고가 잔고의 건조 증가로 실적 개선세 지속될 전망 하반기와 내년도로 갈수록 기확보된 고가 잔고의 건조 비중이 증가하며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구조적인 수익성 제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선표 스케줄상 기존 저가 물량의 자리를 적정 이익 창출이 가능한 물량들이 채워가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상대적으로 고가의 프로젝트들이 착공되며 건조물량들의 평균 선가가 우상향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인건비 등 원가 상승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건조물량들의 평균 선가 구성이 원가 상승분을 상회하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간의 업황 부진으로 잔고가 축소된 해양사업의 경우 당분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어렵겠으나, 최근 수요 확대로 대형 프로젝트들의 수주가 재개되고 있어 중장기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Q1. 2024년 하반기 신용도의 Key는?
A) 조선업계의 하반기 신용도 방향성에 있어 실적 개선 추이의 지속 여부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며 '공정 부하의 안정적인 제어 여부'가 그 Key가 될 것이라고 본다.
저가 프로젝트에서 고가 프로젝트로의 건조물량 전환과 이를 통한 실적 개선의 전제조건은 공정 안정화에 있다.

공정 부하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며 계획대로 건조가 진행된다면 조선업체들의 실적 우상향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겠으나, 공정 안정화에 실패하는 경우 실적 개선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 저가 프로젝트들이 건조물량 내 오래 잔존하게 되면 전사 수익성에 연쇄적으로 영향이 미치게 되고, 이익 창출이 가능한 프로젝트들도 인플레이션 노출로 채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조선업체들은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을 일정 지연 없이 마무리하고 있고, 외주비 인상과 공정 효율화 투자, 정부 지원방안 등을 통해 인력 소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저가 물량들을 순차적으로 축소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현재 공정 부하 수준이 평년 대비 높은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신규 인력의 신속한 작업 숙련화, 자동화 등 공정 효율의 개선, 사업장 내 안전사고 발생 및 노사문제의 최소화 등을 통해 공정 부하가 적절히 관리되는지에 대한 점검이 중요하다.

Q2. 시장수급 전망과 업황 관련 리스크 요인은?
A) 기발주 잔고가 상당수준 누적됨에 따라 당분간 신조 발주량은 2021~2022년 대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인 LNG 선 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업계 선도의 선주들을 중심으로 미래 핵심 선종인 암모니아·메탄올 등 친환경 대체연료 추진선, 이산화탄소·수소·암모니아 등 신에너지 운반선의 초도 발주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공급 측면에서는 국내 및 중국 대형 조선사들의 잔고가 2~3년치 이상 확충됨에 따라 공급이 제한되고 있어, 당분간 적정 선가 하에 양호한 수급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중국 경쟁업체들의 친환경선박 및 LNG선 점유율 확대 양상, 사용 중단되었던 일부 야드의 생산재개 가능성 등 중장기 수급여건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Q3. 원가 변동 및 운전자본 관련 리스크 수준은?
A) 강재가격은 현재 상당수준 안정화되었지만 인건비와 외주비의 경우 최근 1~2년간 상승 압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다년간의 업황 부진으로 타업계 대비 제약되었던 조선업계 임금이 최근 인력 충원 과정에서 큰 폭으로 상승하였고, 공정상 이슈 발생시 만회 과정에서 추가 인건비 소요도 발생하였다. 조선업체들의 잔고 구성상 실적 저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나 가시성이 낮은 현 매크로 환경상 예상치 못한 원가 등락이 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수 있어, 제반 매크로 여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잔금 비중이 높은 대금결제구조로 인해 향후 조선업체들의 운전자본투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최근 잔고확충 과정에서 선수금을 수령하며 운전자본부담을 통제해 왔으나, 중기적으로는 잔고확충 초기 수주한 물량들에 대한 원가 투입이 증가하고 신규 수주 규모도 안정화되면서 운전자본투자 규모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선업체들의 개선된 재무안정성과 보유 자산 기반의 대체자금조달능력, 영업현금창출력 제고 전망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자금소요에 대응할 수 있는 재무완충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