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한 쿠팡과 같은 O2O 물류 서비스를 살펴보면 당일배송에 부재 시 배달확인 사진 발송까지 해외 어떤 국가와의 비교에도 뒤쳐지지 않는 수준의 배송 속도와 서비스를 자랑한다. 인프라와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이 두 가지만 보았을 때 분명 큰 발전을 이룬 것에는 틀림이 없으나 국제 물류는 이 두 가지보다 더 많은 중요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일단 물류 정보부터 살펴보자. 이 부분에 대해서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폐쇄적’이다. 물류 정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업계 사람들이 가장 먼저 쉬핑가제트를 떠올릴 것이다. 책으로 주간 발간되는 쉬핑가제트의 경우 유료로 구독료를 지불해야 하며 업계(포워딩, 선사 등) 사람들만이 쓰는 정보란 것을 기억해두자. 유료인 것 이외에 이 것을 폐쇄적으로 만드는 요소중의 하나는 이 정보만으론 부가가치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인쇄 소요 시간과 배송시간, 정보 수집 시간 등을 고려하면 정보의 최신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시장은 기회의 시장이고 이러한 실시간 정보의 개방과 적절한 서비스와의 연계가 이루어 진다면 정보의 가치는 물류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시장 사이즈가 될 것이다.
그러면 이제 물류 서비스는 어떤가? 선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서비스업체들은 웹사이트 조차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검색포탈에서 ‘포워딩’ 검색어로 검색 시, 사이트 수 100개 이내 수준이며 대부분의 사이트들이 연락처 제공 이외의 마땅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국내 포워더의 수가 약 3,500~10,000개 사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수 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는 아직 오프라인 영업과 이메일과 유선통화 등 영업사원으로써 화주와 좀 더 접점을 둘 수 있는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아무리 기존의 영업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봤을때 오프라인 방식의 업무 프로세스로 인한 손해액이 연간 8,000억원에 달하는 것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임이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한 해외 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화주 업체가 견적을 받는 소요 시간이 평균 90시간에 달하며, 약 45%의 업체들 만이 실제로 견적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현재 업무 방식으로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 이외에는 성장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을 시사한다. 물론 탁월한 영업력과 회사만의 차별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회사의 개별적 성장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산업 전체로 시선을 넓혀 보았을 시에는 현재의 낮은 운임과 과도하게 많은 업체 수로 인한 ‘chicken game’이 유지 된다면 점점 마진은 줄어들고 자신들의 마진을 지킬 수 있는 대기업/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의 시사점은 현재의 물류 시스템이 화주 위주의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이다. 거대 물량을기반으로 낮은 물류비를 만들어내는 대기업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 물류 산업의 발달과정에서 수많은 국내 수출업체들의 성장이 큰 역할을 하였다. 삼성, 현대와 같은 대기업들의 성장도 큰 기여를 하였지만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의 성장세 또한 기여도가 매우 크다. 이에 비해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은 물류비용에 매출액 대비 9%~10% 가까운 비용을 소비하고 있으며, 정보의 부족으로 잦은 서비스업체의 교체와 서비스 업체 검색에 인적/시간적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5% 수준의 물류 비용을 지출하면서 다수의 서비스 업체 관리가 가능한 대기업과 대조가 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과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서 최우선 되어야 할 것은 여러가지 방안 중 공공정보의 개방, 방대한 DB의 분석(Big Data), 그리고 이것들의 적절한 활용(서비스)이다.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현재 전세계적으로 20세기에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여겨지는 국제 물류 산업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간의 적절한 연결고리를 가능하게 하는 O2O 모델이 가져올 수 있는 가치는 매우 커 보인다. 물론 배달의 민족이나 기타 일반 소비 위주의 커머스 O2O 모델들이 적용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B2B 산업의 특성상 조금 더 오프라인, 영업을 위주로 하는 O2O 모델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물류 서비스 시장은 다른 국가와는 다르게 각 물류주체가 좀 더 긴밀하고 상대와의 인연과 친목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나 이것이 분명 강점이라는 것도 인지 해야 한다. 강점은 강점대로 살리면서 효율성을 중요시 하는 방식의 성장이 균형 잡힌 국제 물류 산업의 성장과 동시에 국제 물류 강국으로 거듭나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