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주요 통상 현안: 관세 협상부터 국경 분쟁까지"

-태국 재무부는 미국측과 관세율을 기존 36%에서 10~2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 -태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관세 인하 및 시장 개방, 비관세장벽(NTBs) 제거, 원산지 규정 강화, 미국 내 태국 기업 투자 확대 등 ‘5대 협상안’ 제시 -캄보디아와의 국경 분쟁이 무역 차단 및 군사적 긴장으로 확산

2025-07-15     쉬핑뉴스넷

KOTRA(방콕무역관 김지현)는 14일 "태국의 주요 통상 현안: 관세 협상부터 국경 분쟁까지" 제하의 리포트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최근 태국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예고 및 캄보디아와의 국경 긴장으로 인한 무역 차단 위기 직면 등 다방면에서 국제 통상 리스크가 증대하고 있다. 태국중앙은행(BOT)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태국 수출이 역풍에 직면할 것이며, 가계소득과 소비자 신뢰 약화에 따라 소비가 침체될 것으로 전망, 지난 6월 24일 2025년 경제성장률을 2.3%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태국의 주요 통상 현안

1. 미국과의 관세 협상 현황

 미국은 태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36%의 고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관세 유예(10% 관세) 종료 시점을 2025년 7월 9일로 설정했다. 이에 태국은 6월 중순에 고위급 실무협상을 개시하고 공식 제안을 준비했다. 태국은 ①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② 관세 인하 및 시장 개방, ③ 비관세장벽(NTBs) 제거, ④ 원산지 규정 강화, ⑤ 미국 내 태국 기업 투자 확대 등 ‘5대 협상안’을 제시했다. 특히 최혜국대우(MFN) 체계 하에 1만 1,000개 품목의 평균 관세를 14% 인하하고, 미국산 체리·사과·밀·가공육 등에 대한 시장 접근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태국 재무부는 미국 측과 온라인 및 현지 협상을 병행하고 있으며, 관세율을 기존 36%에서 10~2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태국의 대미 수출 품목 및 통상 정책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 원산지 증명(C/O) 대응 강화

 태국 정부는 미국의 고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중국산 제품의 위장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원산지증명서(C/O) 발급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태국 대외무역국(DFT)은 감시 대상 품목을 기존 49개에서 65개(총 224개 HS코드)로 확대하고,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부품 등 미국의 Section 232 규제 대상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전 ‘원산지 확인 절차’를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C/O는 대외무역국의 직접 검토와 승인 아래 발급되며, 수출 기업은 인증 준비와 행정 절차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태국 대외무역국(DFT) 산하 원산지증명 발급 시스템의 온라인 C/O 진위 확인 시스템(TCOIS: Thailand Certificate On-line Inquiry System) 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  DFT 지정 웹사이트: https://verify.dft.go.th/

3. 태국–EU FTA 협상 진전

 미국의 관세 인상이 글로벌 무역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태국 정부는 현재 전체 수출의 약 18%가 미국 시장에 집중된 상황에서 수출 시장 다변화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를 통한 새로운 수출 경로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진행 중인 태국–EU FTA 협상은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제 6차 FTA 협상은 6월 23일 방콕에서 진행되었으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중소기업(SMEs), 무역 장벽 완화 등 다방면에서 진전이 있었다.

양측은 2025년 말 내 타결을 목표로 인내·관세 규제, 서비스 및 투자 접근성, 원산지 규칙 등을 집중 조율하는 중이다. EU는 지속가능한 개발과 무역 촉진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으며, 타결 시 태국 수출 심화와 유럽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 한편, 태국 상무부(MOC)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 태국과 EU 간 교역은 총 180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0.6% 증가했으며, 이 중 태국의 대EU 수출은 106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9% 상승해 협상 타결 후 실질적인 수출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4. 캄보디아와의 국경 긴장 및 교역 차단

 2025년 5월 28일 에메랄드 트라이앵글(Emerald Triangle) 인근 분쟁 국경 지역에서 1명의 캄보디아 병사가 사망한 무력 충돌이 발생한 후, 양국 군은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2025년 6월 8일 협상에서 양국은 군대 이전 등을 약속했으나, 사태는 악화되었다. 이후 태국은 6월 23일 국경 7개 도에서 대부분의 통행을 군사 통제 하에 폐쇄했고, 캄보디아는 태국산 연료·농산물 수입을 중단했다.

이후에도 갈등은 완화되지 않았다. 6월 14일, 양국은 ‘태국–캄보디아 공동경계위원회’ 회의를 개최했으나 실질적인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어서 6월 15일 저녁, 태국 총리 패통탄과 캄보디아 훈센 전 총리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국내 정치적 파장이 확산되었고, 6월 19일에는 연정 참여 정당인 품짜이타이당(Bhumjaithai)이 탈퇴를 공식 발표하며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같은 달 26일, 패통탄 총리와 훈센 전 총리는 갈등 지역을 각각 방문했지만, 분쟁 해소에는 여전히 진전을 보지 못한 채 6월 28일에는 방콕 시내에서 총리 사퇴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국경 갈등은 양국 간 외교 갈등을 넘어, 태국 내 통상·정치·안보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양국 간 연간 교역 규모는 약 104억 달러 수준이이며, 태국산업연맹(FTI)에 따르면 국경 통행 통제로 일일 5억 바트(약 1540만 달러)의 교역량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경 분쟁은 태국 내 정치 불안에도 영향을 미쳐, 패통탄 친나왓 총리 내각 재편 압력에 직면했으며, 군 개입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캄보디아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의사를 밝힌 상태이나, 태국은 이를 거부하여 양국 간 외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시사점 및 전망

최근 태국은 대외 통상 환경 뿐만 아니라 국내 정치·외교적 불확실성 속에서 복합적인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EU와의 FTA 추진은 모두 수출 시장 다변화 및 리스크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로 해석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관세 부담 완화 및 신규 시장 개척이라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캄보디아와의 국경 분쟁이 무역 차단 및 군사적 긴장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태국 패통탄 총리와 캄보디아 훈센 상원의원 간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태국 내에서는 총리의 외교적 판단 미숙과 군 사령부와의 조율 실패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패통탄 내각은 연정 내 갈등과 함께 내각 개편 또는 조기 정치적 변동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으며, 대외 통상 정책의 연속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캄보디아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 의사를 밝히고, 태국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국 간 외교 마찰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향후 태국 정부는 국경 무역의 조속한 정상화와 함께 정치적 불안 요인에 대한 관리 방안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EU와의 주요 통상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내정 안정과 국제사회로부터의 신뢰 회복은 협상 성과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출 기업 입장에서도 국경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공급망 차질에 대비하고,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등 장기적인 수출 전략 재정비가 요구된다.

 

작성: KOTRA 방콕무역관 김지현, 이태형

자료: Bank of Thailand, Bangkok Post, Reuters, The Nation, Channel NewsAsia, EABC Thailand, Department of Foreign Trade, 현지언론 및 KOTRA 방콕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