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해운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정책을 수립, 집행해야 한다. 해운선사들에겐 수익 타이밍이 있고 투자 타이밍이 따로 있다. 코로나 팬데믹, 홍해 사태 등 불확실성 속에서 공급망 경색에 따른 물류난으로 예상치 못한 상당한 영업이익을 시현했다는 이유로 해운선사들에게 재투자를 요구하는 과정에 한번쯤 큰 호흡이 필요하다.
국적선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키 위해선 반드시 톤세제 5년 연장안 이번 국회에서 통과해야 한다. 네덜란드, 그리스 등과 같은 선진해운국들의 경우 톤세제가 영구화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톤세제 5년 연장이 최대 현안으로 부각돼 있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나 일부 국회의원들은 해운업계가 팬데믹, 홍해 사태 등으로 인해 타 산업과는 달리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톤세제 5년 연장건과 연결해 재투자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운산업 특수성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투자할 자금력이 충분하니 무작정(?) 선박 신조 등 재투자에 적극 나서달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데 대해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팬데믹이 지나고 2023년 해운경기가 급하강하면서 유수 국적선사도 적자를 냈다. 하지만 올해 5월경 예상치 못한 홍해사태가 해운선사들의 수익에 우군으로 등장할 줄은 몰랐다. 홍해 사태가 아니었으면 해운선사들은 올 한해 매우 고전했을 것이란 지적.
물론 해운선사들의 재투자는 성사돼야 한다. 하지만 해운시황, 신조 선박 인도시점 등을 고려해 배를 새로 짓는 사업에는 각 선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수용해야 한다는 것.
실례로 시황이 너무 좋은 시점에는 고공행진의 신조선가로 인해 신조를 통한 선대 확충에 나서는 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몇 년 주기로 호불황이 바뀌기도 하지만 최근 몇 년사이 국제 정세를 보면 언제 시황이 변화할지 예측하기는 불가하다는 분석.
호황시 높은 신조선가로 배를 짓기 시작해 2~3년후 인도 시점에는 불황으로 공급 과잉하에서 새 배가 해운경영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 깊이 인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