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이 되었다. 영국은 지난 6월23일 국민투표를 통해 51.9%의 탈퇴 찬성으로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로써 영국은 처음으로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나라가 되었다. 영국이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3년 만이다.

애초 ‘잔류’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으나, 예상을 뒤엎은 '탈퇴' 결론이 미친 파장은 컸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10%이상 폭락해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전세계 증시 포인트가 폭락한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가치와 금 현물가격이 급등했다. 리그렉시트’(Regrexit, Regret+Brexit,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라는 신조어가 퍼지면서 국민투표에 불복해 다시 투표하자는 청원이 개표 닷새 만에 400만 명 가까이 의회 청원사이트에 몰렸고,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이 참에 주민투표를 통해서 영국연합왕국에서 독립하자는 주장이 대두되는 등 영국 내부의 국론분열도 심각한 상태이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된 이유에 대해서는 갖가지 분석이 있으나, 대체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EU와 유럽중앙은행(ECB)의 남유럽 국가들에 대한 거액의 구제금융 때문에 EU 회원국의 재정분담금이 늘어나 영국에도 재정적 부담이 생긴 것, 그리고 이주민에 대한 복지지출에 따른 재정부담 및 노동시장에서의 경쟁심화 등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브렉시트가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유럽과 체결한 FTA를 영국과 새로이 체결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과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으로 인한 무역관계에서의 득실을 따지는 것이지만,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브렉시트가 간접적으로 가져올 전세계적인 저성장의 후폭풍이다. 브렉시트 이후 세계 유수 투자은행들은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불확실성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낮아졌고, 더욱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직접적으로 유럽으로 가는 비중이 큰 선박, 자동차 부품, 가전 등의 추가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한국 경제의 최대 현안은 조선업과 해운업의 구조조정이다. 대규모 적자를 해결할 방안이 보이지 않고, 책임자들의 경영 실패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과연 조선과 해운이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져 있다. 살아남기 위한 기초체력이라도 회복하려면 경기가 좋아져 바다의 물동량이 늘어나고 선박 건조 발주가 증가해야 하는데, 브렉시트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언제를 회복의 시기로 잡을 수 있을지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 결국 저 멀리에서 영국이 유럽연합과 헤어지겠다고 하는 통에 치르는 한바탕 난리가 안 그래도 어려운 우리나라의 조선, 해운업계에게는 독이 될 것인바, 그 해독을 위한 선제적 재정확대와 고용안정 등의 발빠른 대응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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