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업종, 2026년은 단순 기저효과 아닌 서비스 차별화로 실적 개선 종목들 선별해야..."접근법 바꿔야 할 때"
-운송산업 내 양극화, 내재화, 정치화 트렌드는 상위업체에 더 유리(!?) -2025년 운송업종 영업이익 40% 감소하며 호시절 2년 이상 가기 어렵다는 징크스 노정 -2026년 저성장 기조에서 물류시장은 점차 적응해 갈 것
2026년은 운송업종에 대한 접근법을 바꿔야 할때라는 지적이다. 27일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26년은 단순 기저효과가 아닌 서비스 차별화로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들을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운송업종 커버리지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3% 증가할 전망이다. 육해공 각각 1위 업체들만 보면 24% 증익이 예상된다.
2025년에는 미국발 무역분쟁과 내수경기 부진, 그리고 항공사고까지 악재들이 많았다. 팬데믹 물류대란 수혜와 리오프닝 이연수요에 따른 호황이 끝나고 처음 맞이한 위기였다. 다행히 이러한 리스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되고 있어 2026년은 기저효과가 먼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운송업종 투자에서 이러한 실적 개선은 기본 조건일 뿐이다. 증시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과거의 전통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내러티브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스페셜티 시장에서 차별화돼 있거나(현대글로비스-PCC), 아예 경쟁 논리 자체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과점적 지위를 확보한(대한항공-항공 1위/ 현대글로비스-그룹 캡티브/ CJ대한통운-택배&3PL 1위) 업체들에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주주환원을 적극 확대하고(현대글로비스) 정부의 정책 수혜가 뒷받침된다면(대한항공-합병/ 팬오션-LNG 수송 자립화) 재평가는 더욱 쉬워진다는 분석이다.
2020년대 운송산업은 호황과 불황을 빠르게 겪으며 짧지만 강렬했던 하나의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있다.
외부 환경요인들이 너무 좋았던 2022~23년 호황에선 이게 구조적인 체질 개선인지 아니면 결국 또다른 과잉 공급경쟁으로 이어질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2025년 운송업종 영업이익은 40% 감소하며 호시절이 2년 이상 가기 어렵다는 징크스를 다시 보여줬다.
다만, 역대급 호황과 갑자기 찾아 온 불황을 연이어 경험하며 업체 간 양극화 양상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물류대란과 리오프닝 수혜는 모두에게 관대했다면, 이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과 재무구조를 강화시킨 소수의 상위업체들만 지금의 위기에서 차별화되고 있다.
결국 불황은 운송산업 내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공급망 혼란이 길어지면서 물류 인프라 및 기술에 대한 내재화는 필수과제가 됐는데, 재무 건전성과 현금창출 능력에서 상위업체와 후위주자 간 차이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기간산업인 물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시장개입 및 정책적 지원도 상위업체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CJ대한통운은 2025년 이익이 부진했지만 신규 기재 및 고부가 서비스 도입을 위한 투자 차원의 비용 선반영 영향이 컸다. 경쟁사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는 점에서 2026년 실적 턴어라운드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최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힌편 IMO는 지난 10월 MEPC 특별회의에서 넷제로 프레임 채택을 1년 연기하기로 결정(채택 연기 안건에 대해 찬성 57, 반대 49, 기권 21, 불참 8).
해운 환경규제는 10년, 20년을 바라보는 장기 계획인 만큼 1~2년 정도 시간이 조정되기는 낯설지 않지만 중기조치는 그동안의 단기 계획과 다르게 실질적인 변화의 시작을 의미했는데, 그 첫 단계부터 정치외교 논리에 밀렸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내년 전세계 해상물동량 증가율은 2%에 그칠 전망이다. 단순히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는 것만으로 수요 업사이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 상호관세 관련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해운시장은 이러한 변동성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팬데믹 물류대란, 홍해 사태, 항만적체는 오히려 큰 기회요인이었다.
