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 칼럼] 해운산업 재도약의 원년을 기대하며
해운업 재도약을 위한 관심과 지원 필요
그런데, 최근 ‘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물동량 증가 정체와 선박공급 과잉 등으로 인해 위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건화물의 경우, ’08년 이후 BDI지수가 사상 최저로 하락이 되었습니다. 금년도의 경우도 선진국 경제 회복 둔화와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 공급과잉 지속 등으로 본격적인 시황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불황의 늪에 빠진 우리 해운업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입니다.
우리부는 해운업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기반 마련에 주력해 왔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 불황기에 안정적인 자금지원을 할 수 있는 해운보증기구가 금년 중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해운보증기구가 우리 해운업의 활력을 제고하는데 마중물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정부도 해운보증기구가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민간 분야 출자를 조기 유도하고, 보증기구의 기능 확대와 지속적인 재원 확대를 위해 금융위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더불어, ‘14년말 종료 예정이었던 회사채 발행지원이 ’15년까지 연장되고, 기존의 구조조정 기금을 대신하여 자산관리공사의 고유 회계 등을 활용하여 1조원 규모의 선박은행을 조성하기로 함에 따라 경영상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는 선사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또한, 기업 경영에 필요한 예측·대응 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운임 등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해운시장 종합 정보망’을 금년에 구축하고, 대내·외의 불확실성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해운시장 조기경보망’도 구축(‘15∼’16)하여 선진화된 기업 경영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크루즈 등 차세대 신성장 동력 육성이 절실
위기에 빠진 해운업을 침체에서 빠져나오게 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전통산업 이외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 육성에도 보다 관심을 기울일 때입니다.
최근 국민소득 증대와 주5일제 근무 등 환경변화로 크루즈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동북아 크루즈 항로의 중심지로서 성장할 수 유리한 입지(중국 상해·연태항에서 13시간 이내에 위치)를 점하고 있고, 작년 한해 우리나라 크루즈 관광객이 전년보다 약 33% 증가하여 105만명이 방문하는 등 매년 급속하게 시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우리부는 2020년까지 10선석의 전용부두를 구축하여 편리하게 기항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한편, 외국인 전용 선상 카지노 도입, 금융·세제 등맞춤형의 지원체계 마련을 통해 국적선사 육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 다양화 및 해외 설명회 등을 통해 외국 크루즈의 국내 기항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크루즈 산업 이외에도 선박관리산업도 성장가능성이 높은 산업입니다. 최근 선박관리는 선박의 소유와 관리의 분리 추세에 따라 독자적 산업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선박관리업은 연간 10% 이상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선박관리회사 대부분은 2∼10척의 선박을 관리하고 있는 초보적 수준에 불과하여 앞으로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선박관리업 발전을 위해 전문인력 양성 지원, 신규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활동, 선박 관리의 효율성 및 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한 정보시스템 구축 등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해운시장의 외적 외연을 높여 해외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 구축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그간의 극동 러시와, 몽골, 흑해·카스피해 주변국 등과의 해운협력에 이어, 금년에는 남아공, 아세안 국가 등과도 협력을 확대하여 해운시장이 보다 다변화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특히나,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 해빙 가속화 등으로 2030년 북극항로가 완전히 열릴 것에 대비하여 북극항로에 대한 우리의 국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북극해 연안국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선제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선·화주간 협력을 통해 적정 화물을 발굴하고, 내빙화물선 확보 및 극지운항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일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해운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원년을 기대하며
지난 한해는 세월호 사고로 인해 깊은 고뇌와 상실에 빠진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실과 패배를 넘어 새로운 항해를 해야할 때입니다. 침체에 빠진 우리 해운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여 우리 경제에 군불을 지필 수 있는 한 해를 만들어가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바다에 대한 국민 인식도 높여가는 한 해가 되야할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 오일쇼크,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해온 훌륭한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민·관이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합심한다면 작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보낼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올 한해가 위기를 넘어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크루즈 선사가 만들어지고, 모나코의 V-SHIP과 같은 선박관리회사가 설 수 있는 토양이 조성되는 동시에, 세계 속의 해운강국으로 다시 한 번 우뚝 솟아 성장의 발판이 구축되는 원년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해양수산부 차관 김 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