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ㆍ무역업계, “중국 저가 수출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주목

-우리 수출의 88.8%, 해상 운송에 의존해 수출기업 대부분 운임 상승 직접적 영향권 -중국의 수출단가 인하와 물량 확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

2024-07-24     쉬핑뉴스넷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3일 “중국 저가 수출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해 무역, 해운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생산 증가와 소비 위축이 맞물리면서 5월 중국 내 산업 재고 수준이 사상 최고치인 16.7조 위안을 기록했다. 

중국은 저가 수출을 통해 과잉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고 있는데, 2023년 10월 중국 수출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9.7%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기준 단가로도 2023년 8월 13.9% 하락해 마찬가지로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수출물량은 금년 1~4월 중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해 단가 인하를 통한 수출 밀어내기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저가 수출 확대로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우리 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부산발 해상운임의 종합지표인 한국 컨테이너선 운임지수(KCCI)는 2023년 평균 1,359에서 올해 7월 1일 4,778까지 3.5배 상승했다. 반도체, 컴퓨터 등 IT제품을 제외하면 우리 수출의 88.8%는 해상 운송에 의존해 우리 수출기업 대부분은 운임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출 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수출 채산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위안화 약세와 주요국 대비 낮은 생산자물가가 요인이다. 중국의 저가 수출 장기화에 대비해 주요국의 對중국 견제 조치에서 기회요인을 탐색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수출 포트폴리오 전환이 필요하다.

◆중국의 수출단가 인하와 물량 확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

∙중국 수출단가는 2023년 5월부터 12개월 연속 하락

- 지난해 10월 수출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9.7% 하락하며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래 최저치 기록

∙반면 수출물량은 올해 초 20% 가까이 증가하며,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따라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했던 2021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 시현

* 코로나19 직후 중국 수출물량 증가율(전년동월비 %) : ('21.2월)144.6 (3월)22.8 (4월)25.0 (5월)18.5

▶ 품목별로는 철강, 비료 등 화학제품의 수출 단가가 크게 하락했고, 운송기기(자동차 등)와 곡물·채소류를 중심으로 수출물량 확대가 활발하게 나타남

∙2024년 1~4월 철강 수출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평균 19.4% 하락하면서 전품목 하락률(-5.8%)을 크게 하회했고, 비료를 포함한 화학제품(-14.4%) 수출단가도 크게 하락

∙동기간 운송기기 수출물량은 30.2% 상승하면서 중국의 수출물량 확대를 주도했으며, 곡물(21.6%)과 채소류(16.9%) 수출 물량도 증가하는 추세

▶ 중국의 부문별 경제성장에서 내수(소비·투자)의 기여율은 축소된 반면, 수출기여율은 크게 증가

∙지난해 이후 중국 경제성장률이 5%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투자 등 내수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2023년 1분기 106.2%에서 2024년 1분기 85.5%로 축소

∙반면 순수출의 중국 경제성장 기여율은 동기간 ‒.2%에서 14.5%로 플러스 전환되면서 최근 중국 경제성장을 주도

▶ 최근 인플레 둔화 및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많은 국가의 수출단가가 하락하고 있으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중국의 수출단가 하락폭은 주요국에 비해서 더 큰 편임

∙글로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은 2022년 최고 10.34%에서 최근 5% 내외로,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131.3 → 100 내외로 하락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안정화 단계

*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원유, 천연가스, 철강, 비철금속, 곡물 등 24개 원자재 가격을 종합한 지수임

∙ 세계적 물가 하락세를 고려하더라도 중국의 수출단가 감소폭은 주요국 대비 큰 수준

- 2023년 8월 중국의 달러 기준 수출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13.9% 하락하면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2023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1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

2024년 1~4월 중국 수출단가는 달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2% 하락하면서 주요 지역 중 하락폭이 가장 컸으나, 동기간 수출물량은 8.7% 증가하면서 주요 지역 중 2위를 차지했음(CPB)

- 1~4월 우리나라 수출물가 증가율은 달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에 그쳐, 중국산 제품 대비 가격경쟁력 약화가 우려(한국은행)

* 2024년 1~4월 한국의 수출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국은행)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 중국의 저가 수출 확대로 해상운임 상승 및 선복 확보 어려움이 발생

