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에서 제도로, 실천에서 전환으로 이어지는 KOMSA의 녹색항해

 

구대용 실장
구대용 실장

국제사회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국제 해운 부문의 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지난 4월 국제해운의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조치인 ‘연료표준제’를 최종 승인했다. 이 제도는 탄소 부과금과 연료 규제를 결합해 해운업계의 연료 전환을 촉진하고, 친환경 연료 사용 선박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재정적 유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신정부 역시 △‘기후에너지부’ 신설 △산업단지 RE100 △2040 탈석탄 등 굵직한 기후정책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에너지전환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실현과 같은 기후위기 대응에 강력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친환경과 안전,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이러한 전환의 흐름에서, 공단은 해양수산분야 정부정책의 핵심 집행기관으로서 ‘친환경선박 인증제 운영’과 ‘친환경인증선박 보급지원사업’을 수행하며 현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장 집행 결과를 토대로, 정부의 친환경 제도 정비 시 기술지원 및 연구개발(R&D) 결과를 통한 제도 반영 등 친환경 선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기추진선박 확대에 발맞춰, 전기추진선박의 안전성과 신기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개정을 정부와 논의하며, 현장의 검사 경험과 기술 분석 결과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 활용 선박 건조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도 이어가고 있으며,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전기추진선박 안전 확보를 위한 공단의 노력

지난 5월 29일, 해양수산부는 「전기추진선박 기준」(정부 고시)을 개정했다. 전기추진 선박 수요 증가에 대비해, 선박의 안전성을 보다 강화하고, 여러 신기술을 적용한 선박이 건조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50여 척의 전기추진 선박(하이브리드 포함)이 건조되어 운항하고 있다.

이번 개정은 「전기추진 선박기준」 현장 집행 기관인 공단에서 현장 안전검사 시 개선사항을 발굴해 정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하고, 산업계, 전문가 자문 등을 추진해 이뤄낸 결과이다. 안전성에 관한 기준을 강화하고 일부는 현실성을 반영했다. 주요 개정 사항으로는 △연료전지와 이동식전원 추진선박에 관한 기준 마련 △추진기관의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기추진 핵심설비 계통 이중화 요건 마련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신기술 적용 근거 마련 △동일한 선박을 건조하는 경우 위험성 평가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고 △배터리실 화재 시 전력 차단 등 일정한 안전 요건을 충족하면 비방폭형 전기설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개정한 것이다.

또한, 공단은 정부의 친환경 제도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전기복합 추진어선의 검증 및 실용화 개발’ 과제와 ‘전기추진 8m급 레저보트의 표준기술 개발’의 연구개발(R&D)을 수행하고 있다.

공단은 전기복합 추진어선 연구개발(R&D)을 통해, 9.77톤급 알루미늄 소형어선 시제선 건조를 추진 중이다. 시제선을 통한 시험조업 및 경제성 평가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정부에 제도개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연료비가 절감되는 친환경 어선이 널리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추진 8m급 레저보트 연구개발(R&D)을 통해서는 현재 전기추진 수중익선(Hydro foil)의 필요 기술을 분석*하고, ’26년도 ISO/TC 188(국제표준화기구 산하 소형선박의 장비 및 건조 세부사항에 대한 국제표준)의 신규의제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정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 양력제어, 스트럿 하중, 자세제어, 시운전, 항해구역 설정 등

공단은 이를 통해 전기추진 수중익선 레저보트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잠정기준 수준의 기술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전기추진 수중익선(Hydro foil) 레저보트의 국산화 기술 확보를 통한 건조·수출 기반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 ’HDPE‘를 활용한 선박 건조

공단은 전기추진선박 관련 제도 개선과 연구개발 외에도, 친환경 소재인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을 활용한 선박 건조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선박의 선체재료 대부분은 FRP(Fiber Reinforced Plastic, 섬유강화플라스틱) 소재로 경량과 내부식성·내충격성, 낮은 건조비용과 성형·유지·수리 등의 장점이 있다. 따라서 지난 수십 년간 많은 분야에서 활용됐다. 그러나 FRP 재질 선박은 폐선 시 환경오염 유발, 화재 시 유독가스 발생, 재활용 불가로 폐선 시 방치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에 해양수산계에서는 FRP를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HDPE는 기존 FRP에 비해 100%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는다. 공단은 일찍이 HDPE 선박의 구조기준 개발, HDPE 선박건조를 위한 용접기준 개발을 추진해 왔다. 작년 말에는 국내 첫 HDPE 선질 시제 어선인 ’카이브 3호‘를 선보였다. 공단은 총 7척의 HDPE 시제어선을 건조해 안전성 및 운용성 등을 실증·검증할 예정이다.

여기에 공단은 직원들을 해외로 파견해 HDPE 용접 자격 취득을 지원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조선소 등 관련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HDPE 용접교육을 실시하는 등 신소재를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 공단은 HDPE 기술기준을 마련해 정부에 제도(정부 고시) 마련을 요청할 예정이다. 선체 재료로서 HDPE 기술기준이 제도화되는 경우, HDPE 어선 보급을 통한 환경문제 해소, 민간 조선소에 기술이전을 통한 조선소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 나아가 HDPE 선박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소재와 설계, 신조 시장 확장 등으로 국제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는 물론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질 것이다.

친환경 선박 시대, 함께 미래를 꿈꾸는 공단

이외에도 공단은 국내 환경에 적합한 알루미늄재 어선건조를 위한 ‘국내 24미터 미만 알루미늄재 어선 구조강도 산식 개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또한, 친환경선박 기술 해상실증을 통한 핵심기자재 국산화 및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한국형 친환경선박(그린쉽-K) 해상실증 기술개발’ 연구개발(R&D)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남 목포의 서남권 스마트선박안전지원센터(공단 목포지사 관할)에 전기추진선박용 전력변환장치 성능시험설비를 구축해 국내 중소기업 등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공단은 해양수산분야 정부정책의 핵심 집행기관으로서 친환경 선박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 기술지원과 친환경선박 전환 촉진, 해운분야 탈탄소화와 온실가스 저감 등 친환경 관련 정부정책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공단의 도전은 단순한 기술 대응을 넘어, 제도와 산업 구조 전환을 선도하려는 전략적 시도이다. 공단은 친환경 미래를 위한 전환의 무게를 직면하며, 앞으로도 조용하지만 단단한 실천을 이어갈 것이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목포지사에서 관할하는 서남권 스마트선박안전지원센터의 '선박 전기추진시스템 성능시험장비' 활용 모습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목포지사에서 관할하는 서남권 스마트선박안전지원센터의 '선박 전기추진시스템 성능시험장비' 활용 모습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목포지사에서 관할하는 서남권 스마트선박안전지원센터의 '선박 전기추진시스템 성능시험장비' 활용 모습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목포지사에서 관할하는 서남권 스마트선박안전지원센터의 '선박 전기추진시스템 성능시험장비' 활용 모습
2023년 4월 완도에서 취항한 49톤급(승선원 13인) 하이브리드 순찰선 해양3호 모습
2023년 4월 완도에서 취항한 49톤급(승선원 13인) 하이브리드 순찰선 해양3호 모습
2023년 4월 완도에서 취항한 49톤급(승선원 13인) 하이브리드 순찰선 해양3호 모습
2023년 4월 완도에서 취항한 49톤급(승선원 13인) 하이브리드 순찰선 해양3호 모습

 

 

저작권자 © 쉬핑뉴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