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컨시황 본격 회복은 2017년쯤 본다”
국내 선사, 원가절감과 시황예측능력서 떨어져


 

▲ 2014년는 선복과잉현상이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여 금년과 비슷한 수순의 시황이 전망된다고 밝히는 강성진 애널리스트.
Q. 2008년 가을 금융위기이후 해운업황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14년 해운경기 전망은?

2014년 컨테이너 정기선 시황은 공급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고 전제할 때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업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위권 선사들의 경우 원가절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전략에 올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들 상위권 선사들은 불황속에서도 수익이 나고 있어 초대형 선박 발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선사들과 같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금 지원에 나서는 선사들도 대형 선박 발주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공급 과잉현상이 쉽게 잡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2014년 국내 컨테이너 해운선사들은 선박수급 개선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2014년 컨테이너 선박 수급상황은 2013년 대비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계선율이 하락하면서 실제 해운선사들이 직면하는 수급상황은 2013년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벌크선 시황은 2013년 상승폭이 커지면서 본격적인 회복세가 기대되기도 했지만 2014에는 다소 상승폭이 둔화될 전망입니다.

이는 벌크선 공급증가율을 억제해 왔던 왕성한 선박해체 활동이 눈에 띄게 둔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벌크선사들은 장기운송계약 화주 확보와 함께 중국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황의 변화를 감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 때 STX팬오션이 산업은행등에서 인수해 지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커집니다. STX팬오션이 사업부문의 위축이나 대외 신용도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국내 대표적 벌크 선사로서 계속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현대글로비스의 본격적인 벌크해운업 시장 참여는 벌크해운업계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한편 유수선사들이 2013년에 발주한 선박들이 2015년에 항로에 투입된다고 보면 수급이 안정세를 이뤄 수익성있는 항로운항을 하는 시점은 2017년쯤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우리나라 대표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자금유동성 악화로 상당히 어려움 지경에 와 있습니다. 채권단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구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사태를 어떻게 보고 게시는지요?

한진해운의 투자설명회를 갔다 왔습니다. 한진해운에서 설명하는 재무구조 개선 추진이 실제로 실현된다면 반년정도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그 이후는 정말로 돈이되는 벌크 전용선 부문등 알짜부문의 매각이 선행되지 않으면 자금사정이 다시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한진해운의 경우 구조상 매년 수입이 1조원의 적자를 보게끔 돼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같은 상황이 앞으로 2년정도 지속될 전망이어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재무구조개선과 영업수지 개선 노력이 절실합니다. 아울러 머스크 등 세계 상위권 유수선사들과 비교해 경영층에서의 시황 예측능력이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현대상선의 경우 선대 합리화에 적극 나서 이같은 힘든 시기는 넘길 줄 알았습니다. 선박 발주를 영리하게 했거든요. 탱커선 부문의 경우는 수익도 나는 등 괜찮은 편이었는데. 아쉽게도 노하우가 약한 드라이 벌크사업 부문에 너무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사업은 새로운 분야의 개척도 중요하지만 노하우가 완비된 부문에서부터 먼저 공략해 들어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이 자금난을 겪게 된 것은 회사채 시장의 경색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Q. 2014년에는 P3네트워크의 출범과 함께 얼라이언스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같은 경쟁속에 국내외 선사가 M&A가 가속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머스크, MSC, CMA CGM 등 세계 1~3위 정기선사들간의 제휴인 P3네트워크가 출범하게 되면 분명 정기선업계에 파장은 클 것으로 보입니다. P3네트워크의 출범은 무엇보다 원가절감 차원에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운임을 내리거나 올리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 원가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수익을 창출한다는 개념입니다.

P3네트워크에 대항하는 얼라이언스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겠지요. 하지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자금난에 초대형 선박 발주 등에 소홀할 수 밖에 없어 얼라이언스 그룹에서 입지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하위권 중소형 선사들의 경우 얼라이언스 멤버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진입장벽이 높아져 퇴출되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됩니다.

Q.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와 같은 해운 호불황 주기는 없을 것으로 전망기하도 합니다. 그만큼 시황 예측이 갈수록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리나라 해운기업이나 해운당국이 앞으로 특히 보강해야 할 부문은 시황예측능력 향상입니다. 시황 예측 능력이 선진해운국에 비해 크게 떨어집니다. 극심한 불황이기는 하지만 상위권 선사들과 우리 해운선사들과 견줘보며 이 부분에 대해 이해가 갈 것입니다. 머스크의 경우 시황 예측에 따라 선박 발주를 조절하고 운항에서 얻은 노하우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조선사와 같이 원가절감의 최신예 선박을 함께 설계, 건조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 해운기업들 사정을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머스크와 같은 방대하고 세밀한 운항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지 묻고 싶습니다. 해양수산부 등 정부부처내에도 시황 예측 T/F팀을 만들어 인재를 키워나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대담=정창훈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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