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 대표변호사
지난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여행을 가는 여행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왔다. 이제는 해외로 휴가를 즐기러 출국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고, 더 이상 자랑거리도 아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국력이 커졌고, 우리 국민들이 먹고 살만해 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으나, 한편으로는 국내에도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은데, 우리가 이를 너무 홀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면서 서해와 남해에는 수많은 섬들이 분포되어 있는 다도해 지역이 많다. 바다와 섬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장관은 여느 해외 유명 관광지의 풍경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여객선이나 유람선을 타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천혜의 절경을 구경하고, 때묻지 않은 섬을 탐방하는 것은 추천할 만한 관광코스이다. 그런데, 이런 멋진 풍광을 두고 밖으로만 눈을 돌리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올 상반기 메르스 파동의 여파로 해외에서의 관광객 수가 급감하여 국내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 게다가 섬을 오가는 여객선사들은 지난 해의 세월호 참사에 이어 올해의 메르스 파동까지 겹치면서 악재를 맞아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악화된 국내 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국민들을 국내 유수의 관광지로 유치하는 활동을 하였다. '떠나세요, 가장 쉬운 나라사랑은 국내여행입니다'라는 주제로 국내의 관광지를 소개하여 내수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는 홍보활동을 하였으며, 여름철에 집중된 국내 관광 수요를 봄, 가을로 분산시켜 비수기 관광업체의 경영악화를 막기 위해 관광주간 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홍보 활동이 실제로 국내관광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는지는 미지수이다. ‘2014 관광주간 국민참여 실태조사’와 ‘2015년 봄 관광주간 국민참여 실태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 사이 해외 관광객 비율의 수는 10%가 증가하였고, 관광주간을 모른다고 답한 비율 역시 11% 증가했다고 하니, 실효성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려울 것 같다. 현장에서는 정부가 하는 홍보활동이 국내 관광 활성화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는데, 그게 사실이었음이 객관적 지표로도 증명된 셈이다.

정부의 지원은 말 뿐인 구호 외치기에 국한하지 말고, 실무와 현장이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책을 강구해 봐야 할 것이다. '국내로 여행갑시다'라고 목청 놓아 부르짖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국내로 여행을 가고 싶도록 만들고, 국내 여행을 갔다 오면 해외 여행을 다녀 오는 것보다 남는 것이 훨씬 더 많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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