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사만으로 가칭 “Korea National Line” 만드는 역발상 필요
근본적으로 우리가 정기선 해운의 페러다임 바꾸는 것

해양에 관계되는 6개분야에 60명의 전문자문위원이 계시고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총괄 자문위원회에 17명의 위원이 있습니다. 해양의 업무가 너무 광범위하고 더욱 복잡해지고 있어 행정 조직만으로는 그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탁상행정의 병폐를 지양하기 위해 시기 적절히 전문인의 조언을 정부가 수용하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지요. 문제는 형식상으로 요식행위로 끝내느냐 아니면 정부의 부족한 점을 자문위원회를 통해 보완 받느냐는 정부에 달려있지요. 해양수산부 김영석 장관님은 적극적으로 자문을 요청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자문위원들께도 정책적 제안이 있으시면 관계 국장에게 하시라도 전화드려 달라고 당부하셨으니까요. 저는 위원장으로서 현재 해양수산부가 당면하고 있는 시급한 문제에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전달하는 것이지요. 아시다시피 해운 원양 정기선 문제가 제일 화급한 문제입니다.
Q. 위기의 해운산업을 재기시키는데 해운계 원로이신 교수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대상선, 한진해운의 조기 경영정상화가 한국 해운산업의 대외 신인도를 높이고 업계 전반의 회생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교수님의 이에 대한 견해는?
네, 그렇습니다. 한진해운은 제가 대학교 졸업후 처음 입사한 해운공사의 후신이고 현대상선은 제가 11년째 사외이사를 하고 있는 곳입니다. 제 해운경력의 끝을 이런 식으로 끝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가장 다행스러운 것은 해양수산부 김영석 장관이나 윤학배차관이 사태 심각성과 문제점을 정확이 이해하고 해결책을 고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시중에 한진해운 총부채 5조6000억원에 현대상선 총부채 4조8000억원 하는식의 이야기는 해운에 대한 시중의 공포감만을 불러일으키는 잘못된 것입니다. 선박을 구매하고 건조할 때는 타인의 부채를 80%이상 쓸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문제되는 것은 단기부채입니다. 이 회사채는 연리 10%가 넘는 고금리 이지요. 우선은 만기 돌아오는 회사채를 3년 유예시켜 주고 이자도 정상금리 수준인 3%대로 낮춰 주어야 합니다. 단기유동성 문제만 해결돼도 우선은 정상화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입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몇척 확보하고 얼라이언스에 겨우 끼어 현상유지하는 것으로는 우리 정기선 해운의 앞날은 없습니다. 1, 2년후에 또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정기선 해운의 페러다임을 바꾸는 것입니다. 2011년에 머스크가 대우조선해양에 Tripl E 라고 불리우는 1만8000TEU급 컨테이너 선박을 20척 건조했던 것처럼 우리도 고속, 고효율, 환경친화적인 사이즈 1만3000TEU급 선박을 20척을 일시에 건조해 우리 한국선사만으로 “Korea National Line”을 만들어 얼라이언스(Alliance)에 가입을 구걸할 필요없이 독자적으로 동서 서비스를 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벙커 가격과 적재율을 감안할 때 1만3000TEU나 1만8000TEU는 운항원가의 차이는 거의 없으며 건조가격에서도 우위를 가질수 있습니다. 우리가 기항 항만을 조정하고 고속으로 운항하면 동서항로에서 트랜짓타임(Transit time)을 20% 감축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현재 머스크가 84%정도의 운항시간 정확도를 우리는 피나는 노력으로 90%까지 달성할 때 우리는 과거의 머스크가 했던 것처럼 정기선 해운의 새로운 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는 또한 극심한 어려움에 빠져있는 국내 조선소에 새로운 일감을 만들어주고 현재 대형선 건조에 고민하고 있는 많은 외국선주들에게 일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마중물 노릇을 할수 있을 것입니다. 이거야 말로 조선업과 해운업을 동반 상생할 수 있는 길입니다.
Q. 교수님께선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장을 맡고 계시기도 합니다. 부산항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보하기 위해 화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는?
부산항만공사의 비전은 글로벌 터미널운영자 GTO(Global Terminal Operator)가 되는 것입니다. 싱가포르 항만청이나 홍콩의 허치슨과 같이요. 그러기 위해선 현재의 항만 임대업자에서 과감히 벗어나 실제 터미널운영에 직접 참여해 경험과 지식을 축적해 나가야 합니다. 젊은 직원들에 대한 과감한 교육투자로 미래에 대비해 나가야 합니다. 항만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항만을 직접 경영하지 않으면 창의적 투자나 변화에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이도 현 우예종 사장은 목표를 정확이 설정하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시책도 부산항만공사가 본래의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 해주어야 합니다.
Q. 벌크선운임지수가 다행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최저점에서 탈피하고 있습니다. 향후 해운경기 전망은 ?
향후 시황은 우리 모두 잘알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전문가가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 벌크선운임지수 BDI가 두자리수 오르고 상승세에 있다니 농담과 같은 느낌입니다. BDI가 최소한 2000p 대에 오르지 않으면 시황이 회복 됐다느니 본격 상승세에 들어왔다니 하는 이야기는 해운을 모르는 사람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현재의 선복과잉 사태가 범세계적으로 획기적인 조치가 없는 한 벌크선 해운은 정상화 될수 없습니다. 이에 국제해사기구(IMO)의 역할이 어느때 보다도 중대하고 현재 임기택 IMO 사무총장의 역할이 기대됩니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지면으로 하기는 곤란해 이정도로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운인 여러분 건강 조심하세요. 우리도 한때 좋았잖아요. 그때가 반드시 다시 옵니다. 이것은 희망이 아니라 확신입니다.
[만난사람=젇창훈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