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전형진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
선복과잉 화주우위 시장, 유가폭락 덕 큰 기대 못해
급변하는 해운환경 ‘Risk Watch' 시행 적극 검토해야
컨테이너는 2016년까지 공급과잉이 계속되면서 시황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임. 물동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1만3,000TEU급 이상의 초대형선박의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여 올해 및 2016년 운임은 2% 이내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건화물선은 공급과잉이 계속되는 상태에서 철광석가격 하락, 인도의 석탄수입 증대 등의 긍정적 요인이 있으나 중국의 석탄수입 감소, 인도네시아 광석 수출금지, 발레막스 투입 등 부정적 요인도 있어 올해 운임은 작년 보다 약간 나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조선은 유가하락, 공급증가율 감소에 따른 시황개선세가 뚜렷하여 2015년 운임은 올해대비 9~12% 증가할 전망이나 하반기부터 인도량이 증가하며 공급과잉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운시장 전체적으로 작년 보다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작년에 비해 크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Q. 해운선사들의 비용중 20%이상 차지하는 연료유가의 하락은 분명 긍정적인 부문입니다. 유가하락이 해운시황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유가하락으로 연료유 부담의 대폭 감소로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KMI 자체 분석결과에 따르면 유가가 10% 하락시 세계 경제성장률 0.12%p, 해상 물동량은 컨테이너화물 0.24%, 건화물 0.15%, 유류 0.1% 증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금년 유가 예상치는 작년 평균치에 비해 3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경우 세계 GDP 성장률은 0.42%p 상승하고, 해상물동량은 컨테이너 0.83%(144만TEU), 건화물 0.53%( 2,620만톤), 유류 0.32%(1,130만톤)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가가 30~40% 하락할 경우에도 세계 해상물동량 증가율은 1%에 미치지 못합니다. 공급과잉이 만성화되어 있는 화주 우위의 해운시장에 있어 물동량의 증가율이 크지 않아 해운기업에 유리한 상황이 되기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유가하락에 따라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비용절감에 따라 화주들이 운임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컨테이너의 경우 화주들이 정시성 향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추가비용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Q. 글로벌 정기선 시장이 4대 얼라이언스 체제로 구축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데요?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은 2M, 오션3(O3), G6, CKYHE 4개 얼라이어스가 주도하게 되었으며 얼라이언스에 속하지 않는 소수의 독립선사들은 사실상 메인 항로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얼라언스 체제는 계속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얼라이언스간의 비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초대형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이른바 ‘몸집 불리기’를 통해 시장점유유을 확대하려는 경향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얼라이언스에 소속된 선사들도 비용경쟁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초대형선박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울러 1만 6,000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보유하지 않은 국적선사들의 입지도 위축되고, 유럽항로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장기간 해운경기 침체와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 온 국적선사들이 초대형선박을 확보하는 것이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사적 차원에서 1만 6,000TEU급 이상 초대형선박 확보에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입니다. 즉 극초대형선박 확보를 통해 비용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선박투자와 운영비용 절감에 진력해 할 것입니다.
Q. 장기불황에 허덕이는 해운업계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정부나 금융권의 보다 적극적이고 가시적인 해운기업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중국이나 유럽 국가들의 해운기업 지원정책에 비해 우리나라의 해운기업에 대한 지원이 열악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작년 12월말 일몰예정인 톤세를 5년 연장하였고, 해운종합금융센터를 통해 해운기업 지원을 시작하였고, 올해는 해운보증기구도 출범하여 해운기업 선박 확보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작년 12월 국적선사의 영구채 발행도 이루어졌으며, 수출입은행의 에코펀드가 지원을 시작하여 해운기업들의 에코쉽 확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해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상당히 강화되었다고 판단됩니다.
그러나 해운보증기구의 지원규모가 여전히 크지 않고, 보증기구의 민간출자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정부는 해운보증기구의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해운보증기구를 통한 후순위 대출을 활성화하는 한편 선박채권보증제도를 강화하여 Project 채권에 대한 원리금 상환을 보증하고 LTV 보증상품 개발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Q. 벌크선운임지수(BDI)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올해 건화물선 시황 전망은?
그동안 건화물선 시장은 케이프시장에서 매년 11~12월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시황상승을 견인해 왔으나 올해는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물동량이 격감한 상황에서 가용선박이 많아 시황하락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매년 11~12월에 철광석의 대규모 ‘밀어내기식’ 수출을 강행하여 케이프 시황상승을 주도해 왓으나 작년 하반기 이후 브라질 철광석 수출의 급격한 감소와 톤-마일 효과가 작은 호주 철광석의 수출증가로 건화물선 시황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또 브라질 철광석 수출 항만에서의 항만시설상의 문제에 따른 선적 중단으로 철광석 수출에 장애를 겪고 있다는 점도 건화물선 시황악화를 확대시키고 있다고 봅니다.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으로 운임절감 효과가 발생하여 호주와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물동량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현재 선복량 과잉이 심하여 오히려 용선자들이 유가하락에 따른 운항원가 절감효과 보다 높은 수준의 운임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건화물선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케이프 시황이 지난 몇년간 최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년 케이프 시황도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며, 나아가 건화물선 시황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Q. 정부와 해운기업에 대한 제언은?
정부 차원에서는 해운기업의 선박확보를 위한 지원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해양금융종합센터와 해운보증기구를 통해 해운기업 선박확보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또 해운종합정보시스템과 해운시장종합정보망을 통해 해운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는 요인을 분석하고, 이들 요인이 해운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여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리스크 워치(Risk Watch)를 시행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해운기업들은 전사적 차원에서 경제성 있는 초대형선박을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어야 합니다. 나아가 극초대형선박 확보를 통해 비용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동시에 관련 물류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