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의 새 역할 선박의 혁신에 대한 연구 결과 기대 커
선복과잉과 중국경제 부진으로 해운업황 회복세 지연

해운경기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스무 번째 바다의 날을 맞이합니다. 어려운 중에도 험한 파도를 헤쳐 나가는 해운업계 모든 분의 수고에 지면을 빌어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 해 바다의 날이 한국해운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Q. KMI 해운해사연구본부는 우리나라 해운연구분야의 핵심 조직입니다. 해운해사연구본부의 올해 주요 추진사업이나 연구분야는 무엇인지요?
지난해부터 해운과 시황, 해사안전, 해사산업을 하나의 본부에 두고 연구하는 체제로 변경하여 해운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산업의 외연을 확대하는데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세월호 사고를 겪으면서 우선 해사안전에 대한 연구와 중장기 대책 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입했습니다.
올해는 우선 해운산업의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지난 해 톤세제 연장의 타당성 연구를 통해 톤세제를 유지하는데 기여했던 것에 이어 올해는 해운업의 새로운 성장전략을 짜는데 노력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특히 크루즈 산업 발전전략 연구와 흑해, 중동, 북극해 등 새로운 해운시장 연구 등을 통해 해운업의 확장에 이바지할 계획입니다.
기본적인 연구 수요인 세계 해운시장 분석과 시황정보 공유 체계를 개발하는 연구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e-navigation을 비롯한 해사안전 연구와 남북해운, 선원, 도선제도개선, 도서지역 지원을 위한 운송 지원 등의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해운업의 핵심경쟁력인 선박의 혁신에 대한 연구 가운데 LNG 선박의 경제성을 분석하고 관련 업계에 널리 알림으로써 KMI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Q. 부산으로 KMI가 이전해 해양클러스터의 모양새를 갖춘 셈입니다. 국내 최대 무역항 부산항이 세계 5위에서 6위 컨테이너항만으로 밀렸습니다. 올해 세계 해상 물동량 전망과 함께 향후 해운경기 전망은?
올해 세계 해운시장은 상반기 꾸준한 물동량 증가세가 예상되지만 하반기 이후 중국 경제의 부진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금년 4월까지의 수출입, 경제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중국경제의 부진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1분기 GDP 증가율이 7%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2013년 3분기 7.8%, 4분기 7.7%, 2014년 1분기 7.4%, 4분기 7.3% 성장 이후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중국 경제의 하강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무역은 전년대비 6.0% 감소했습니다. 수출은 4.9% 증가했지만 수입은 17.3% 줄었습니다. 4월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하여 중국경제의 부진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 4월까지 중국경제는 전문가들의 예측 이상으로 빠르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기간에 해상운임은 역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였습니다. 정기선 시장의 경우, 중국의 무역액 자체가 감소한 3~4월 지속적인 하락세(SCIF 기준, 3월 6일 960.3p → 4월 24일 702.5p)를 보였습니다. 특히 유럽항로 운임은 SCIF를 산정한 이후 최저치인 TEU당 349달러를 기록하였는데, 동 기간에 중국발 유럽향 수출물량이 감소했습니다.
또한 건화물선 시장의 경우에도 BDI가 지난 2월 2일 590p를 기록, 600p가 붕괴된 이후 5월 들어서도 600p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 기간에도 역시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2%대의 미미한 증가세를 보였고 석탄은 오히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이 중국 경제가 부진을 보이면서 올해 해상물동량이 크게 증가하기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공급 측면에서도 정기선은 올해 초대형선박 인도량이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어 공급과잉이 작년 보다 심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건화물선은 작년에 비해 발주량이 적고 케이프 선박의 해체량이 100척에 이르러 공급과잉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화주중심의 시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원 시장분석센터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해상물동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상태에서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올해도 해운경기는 작년에 비해 나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결국 올해 세계 해운경기는 중국 경제가 부진에서 탈피하지 않는 한 작년과 같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Q. 세월호 참사이후 해사안전분야는 해운정책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해사안전과 관련, 변화되는 정책이나 제도는 무엇인지요?
그 동안 해사안전에 관한 정책과 연구는 외항상선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내항선 특히 여객선 안전에 대한 정책과 대책이 집중적으로 수립되었습니다. 또한 환경과 안전규제에 대비·대응하는 수동적 태세에서 한층 진전하여 능동적으로 주도하려는 입장에서 정책과 연구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연안여객선 안전제도에서 변화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로 올해 7월 1부로 운항관리자의 소속을 해운조합에서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 이관하는 것입니다. 이에 앞서 해사안전감독관(여객선)을 채용하여, 4월부터 현장에 배치하여 선사와 운항관리자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둘째로는 안전운항을 위해 출항점검 및 화물․여객관리를 강화한 것입니다. 출항 전 점검을 강화하기 위해 선장과 운항관리자가 합동으로 점검하고, 철저한 여객관리를 위해 모든 여객에 대한 전산발권 및 사업자의 신분증 확인 등 여객 신분확인 절차를 강화(’14.6)하였습니다. 또한, 화물과적 차단을 위해 화물 전산발권을 의무화(’14.10)하는 한편, 대형 카페리에 대해서는 계량증명서를 제출․확인토록 하여 최대적재중량 이상의 화물 선적을 원천 차단하고 있습니다.
