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운임지수 BDI는 올해 2월 290p선의 사상최악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해운업황의 개선에 대한 희망을 접었었다. 하지만 수급이 안정되면서 운임지수는 악몽을 딛고 1200p선에 근접하고 있는 등 전반적인 여건 악화에도 불구, 여기저기서 해운시황의 회복기미가 감지되고 있어 다행이다. 특히 벌크선 시황은 내년에는 상당히 기대가 가는 부문이다.
미증유 장기침체로 신조선가, 중고선가, 용선료가 급락한 상황에서 경기 반전의 호기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관건. 하지만 국내 해운시장은 금융권의 해운업에 대한 심각한 기피현상으로 투자의 호기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어서 안타깝기만 하다. 실례로 신한은행은 최근 해운업체에 대해 일절 자금지원을 하지 않도록 조치했다는 후문. 물론 타 시중은행들도 해운선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지 오래지만 이같은 행태가 갈수록 첩첩산중이라 한숨만 나온다는 것이 한 중견사 임원의 푸념. 정부의 해운업 경쟁력 강화 지원방안 내용을 속속들이 들여다 보면 몇 년전부터 제시해 온 내용들과 별반 다르지 않고 특히 자금지원 문제에 있어선 현실적으로 타당치 않은 요건들을 요구하고 있어 사실상 실효성에 있어 기대치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
유럽 선주 등 선진해운국에선 활발한 선박금융을 통해 호황시기를 대비. 저가의 선박들을 사들이고 저가 용선을 통해 새로운 사업준비에 나서고 있는데 반해 한국 해운시장은 실효성없는 재탕의 정책 부재로 인해 해운선사, 해운브로커들의 행동반경을 크게 제약하고 있어 대비되고 있다고 힐난.
한국해운업의 위기를 장기불황에만 탓하지 말고 구태의 전반적 시스템을 새롭게 복구해 경쟁력을 살려야 한다는 따가운 지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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