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ㆍ물류대란, 2022년 2월까지 해소될 전망
본격적 비수기 영업돌입 시 운임 프리미엄 빠르게 빠질 듯
공정위, "무슨 논리로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인지 이해 못해"
내년 시황, 컨테이너선 '상고하저'...드라이벌크선은 '상저하고'
Q. 스팟 컨테이너 운임이 3주 연속 하락하는 등 최근 시황 턴어라운드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 말씀 부탁드립니다.
물류대란의 본질은 성수기 시작점의 공급조절이 2년 연속 나타남에 따른 선적 및 도착지의 처리속도 둔화이지 해상운송량의 폭발적인 증가는 아닙니다. 항만처리가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되니 홀리데이 시즌에 내에 도착할 수 있는 화물운송 마감 시간이 앞당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평소 같았으면 12월 말까지 운임이 계속 상승할텐데, 10월들어서 컨테이너 해상운임은 더 높이 상승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시즌 내 도착 가능물량 접수가 마감되고 난 이후에는 오히려 운임 하락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해운ㆍ물류대란은 언제쯤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
정기선 시장은 비수기에 항차 조절을 반드시 하는 패턴입니다. 도착지에 가서 줄서는 선박이 줄어들면 비수기 기간 이내에 적체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기간은 2022년 2월까지 해소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이번 10월에 중국 골든위크를 앞두고 대형 얼라이언스사들이 10월 동안 8% 가량 항차를 줄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후로 미주 동부해안향 운임은 매주 하락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비수기 영업에 돌입할 경우 적체현상이 줄어들면서 운임 프리미엄이 빠르게 빠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벌크선 운임지수 BDI도 한때 5천p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음. 벌크선 시황과 변동성과 관련해 말씀해 주십시오.
컨테이너해운이 되었건, 벌크해운이 되었건 계절성이 뚜렷하다는 특징은 동일합니다. 드라이벌크선 시장도 1, 2월이 비수기에 해당됩니다. 중국의 ‘올림픽블루’ 정책으로 인해 선적 감소 현상이 빠르게 운임을 약세로 전환시킨 이유라고 판단됩니다. 2010년 13차 5개년 계획 발표 당시나, 2017년 연말 철강감산 정책이 이어졌던 시기를 고려하면 운송량을 다시 늘리기 이전까지 물량공백 감내하면서 운임 하락을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두 시기에는 한 분기 사이에 운임이 거의 절반까지도 떨어졌었습니다. 2월 이후 중국의 시장 복귀를 기다려 봐야할 듯합니다. 필자는 2021년 대비 2022년의 연평균 시황을 비교해 보면 드라이벌크선 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벌크선 신규투자가 공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배가 늘어날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간 업황은 우상향일지라도 계절성은 피할 수 없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Q. HMM(옛 현대상선)은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전환사채, 영구채 주식 전환 등의 우려로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HMM의 올 한해 영업실적 전망과 내년도 전망은?
10월돼서 컨테이너 스팟운임이 고점에서 크게 내려가지도 더 올라가지도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11월과 12월에도 이와 같은 수준을 이어간다면 운임수입은 3분기보다 4분기가 오히려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올해 성수기 선적 마감이 다른 시기보다 빠르게 마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11월말 정도가 성수기 끝이 아닐지 예상되기도 합니다. 비수기 조정 받아서 운임이 하락할 것을 고려하면 3분기와 4분기 운임수입은 유사할 것으로 보는게 합리적일 듯 합니다. 2020년 시황은 연초부터 10월까지 조정없이 오른 시황 흐름이었습니다. 2022년은 높은 업황에서 시작해서 유지만 하더라도 2021년대비 훨씬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업황 자체가 상고하저의 모양을 그릴 것으로 보이고 올해와 유사하거나 올해보다 적은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Q. SM상선이 11월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견해가 있으시다면…
SM상선에 대한 개별 투자의견을 상장직후에 제시할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비수기에 지켜보다가 제시해도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투자의견을 제시할 예정이 아니라서 상장 이후 주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SM상선은 컨테이너 선사이고, 필자의 경우 2021년보다 2022년 컨테이너선 시황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을 듯 합니다.
Q. 컨테이너 정기선업계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23개 컨선사에 대한 8천억원 과징금 부과추진이 핫이슈입니다. 공동행위(담합)에 대한 공정위와 해수부간 이견차가 매우 큰데요?
공정위가 언급하는 해당 기간 동안 정말 담합행위로 해운사들이 이익을 얻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습니다. 과거 유럽노선에서 130년 넘게 유지해 오던 구주운임동맹(FEFC)가 폐지되는 과정에서 선사와 화주간의 장기간의 협의과정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시는지?
실질적으로 그 당시 운임동맹이 폐지되면서 하한선을 높여 해운사가 불황시 손해를 보지 않을만큼 운임을 유지할 수도 없게 됐지만, 과도한 공급부족상태에서 상한선을 설정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화주들의 운송비 손해는 어찌 보면 과거 운임동맹을 해체함에 따른 후폭풍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봐도 될지도...
어찌 되었건 상당히 장기간의 사전준비를 통해서 진행됐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상적이지 않은 외부 충격으로 운임이 급격하게 상승해 해운사들은 10년를 만회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와중에 이제 돈 좀 벌었으니 벌금을 내라고 말하는 것인가? 담합에 따른 폭리를 취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시장논리대로의 업황을 따라가고 있음을 실적이 여실이 이야기 해주고 있는데, 무슨 논리로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Q. 국적선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키 위해 조속히 시행되거나 보강해야 할 시책이 있으시다면…
해운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선대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해운사에 대한 선박금융 지원풀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선박시장에 친환경이 큰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단순히 신조선 선박금융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리트로핏이나 친환경 기술 & 설계개발에 집중된 지원책이 절실한 상황이라 판단됩니다. 이와 같은 지원책으로 해운사들의 선대경쟁력을 키우면, 한국의 해운기업들의 영업경쟁력이 자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업종 별 내년도 해운시황 전망을 부탁드립니다.
간단히 정리해서 컨테이너선은 상고하저, 드라이벌크선은 상저하고입니다. 컨테이너 선사들의 많은 신조선 선박투자도 문제이지만, 2010년 초반대에 원양노선을 운영하다가 지역노선으로 돌아갔던 중소형 선사들이 다시 원양노선으로 복귀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장기화주를 다수 확보하지 않고 있는 선사라면 소석률이 원하는 만큼 채워지지 않을 때 운임 저가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운임은 추세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봅니다.
벌크선은 개선되는 시황에도 불구하고 신조발주가 아주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수주잔고는 거의 사상최저 수준입니다. 선박과 화물의 수급불균형만큼 운임을 추세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요인은 없습니다. 공급부족으로 BDI 이동평균은 우상향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에는 최고점 6천 경신도 보지 않을까 전망됩니다.
Q. 끝으로 해운업계나 관계당국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한국은 수출산업이 중심인 국가이고, 한국의 수출경제 규모보다 한국의 해운산업의 국제적 위상이 더 높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IMF때 해운사들의 부채비율을 일반기업의 잣대와 동일하게 규제해 해운사들의 가장 중요한 운송자산을 매각하게 한다거나, 글로벌 탑티어급 조선기업들이 포진되어 있는데 해운사들에게 열려있는 선박금융의 문은 상당히 좁은 상황이 지금까지 계속돼 왔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의견입니다. 자국의 수출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무역을 연결할 수 있는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는데, 사업을 확장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을 것이면 장애물은 만들지 말아야 하지 않을지…?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