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문식 여수광양항만공사 경영본부장 칼럼] “가칭 섬진강시(蟾津江市)에 대한 기대”
2015년 3월 13일 금요일 오후, 겨울이 보내고 새 봄을 맞는 월드마린센터 국제회의장에서는 ‘동서통합지대(가칭 섬진강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입법과제’라는 주제로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참석하는 입법 간담회가 열렸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10년간 준비한 모임이었다.
필자는 새 봄을 맞아 여수광양항만공사에 근무하는 임원 중 한 사람으로서 경향각지 독자들을 위해 이와 관련된 예기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섬진강을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단하게 주요 지형과 역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섬진강은 원래 이름이 다사강(多沙江)이었는데 모래가 많은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섬진강의 역사는 가야(伽倻)에서 시작되는데 가야는 섬진강 서편에서 낙동강까지 자리잡았던 국가였다. 섬진강이라는 지명은 고려시대 왜구 침략에 대비하라고 개구리(한자로 蟾)까지 울면서 소리를 냈다는 강나루에서 유래된 것으로 국토 방위의 의지를 상징한다.
또한 섬진강 주변 지역은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국방상 중요한 사건들이 있었던 곳이다. 고려 말인 1383년에 정지라는 장군이 관음포에서 화포로 왜선 120척을 불살랐고, 조선 중기 1598년 가을에는 이순신 장군이 노량에서 왜군을 크게 무찌르고 순국하셨다. 여기서 관음포와 노량은 모두 섬진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다.
섬진강 지형과 역사를 서두에서 다소간 길게 설명한 이유는 이 글의 주제인 섬진강시 구상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동서화합의 필요성에 대해 수없이 강조해 왔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화합보다는 갈등이 컸는데 이번 간담회에서도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정치적 통합’ 보다 ‘정서적 통합’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며 동서화합지대의 실현에 대한 확신이 크지 않았다.
동서화합은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중요도와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토론하고 설득하며 합의하는 과정이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동서화합지대를 정부와 주민들이 합의하여 추진할 경우 어떤 형태로 추진할 것인가도 이번 간담회의 관심사항 중 하나였다.
2014년 우리나라 행정구역을 보면 1개 특별시, 8개 도, 6개 광역시, 1개 특별자치도, 1개 특별자치시로 되어 있는데, 인구기준으로 보면 특별자치시(16만명), 특별자치도(60만명), 광역시(평균 218만명), 도(평균 341만명), 특별시(1,010만명) 순으로 크다.
섬진강시의 인구는 약 100만명 정도로 설정되어 현재로서도 특별자치도가 되는데 다소 여유가 있으나 광역시가 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사실 간담회에서 일부 토론자들이 가칭 섬진강시를 섬진강광역시라고 부르고 있었는데 필자도 미래지향적이라는 측면에서 적극 지지한다.
새 봄을 맞은 섬진강은 매화축제, 산수유축제 등 꽃을 주제로 하는 각종 문화행사가 시작되고 있다. 섬진강시 상징은 이런 꽃을 중심으로 만들면 좋을 성 싶다. 다만 흐르는 물이 줄어들고 찾아오는 관광객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섬진강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도 하게 된다.
물은 산에서 강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서 강으로 흘러들어 가기도 한다. 또한 섬진강시를 찾는 사람들은 지역주민이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에 탈북자, 다문화가정, 장애인, 노약자 등의 소외계층도 포함될 것이다. 섬진강광역시를 만들려면 모든 사람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편의시설과 정주여건도 미리미리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