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억 달러 규모 전 세계 43개 항만 매각 거래, 미중 갈등 새로운 전쟁터로 부상

사진 제공:트레드링스
사진 제공:트레드링스

국내 최초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는 18일 "중국, "COSCO에 항만 지분 안 주면 파나마 딜 막겠다!” 위협" 제하의 리포트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트레드링스에 따르면 이야기의 시작은 ‘매물’ 하나였다. 홍콩의 전설적인 부호, 리카싱 가문이 소유한 CK Hutchison Holdings가 자신들의 글로벌 항만들을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이 매물 꾸러미에는 세계 무역의 심장, 파나마 운하 양쪽 입구를 지키는 핵심 항구 2개까지 포함돼 있었다. 정말 알짜배기만 모아놓은 셈이다.

이 어마어마한 딜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블랙록(BlackRock)과, 세계적인 해운 공룡 MSC가 손을 잡고 뛰어들었다.

이들의 작전은 마치 잘 짜인 팀플레이 같았습니다. 금융 전문가인 블랙록은 가장 전략적인 자산, 즉 파나마 운하의 항구 2개를 갖고, 실제 항만 운영 전문가인 MSC는 자회사 ‘터미널 인베스트먼트(Terminal Investment Ltd.)’를 통해 나머지 41개 항구를 전부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거래 규모는 무려 2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조 원. 2025년 3월, 양측은 예비 합의까지 마치며 모든 것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판을 흔드는 중국의 노골적인 압박

하지만 모든 게 완벽해 보였던 바로 그 순간, 판에 없던 플레이어가 난입한다. 바로 중국 정부였다.

중국 입장에서 이 거래는 자국의 해운 전략에 큰 타격이자, 애써 구축해 온 영향력을 서방에 고스란히 넘겨주는 꼴이었으니까. 중국은 단순히 불만만 표한 게 아니었습니다. 아주 거칠고 집요하게 판을 흔들기 시작했다.

우선, 중국 국유기업들에게 리카싱 가문과 관련된 어떤 신규 사업도 하지 말라며 경제적으로 목을 조여왔다. 동시에, 자국의 국가대표 해운사인 COSCO를 이 거래에 반드시, 그것도 블랙록, MSC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파트너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압박의 수위는 점점 높아져, 결국 외교 무대로까지 번졌습니다. 2025년 5월 스위스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중국 대표단이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이 문제가 국가적 의제임을 못 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마침내 “코스코가 배제된다면, 매각 자체를 막아버릴 것”이라는 최후통첩성 경고까지 날렸다.

결국 통했다: 6월의 변곡점

중국의 이런 노골적인 압박이 제대로 통했다. 특히 스위스 회담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2025년 6월 18일 자 블룸버그 통신은, 마침내 “중국 투자자들을 컨소시엄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거래를 진전시키기 위한 현실적인 옵션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불가능해 보였던 중국의 요구가 수면 위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블랙록, MSC, CK Hutchison 모두 코스코의 참여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시장은 누구보다 빠르게 이 변화의 냄새를 맡았다. 이 소식이 전해진 2025년 6월 중순의 한 금요일 오전, 홍콩 증시에서 코스코의 주가는 6%까지 치솟았고, CK Hutchison의 주가도 하락세를 멈추고 1.9%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미국의 카운터펀치

중국의 의도대로 판이 흘러가는 분위기가 되자, 가만히 지켜보던 미국이 결국 카운터펀치를 날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파나마 운하에 대한 통제권 회복을 주장해 온 터라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미국 의회도 즉각 움직였습니다. 2025년 7월 17일 자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에 따르면, 하원의 중국위원회 위원장인 존 물레나 의원은 파나마 정부에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코스코 같은 중국 기업이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에 참여하는 것은 미국과 파나마 양국의 국가 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이제 모든 당사자들은 달력의 한 날짜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바로 2025년 7월 27일. 이 날은 기존 인수 컨소시엄과 CK Hutchison 간의 145일간의 독점 협상 기간이 끝나는 날이다.

이 날짜가 중요한 이유는, 법적으로 이 기간이 끝나야만 코스코를 포함한 새로운 구조의 거래를 공식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7월 27일은 기존의 판이 끝나고, 코스코까지 참여하는 ‘진짜 협상’이 시작될 수 있는 D-Day인 셈이다.

상황은 이미 꼬일 대로 꼬여있습니다. 원래 4월 초까지였던 1차 합의 목표 시점도 이미 놓친 상태이다. 앞으로 기업들의 상업적 이익과 강대국들의 정치적 계산이라는 복잡한 방정식을 시간 안에 풀어내야만 한다. 결국 7월 27일은 이 거래의 끝이 아닌, 더 복잡한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날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파나마

이 거대한 고래 싸움에 파나마의 등은 그야말로 터질 지경이다. 파나마 운하 당국의 수장은 “특정 기업에 소유권이 너무 집중되면 운하의 경쟁력과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다. 중국 외교부는 “파나마의 독립성을 지지하며, 경제적 괴롭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언뜻 파나마 편을 드는 것 같지만, 미국의 압력을 ‘경제적 괴롭힘’으로 몰아가며 자신들의 개입을 정당화하려는 교묘한 외교적 발언으로 읽힌다.

그래서, 진짜 승자는 누구일까?

이 복잡한 싸움의 진정한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해운 리서치 전문 회사인 Drewry의 선임 연구원, 에이릭 후퍼(Eirik Hooper)의 냉정한 분석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는 먼저 “여러 나라의 규제 때문에 MSC가 43개 항구를 전부 다 가져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설령 거래 내용이 일부 조정되더라도 MSC의 시장 지배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거래가 완료되면 MSC는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터미널 운영사로 등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과정이 어떻든 이 거래로 MSC가 업계 1위가 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 싸움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이 모든 이야기는 바다 건너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매일같이 공급망을 고민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첫째, 항구의 주인이 정치 논리로 바뀔 수 있고, 이는 당장 우리 화물의 운송 비용과 시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둘째, 앞으로 물류 관련 M&A는 늘 강대국들의 현미경 아래 놓일 것이라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의 길에만 의존하는 공급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닫고,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플랜 B’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공급망은 다가오는 거대한 파도에 맞설 준비가 돼 있는가? 7월 27일 이후, 이 거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 나비효과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지켜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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