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수업료 내며 국적 원양 컨선없는 뼈저린 상황 닥칠수도"

 

▲ 해운업에 대해 긴급 유동성 지원과 과감한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 신조선 건조를 적극 지원해 이번 위기를 한국해운의 탈바꿈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전준수 석좌교수.
Q. 제 12대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장에 재 선임되셨습니다.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장으로서 부산항의 신년 최대 화두는 무엇인지요?

부산이 글로벌 해양거점도시가 되기 위해 부산항만공사가 중심이 돼 모든 해양 역량을 모으는 핵심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 일과 함께 부산항만공사가 명실공히 글로벌 터미널 오퍼레이터(GTO)로서 성장하기 위해 실력을 배양하는 일이겠지요. 이를 위해 우예종 사장이하 모든 임직원이 정확히 비전을 확립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Q. 세계 해운분야 석학으로서 2016년 글로벌 해운경기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우리 모두가 알로 있지 않나요. 요즘 같아선 전문가가 필요 없지요. 제가 최근에 읽은 책인 Toy Story와 Incredible을 제작한 Pixar사장 Ed Catmull이 쓴 Creativity, Inc.에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그 미래를 만들어 가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용. 우리가 조선분야 세계 1위, 해운 5위라고 하지만 아직도 변방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저도 런던에 가서 오랜 친구들에게 물어 보려 합니다.

Q. 정부당국과 금융권의 해운선사 유동성 긴급 수혈 시책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해운위기에 대한 정부당국과 선사간의 체감정도는 다르다고 봅니다.  이와관련 교수님의 견해는?

저희는 해운의 국가적 중요성, 제 4군으로서의 역할 등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이 또한 저희만 알고 있는 것이지요. 사회적인 공감대가 전혀 형성돼 있지 않습니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저들에게는 그저 탐욕스럽게 사업하다 의사 결정 잘못해 어려움에 처한 산업 중 하나일 뿐이지요. 다행스럽게도 해양수산부 장관과 차관이 모두 해운에 대해 잘 이해하고 열정이 있으신 분들입니다. 해운산업을 살리는데 실기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긴급한 것은 새해에 만기되는 회사채를 20% 상환없이 전액 연장하고 이자율도 정책금융 수준인 3%대로 낮추는 것입니다. 이것이 안되면 우리나라도 원양 컨테이너 정기선 없는 상황을 뼈저리게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엄청난 수업료를 내면서요.

우선은 어떤 산업에도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그런 선도기업이 있습니다. 해운에서는 머스크 같은 선사입니다. 다음은 발빠른 추종기업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둘 다 아니지요. 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결정합니다. 지금은 공급이 넘쳐납니다. 수요의 질도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GDP가 1% 성장하면 무역 물동량은 2.7~3%가 성장했습니다만 지금은 1.2~1.3% 정도만 성장합니다. 무역의 구조가 변하고 있습니다. 이는 내수산업의 성장과 제조기업의 회기현상 등에 기인한 것입니다. 물론 크게는 세계 경제 침체와 중국 경제 성장의 둔화가 원인이 되겠지요. 따라서 금년 내지 6년이내는 수요가 크게 성장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사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지엽적인 원가 절감, 항로 변경 등입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우리 정기선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아닙니다. 역시 정부가 해운에 대한 근본적 시각을 바로 잡는 것입니다. 해운업에 대해 긴급한 유동성 지원과 과감한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신조선 건조를 적극 지원해 이번 위기를 한국해운의 탈바꿈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조선업도 다시 재건시킬 수 있습니다. 세계는 아직도 유동성이 풍부합니다. 우리나라 수출입은행 정도의 신용이라면 이런 모든 자금 수요를 충분히 조달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수출입은행도 해운산업의 이해도가 예전하고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습니다.

Q. 끝으로 해운항만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금년으로 제가 해운으로 밥먹기 시작한지 42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동안 해운에 별별 어려움이 다 있었습니다. 긴 동굴의 어두움 속에 있을 때도 끊임없이 노를 저어 가면 빛을 보게 되고 얼마후에는 그 어두운 동굴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이제는 빛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만 보이는 지는 모르겠지만요. 중요한 것은 모든 해운선사가 똑같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머스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익을 내고 있다는 사실보다는 이익 창출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트렌드가 중요합니다. 미래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만이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구 5백만명이 국가에 머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위기의 강도는 우리보다 훨씬 클 것입니다. 따라서 머스크도 해운시장 안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우리가 현재 유동성 위기만 극복하면 다시한번 해 볼 만한 싸움이 될 것입니다. 이를 우리 금융당국도 이해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해운항만업계 가족 여러분. 후에 오늘 일을 생각하며 웃으면서 소주한잔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새해 하느님의 가호가 우리에게 있기를...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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