∙가뭄에 따른 파나마 운하 통행 차질, 예멘 후티 반군 홍해 사태 등으로 해상운임 상승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확대로 해상운임 상승이 가속화

- 한국 컨테이너선 운임지수(KCCI)*는 지난해 평균 1,359에서 올해 7월 1일 4,778로 3.5배 상승했고,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동기간 3.7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우리 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가중

* KCCI는 부산발 13개 개별 항로의 운임을, SCFI는 상하이발 15개 개별 항로의 운임을 가중평균한 지수임

∙반면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여타지역 간 해상운임은 오히려 하락해 최근 물류비 상승이 중국과 인근 지역 물량 확대에 기인함을 시사

- 뉴욕 → 로테르담 해상운임은 2023년 평균 40피트 컨테이너당 851달러에서 6월 28일 기준 656달러까지 22.9% 하락했고, 로테르담 → 뉴욕 해상운임은 동기간 37.5% 하락

∙ 주요 해외 선사들이 중국에서 물량을 모두 채워 한국에 정박하지 않는 ʻ한국 패싱’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격과 별개로 선복 확보 자체도 어려워진 상황

- 특히 장기 계약이 많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기업은 현물 계약이 많아 선복 확보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큼

▶ 항로별로는 북유럽 지역으로의 운임이 지난해 대비 크게 상승하면서, 한국과 중국 간 선복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

∙부산발 항로 중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인근지역을 제외한 여타지역 해상운임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상승한 가운데, 특히 로테르담·함부르크 등 북유럽 운임이 가장 크게 상승

* 부산발 항로별 해상운임 증가율('23년 평균 → '24.6월, %) : (북유럽)348.9 (美서안)289.8 (중남미 동안)248.5

∙ 상하이발 항로 중에서도 로테르담행 항로의 해상운임 상승세가 가장 가파르게 나타나, 한국과 중국 간 선복 확보 경쟁이 심화

* 상하이발 항로별 해상운임 증가율('23년 평균 → '24.6월, %) : (로테르담)375.5 (제노아)245.7 (美서안)233.6

▶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 IT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에서 해상운임 상승에 따른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

∙2023년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 중 반도체(98.4%), 컴퓨터(90.4%), 무선통신기기(87.8%) 등 무게가 가볍고 단가가 높은 품목은 항공운송 비중이 높아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

- 인천발 미국·유럽향 항공운임은 2023년 초 대비 하락하는 추세

∙ 반면 5대 IT 품목을 제외한 우리 수출의 88.8%는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 저가 수출 확대에 따른 운임 상승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음

▶ 미국, EU 등 주요국의 對중국 관세 인상 조치에 따른 우리 기업의 반사이익 가능성

∙중국의 저가 수출 확대에 미국은 지난 5월 약 18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주요 전략 품목에 관세 인상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주변국들도 對중국 견제에 동참 움직임

- EU, 캐나다 등 선진국은 물론 중남미, 인도, 동남아 등 신흥국들도 중국산 철강, 전기차 등 과도한 유입을 우려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조사에 착수

∙주요국의 對중국 관세 인상은 우리 기업들이 해당 지역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

-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경제연구소(PIIE) 보고서1)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관세 1% 인상은 중국의 대미 수출을 약 1.46% 감소시키고, 중국 외 국가의 대미 수출을 최대 0.46% 증가시킴

- 지난 5월 미국이 발표한 301조 관세 인상안이 적용된다면 중국의 대미 수출은 55.6억 달러 감소하고 한국의 대미 수출은 4.6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정

▶ 다만 중국이 미국 등 관세 장벽을 피해 제3국으로 수출을 전환할 경우, 제3국 시장에서 한·중간 경쟁 심화 가능성도 상존

∙2024년 1~5월 기준 중국의 베트남, 러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으로의 수출이우리나라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상승했음

- 이탈리아, 프랑스, 폴란드 등 일부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도 우리나라는 올해 감소세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소폭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점유율 격차가 확대

∙반면, 미국, 일본, 대만, 캐나다 등 주요 우방국에 대해서는 중국의 수출이 우리나라 대비 부진한 양상

[전망 및 시사점]

