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역대급 호황으로 과열된 비용 인플에이션...항공 수익성 하락, 재편 난이도는 상승

-대한항공 꽃놀이패에 주목하자 -올해 항공여객은 상저하고 예상 -항공화물은 공급망 혼란 수혜 기대

2025-06-05     쉬핑뉴스넷
사진 출처:대한항공 홈페이지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애널리스트는 5일 항공산업 위기 진단을 통해 역대급 호황으로 과열된 비용 인플레이션으로 표현해 관심이 모아졌다. 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리오프닝 이후 맞이한 역대급 호황은 지난 2년간 항공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팬데믹 피해를 만회하고 남을 만큼의 수혜였지만 시간이 지난 호황에서 얻은 자신감과시장 재편에 대한 기대감은 과열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기재와 인력 부족이 공급경쟁의 억제기였다면 이제는 항공기 몸값과 임금을 끌어올리며 비용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다.

이런 불안요인이 여객기 사고와 관세분쟁 등 대내외 변수들로 인해 1분기 실적쇼크로 폭발했다. 올해 항공산업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9% 감소할 전망이다. 고정비 부담은 높아지는데 수요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일부 항공사들은 통제력을 잃고 있다. 항공업종 투자 비중을 ‘중립’으로 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LCC 업계에 대해선 자본잠식 등 재무 리스크를 점검할 시점이다.

한편 대한항공의 독주체제는 더욱 견고해 졌다. 대한항공도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합병 시너지를 창출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졌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만큼 연결 자회사로 반영되는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실적부담까지 짊어져야 한다. 그러나 업황이 혼란스러울수록 더 힘들어지는건 경쟁사들이다. 통합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빈자리를 채울 후보로 거론됐던 항공사들이 이제는 한 발 물러서기 시작했다.

지난 2년간 호황기에선 운임이 상승하자 합병에 따른 독과점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반대로 올해 양대 국적사가 국토부 제재로 장거리 항공권 가격을 낮추니 오히려 티웨이와 에어프레미아 등 경쟁사들이 영업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아시아나 화물사업을 매각하자 수출입 시장에서 공급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결국 대한항공의 시장 지배력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항공산업의 유기적 성장이 멈추고 LCC 등의 M&A 등 비유기적 성장도 어려워지자 대한항공 혼자 항공시장을 차지한 형국이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 사업 모델은 다시 한계에 직면했다. 가장 공격적인 확장으로 유럽 진출 기회를 쟁취했던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은 작년말 불의의 사고로 성장전략에 대해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저비용항공업계의 장기 성장 과제는 가성비 수요 이상의 고객기반 확대와 중장기리 노선 다각화인데, 현재 대내외 환경은 너무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LCC들의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2019년에 이어 이번에도 30%대 초반에서 정체될 전망이다. 가성비 수오 풀에서 머무는 이상 근거리 경쟁의 초점은 다시 가격에 맞춰질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LCC 국제선 운임은 전년대비 6% 하락할 전망이다. 일본 노선 실적은 여전히 좋지만 반대로 그만큼 일본 의존도가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진 점은 부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다.

사진 출처:티웨이항공 홈페이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낯춘다. 올해 영업손실은 각각 680억원, 700억원으로 예상된다. LCC들의 최대 성수기인 1분기에 돈을 벌지 못한 이상 연간 흑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제주항공은 사고 여파를 극복해야 하고 티웨이는 유럽노선을 정상화시켜야 하는데, 모두 1년이상 필요한 문제들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1분기 국제선 운임이 9% 하락에 그친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2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인 만큼 여름 성수기 반전을 노리기 위한 마지막 고비일 것이다. 티웨이는 성장통이 예상보다 크다. 장거리용 기재 도입이 절실한데, 자본은 부족하다. 향후 자본잠식이 불가피한데, 최대주주 변경이 지연되는 사이 재무 개선계획도 늦어지고 있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신 진에어에 대해선 ‘매수’의견을 유지한다. 가만히 있어도 국내 LCC시장 점유율 40%를 확보하게 된다. 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던 만큼 그동안 노선확장이나 투자를 자제해 왔던게 지금처럼 변동성 높은 시장 환경에선 장점이 된다. 반면 시장 재편에 있어 수동적인 모습으로 오해받아 M&A와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이 부각됐던 다른 LCC 피어들에 비해 증시에서 소외받아 왔다. 올해 감익 영향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5,000원으로 6% 하향조정하지만, LCC 1위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밸류에이션 매력이 가장 높은 항공사다.