셋째로는 선원의 자질과 책임 강화 조치를 추진한 것입니다. 선원 교육과정을 실습위주로 개편(‘14.7~)하고 교육훈련을 강화(‘15.1~)하는 한편, 올해 7월부터 제복 착용을 의무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화재, 전복 등 비상 시 선원의 대응능력 제고를 위해 입체적 훈련이 가능하도록 예산 35억 원을 투입하여 한국해양수산연수원(부산 소재)에 지상 3층, 연면적 약 1,300㎡ 규모의 「선박종합비상훈련장」을 연내 건립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넷째로는 선박 및 설비 기준 등을 정비한 것입니다. 카페리 여객선에 대한 선령제한 강화(최대 30년 → 25년)를 추진 중(해운법 시행규칙 개정, ∼’15.7)에 있으며, 규제 강화와 함께, 여객선 현대화 촉진을 위해 이차보전사업의 지원규모 및 지원조건을 개선․시행(’15.1∼)하는 한편, 관계부처와 함께 선박공동투자제도 등 신조지원제도 도입도 검토・협의 중에 있습니다. 아울러, 선박의 블랙박스인 항해자료기록장치(VDR) 설치 의무를 확대하고 구명조끼, 탈출보조장치 등의 설치기준도 강화하였습니다.
다음으로는 해사안전 및 환경규제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개의 과제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선박평형수 처리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개발된 기술을 IMO 승인을 획득하고 기술표준으로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다. 또한 올해부터 본격화된 e-Navigation 사업은 해양안전과 신산업 창출을 목표로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세계 해사산업의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입니다.
Q. 세월호 참사로 연안해운분야 연구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연안해운 및 해상대중교통에 관한 연구와 관련해 말씀해 주십시오.
연안해운은 화물운송과 여객운송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연안해운산업의 전체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입니다. 안전과 친환경성, 효율성 개선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특히 여객운송은 대중교통으로서의 편의성, 신뢰성, 접근성까지 확보해야 합니다.
운송사업 차원의 여객운송을 국가계획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육상의 대중교통체계와 연계하여 해상대중교통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 기본계획 수립이 시급합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여객선 현대화와 운항관리체계, 선원 관련 대책을 추진중입니다만 예산 부담이 큰 여객선 현대화는 아직 방향 설정조차 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굵직한 것이 해결되면 곧 바로 국가 해상교통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해야 합니다.
원칙만 세워진 해상교통인프라 확충과 간·지선 항로 개발 등 해상교통시스템 효율화 방안에 관한 사항, 해상교통의 정보화에 관한 사항, 해상교통 서비스 개선에 관한 사항, 여객선 등 해상교통 기술혁신, 개발·개선·투자에 관한 사항, 중장기 투자 및 재원조달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원도 이러한 해상교통체계에 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Q. 해양수산부는 최근 크루즈산업 육상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업계 관심 핵심은 국적 크루즈선 카지노의 경우 내국인 출입이 가능할 것이냐 입니다. 국회에서 법 개정이 있어야 하고 문체부의 승인도 얻어야 합니다. 본부장님의 견해는 어떤지요?
해양수산부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크루즈 산업의 활성화 여부는 늘어나는 국민의 크루즈 수요에 대응하여 국내 관련기업이 어디 까지 공급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크루즈 여행사와 크루즈선의 건조 및 기자재 공급, 선박의 운항, 승무원, 크루즈선내 물품공급, 기항지 확보, 통관서비스 등이 종합적으로 제공돼야 합니다. 각 분야별로 가장 경쟁력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크루즈 여행사는 이미 국내 활성화가 되었고 기항지 확보와 통관서비스 등 공공부문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만, 크루즈선의 건조와 운항 관련 사안은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특히 크루즈 운항은 세계적으로 소수 기업이 과점하고 있기에 진입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특성화·차별화가 필요하며 동시에 외국 크루즈운항기업과의 동등한 경쟁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국적 크루즈 선박에 카지노를 허용하는 문제는 크루즈 운항선박의 경쟁력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산업 육성을 위해서 선상카지노는 갖춰야 할 기본조건일 뿐 크루즈선사의 주된 수입원은 아닙니다. 선내 카지노 출입기록을 유지한다면 내국인의 사행성 조장은 기우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제한되어 육상의 카지노 보다 사회 풍속에 미치는 영향도 작습니다.
아무쪼록 우리 연구본부도 크루즈 산업이 해운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혜로운 방안을 모색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