중국의 저가 수출은 안정된 수출 채산성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큼

∙최근 수출 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수출 채산성은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

- 일반적으로 수출 단가가 하락하면 수출 채산성은 악화되나, 위안화 약세와 낮은 생산자 물가 영향으로 최근 중국의 수출채산성지수*는 2017~2021년 평균치(99.8)를 상회

* 수출채산성지수 = (환율지수*수출단가지수)/생산자물가지수

* 수출채산성지수 산식에서 분자에 속하는 ʻ수출단가’는 '23년 평균 대비 '24년 4월 4.2% 하락, ʻ환율지수’는 2.1% 상승, 분모인 ʻ생산자물가지수’는 1.7% 감소

- 특히 한국, 미국, 유로존, 일본 등에 비해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낮아, 저렴한 제조원가를 바탕으로 저가수출 공세를 펼치기에 용이

* '24.5월 주요국 생산자물가지수('21.1월=100 기준) : (유로존)133.6 (영국)123.1 (일본)121.8 (대만)119.6 (미국)118.7  (한국)117.0  (중국)104.9

* 중국의 생산자물가 증가율(전년동월비)은 2022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1개월 연속 하락세

∙ 위안화 약세 및 낮은 생산자물가가 지속될 경우, 향후에도 중국 기업들은 저가 수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큼

- 최근 중국인민은행은 완만한 속도로 기준환율을 상향 고시하며 위안화 약세를 용인

* 위안/달러 환율(기간평균, Bloomberg) : ('21) 6.445 → ('22) 6.753 → ('23) 7.091 → ('24.1~6) 7.222

▶ 풍부한 광물 자원 및 원자재 가공을 활용한 수직계열화와 거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는 이어질 것

∙중국 기업들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재료·부품 등 공급망을 내재화하여 원료조달, 비용 및 시간 절감, 품질 관리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

- 전기차·이차전지의 경우 중국 기업은 원료부터 셀 제조, 전기차 제조,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까지 전주기 공급망을 수직계열화하여 단기간에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음

* 중국의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SNE리서치, %) : ('21) 23.9 → ('22) 31.0 → ('23) 33.3 → ('24.1~5) 34.8

* 중국의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SNE리서치, %) : ('21) 44.4 → ('22) 53.7 → ('23) 57.3 → ('24.1~5) 57.8

▶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중국의 기술력 향상은 우리 수출에 근본적인 위협 요인

∙최근 중국의 수출자립도가 매년 높아지는 가운데 특히 자동차, 화학공업제품, 철강금속의 자립도 향상이 두드러짐

- 수출자립도 증가는 중간재의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기술력과 중국 내 소싱을 통해 수출을 늘리고 있음을 의미

∙범용 기술 분야와 AI·우주·첨단 모빌리티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을 따라잡았거나 추월한 것으로 평가

∙ 중국 기술 고도화로 해외 시장에서 주요 수출 품목들의 한·중 경합도가 심화되는 추세

- 한국과 중국의 對아세안 수출 상위 100대 품목 중 경쟁하는 품목의 수는 2018년 32개에서 지난해 40개로 증가(자동차, 선박, SSD 등이 신규 경합 품목으로 부상

▶ 주요국의 對중국 견제 조치에서 기회를 탐색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수출 포트폴리오 전환 노력 시급

∙미국·EU 등 주요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장벽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들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점유율을 늘릴 수 있도록 선제적인 투자·협력·시장 선점 노력 필요

- 특히 미국의 경우 대선을 1년여 앞둔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신규 조사 개시한 반덤핑 46건, 상계관세 26건 중 중국(12건)이 가장 많았고, 이러한 對중국 견제 조치는 향후 더욱 심화될 전망

∙ 중·장기적으로는 제품 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프리미엄 중심 新수출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필요

- 가격경쟁력으로 중국을 앞서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품질경쟁력 고도화 및 제품 차별화에 집중해야 함

* 중국 바이어 대상 설문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한국 제품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 한국산 제품이 중국 및 아세안 제품으로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4.1%에 이름5)

- 우리가 기술우위를 점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가전, 친환경 연료 LNG 선박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중심의 코리아 시그니처(Korea Signature) 제품 라인을 확대해 나가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