다만, 화주들도 점차 변수들에 적응해 가고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선사들이 예전처럼 정보 비대칭을 유리하게 활용하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수에즈 운항 통항중단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와 해운업계이 보수적 운영기조로 인해 해를 넘겨 장기화될 전망이다. 희망봉 우회로 톤마일 증가 영향은 7%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운항 비효율성 증가 등 현실적인 제약들을 감안하면 실제 영향은 10% 이상이다. 아시아-유럽 투입 컨테이너 선복량은 2023년 9월이후 2025년 1월까지 30% 이상(180만TEU) 증가했다. 이는 전체 투입선박의 6~7%에 해당된다.
참고로 올들어 유럽 투입량은 추가로 8%(63만TEU) 증가했다. 미국 관세인상 영향을 피해 수요가 좋은 유럽향 공급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실적을 보면 이 정도로 대규모 선박운항 스케줄을 조정하게 되면 공급 비효율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
클락슨은 홍해 사태가 실제로 컨테이너 톤마일 수요를 11%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홍해 정상화 시 운임 하락 압력은 클 것이다.
후티 반군은 2025년 상반기 선박 공격을 멈췄다가 7월 2척, 9월 1척에 대해 다시 재개했다. 10월에는 공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의심 사례가 발생했다.
해운업계는 ‘안전’을 명분으로 최대한 수에즈 운하 이용을 미룰 것이다. 적어도 2026년 봄 미주항로의 SC 재계약 시즌 전까지 투입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026년 컨테이너운임은 하향 안정화가 예상된다. 다만, 이머징 지역의 운임은 해운업계의 보상심리로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항만적체, 홍해 사태 등 외부 변수들을 마치 담합하듯이 이용함으로써 시황을 방어하고 있지만 2026년 운임의 하락세를 막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변수는 이머징 지역향 운임이다. 단기수요가 몰릴 때 선사들은 정보 비대칭을 이용해 선복 조정 명목으로 운임시황을 과열시키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해운업계는 메인항로의 공급과잉 리스크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수요가 기대이상으로 좋은 중동/인도와 중남미 운임 인상에 집중할 전망이다.
변화 폭이 크지 않은 전통산업답게 벌크해운은 여러 변수들에도 불구하고 결국 균형을 맞추고 있다. SCFI와 반대로 BDI는 원래 계절에 따라 수백 포인트 변동이 빈번했는데 오히려 2024년부터 비교적 꾸준한 모습이다.
공급은 4년 연속 3% 내외 증가세를 이어왔고 2026년에도 비슷할 전망이다.
수요는 중국 경기(또는 경기 부양책)을 따라 변동성이 컸지만 결국 2~3% 증가로 수렴된다. 올해와 내년 모두 선복량 증가율이 물동량 회복세를 1~1.5%p 수준으로 상회할 전망이나 선사들이 이 정도 차이는 충분히 만회 가능하다.
선박 가동률과 선속 모두 팬데믹 이전의 불황대비 상승했기 때문에 아직 공급을 자체적으로 축소할 여력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중고선가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수급이 아직 타이트함을 반증하고 있다. 만약 공급과잉을 기울게 된다면 그동안 미뤄온 폐선이 재개될 전망이다.
한편 탱커 시황 변수는 늘 그렇듯 정치외교적 불확실성이다. 특히 러시아 관련 선박제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노후 선박들이 dark fleet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제적 제재 대상인 탱커선은 전쳉,l 16%에 달해 실질적으로 통제가 되면 수급 환경은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잠재 폐선수요도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MSI는 2027년 해체량이 신조인도량의 70% 이상 차지하고 2028년부터는 역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부터 PCC 선복량 증가율은 완성차 해상물동량을 상회해 증가하고 있다.
공급부족 완화는 2027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2010년대 투자 공백으로 누적된 공급부족과 중국 중심의 신규 수요를 감안하면 2026년 PCC 운임시황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PCC 신조발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급감했다. 올해는 6척에 불과했고 하반기들어서는 신규 주문이 나오지 않고 있다.
PCC는 진입장벽이 높은 스페셜티 시장이다. 2023~24년 신규 투자는 잠재적인 폐선 수요를 감안할 때 합리적인 수준이라 판단된다. 특히 현재 발주잔량 1위는 현대글로비스다. 2자 물류 기반의 차별성을 할용해 신규 화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PCC 선사이기 때문이다. 2026년부터는 운임의 추가 상승여력보다 신규 고정성 선박도입에 따른 시장점유율 상승과 원가구조 개선에 더 주목할 차례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