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나마운하 운영권' 매입으로 미중 갈등 고조...우리 기업, 여건 변화 예의주시해야
미국이 파나마운하 운영권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우리 기업은 여건 변화에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성현정 전문연구원이 외신을 인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3월 초, 美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CK 허치슨으로부터 파나마 운하 양 끝에 위치한 발보아(Balboa)항과 크리스토발(Cristobal)항 지분 등을 228억 달러에 매입했다.
美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이끄는 컨소시엄이 파나마 운하의 발보아항과 크리스토발항을 포함해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 지분을 CK 허치슨으로부터 매입한 것이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는 미국 주도로 1914년 완공 후 영구적 중립성 보장 준수 등을 조건으로 1999년 파나마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홍콩 CK 허치슨의 파나마 운하 주요 2개 항만 운영이 1977년 체결한 미국·파나마 조약을 위반한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으로 통제권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는 취임 연설에서 중국이 美 무역량의 40%가 통과하는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어 중국의 미국행 선박 입항 제한이나 군사적 위협이 발생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파나마 운하는 美 무역물동량의 40%가 경유하며. 특히 美 동안으로 향하는 해상운송의
핵심 거점으로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 국가의 주요 수출 통로로 활용된다.
파나마 운하는 약 170개국, 1,920여 개 항만을 연결하는 180개의 해상 경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 세계 해상무역의 약 5%가 파나마 운하 갑문을 통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4년 파나마 운하는 2억 1,030만 톤의 화물을 처리했으며 이 중 아시아~미국 동안 화물이 전체의 48.4%를 차지했으며, 그 뒤는 美 동안~남미 서부 해안 화물이다.
또한 ’24년 기준 940만 TEU 이상이 파나마 운하 항만을 통과했으며, 특히 발보아항과 크리스토발항은 이 중 28%와 12%를 차지하는 주요 환적 허브로 전략적 가치가 높다.
한편, 파나마 운하는 우리 선적 물동량이 4번째로 큰 주요 물류거점으로서 美 동부 제조
허브 확대와 美 동안 물동량 증가에 따라 향후 불확실성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파나마 운하청(ACP)에 따르면 ’24년 회계연도(’23년 10월~’24년 9월) 기준 미국선적의 물동량이 약 1억 5,706만 톤으로 전체의 74.7%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중국(4,504만 톤, 21.4%), 일본(3,373만 톤, 14.6%)이 이었으며, 우리 선박의 선적물동량은 총 1,966만 톤(9.4%)으로 ’23년에 이어 2년 연속 4위를 차지했다. 최근 파나마의 일대일로 협정 탈퇴에 이어 CK 허드슨의 항만 매각으로 인해 중국의 항만 네트워크에 공백이 생기면서 향후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미-중 분쟁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 기업의 美 동부 제조 거점 확대로 美 동안으로의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파나마 운하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돼, 이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 항만 운영 여건 및 규제 변화 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