2024년 우리나랄 항공여객수는 1억2천만명, 해외 출국자수는 2869만명을 기록했다. 2019년 대비 각각 97%, 100%로 5년만에 팬데믹 이전 피크 수준을 회복했다. 이중 국제선은 46만 8천번의 비행으로 8931만명의 여객을 실어날랐다. 왕복 기준 실제로는 4465만명이 이용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해외 이동의 97%가 항공편을 이용했음을 감안하면 국제선 여객시장은 내국인 64%, 외국인 36%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승객들은 자국 항공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항공사들의 점유율 구조도 비슷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외항사 점유율이 31%로 외국인 비율을 밑돌고 있다. 그만큼 국적사들의 영업력이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머지 79%의 국제선 여객 중 33%는 FSC, 36%는 LCC를 이용했다.

리오프닝 이후 가장 크게 성장한 시장은 미주노선이다. 괌/하아이를 제외한 미국 본토 여객수는 2019년 대비 16% 증가했다. 이미 2023년 3월부터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했을 정도로 회복 속도도 빨랐다. 강달러 기조를 감안하면 트기 더 놀라운 실적이다. 참고로 2018~2019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33원, 엔화는 1033원이었다. 다른 지역은 모두 내국인 아웃바운드 수요 중심인 반면 미국 노선은 외국인 인바운드 여객이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강달러와 미국 호황으로 미주-아시아 비즈니스 항공수요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중국 FSC들이 미중 관계 악화로 공급을 축소해 우리나라로 반사수혜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국인 수는 132만명으로 팬데믹 이전보다 26%나 급증했다. 단순 계산 시 미국노선의 이용객 중 48%가 미국인이며 다른 해외 국적과 유학생 수요를 감안하면 인바운드 비중은 과반이 넘을 것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미주 여객 매출에서 미국 현지에서 결제된 비중이 내국인 수요를 역전했다.

한편 국제선 항공시장에서 1위는 변함없이 일본이다. 2024년 국제선 점율 28%로 2526만명이 이용했다. 대신 원래부터 인기가 가장 맣은 해외여행지인 이러한 성장세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작년 일본을 방문한 우리나라 국민은 882만명으로 전체 출국자 3명 중 1명 꼴이었다. 한일노선에서 70%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미국과 반대로 일본노선은 내국인 아웃바운드 여객이 주도하는 전형적인 해외여행 시장으로 국적사들이 90%이상 과점하고 있다. 특히 LCC 여객기 사고이후 국내선가 동남아 등 근거리 수요가 부진했음에도 1~4월 일본 여객수는 전년대비 10% 증가하며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 항공시장은 탄탄한 아웃바운드 수요 기반위에 역내 경쟁구도 축소에 따른 수혜가 더해지며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구단 출국자 수 비율은 50%이상으로 영국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 특이 케이스를 제외하고 최상위권이다. 우리나라는 부족한 휴가 일수와 제한적인 국내 여행/레저 인프라로 인해 해외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지리적 특성상 근거리 비즈니스 상용수요가 많지 않고 노선수도 제한적임에도 우리나라 항공시장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김포-제주노선은 전세계에서 단일노선 기준 여객수 1위자리를 10년 넘게 지키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은 국제선 여객과 화물 모두 글로벌 3위 공항으로 성장했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16위권 항고사롤 발돋움했고 국제선 실적으로는 아시아 1~2위를 다투고 있다. 동북아시장에서 유일하게 LCC산업이 발전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한편 항공화물 시황은 우려와 다르게 견고할 전망이다. 항공화물은 긴급하게 움직이는 특수성이 높은 시장이다. 기본적으로 가장 비싼 운송수단이기 때문에 관세인상에 따른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다. 오히려 미국발 관세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혼란스러워지고 물류 스케줄과 이동 루트가 꼬이면서 급하게 운송하는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컨테이너 해운운임이 급등한 점도 물류시장에서 혼란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중 관세유예 합의로 화주들이 다시 급하게 재고를 비축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물량 증가로 SCFI는 5월 55% 급등했다. 미중 갈등이 재차 심화되는 점은 수요 둔화보다 공급경쟁의 억제 효과가 더 크다. 중국 FSC들은 미국 태평양노선에 그리 욕심내지 않는 분위기이다. 여객공급량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여전히 하회하고 있다. 그만큼 밸리카고 화물공급도 줄어든 셈이다. 관세분쟁으로 단기 중국발 공급증가를 걱정할 필요는 사라졌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로 우리나라 항공화물 공급은 단기 공백이 우려된다. 물류시장에서 M&A 시 단기적으로 화주 이탈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 항공화물은 정시성과 서비스 비노가 중요한데, 에어인천이 양대 국적사 대비 장거리 운항에서 경험 부족과 밸리카고가 없는 단점을 만회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항공화물 운임은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화물은 달러비준이 높은데, 강달러 기존가 꺾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빠르게 내려왔다. 또 관세인상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더라도 중국경기 및 IT 수요둔화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특히 미국의 800달러 미만 소액 면세제도를 폐지하면서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항공 물동량이 급감했다. 작년 하반기 대한항공의 화물 서프라이즈를 뒷받침했던 중국 해외직구 수요가 빠지면서 1분기 화물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5% 감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