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현대글로비스와 대한항공을 최선호주로 추천
운송업종이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올해 운송업종은 양극화가 빨라지고 있다. 물류대란 수혜는 서비스 경쟁력과 글로벌 인프라를 갖춘 상위업체들에게 집중됐다. 리오프닝 초기에는 이연 수요 덕분에 후발주자들의 실적 서프라이즈가 더 부각됐지만 이제는 대외 악재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항공사 간 위기대응 능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관세 분쟁과 내수소비 부진 등 부정적인 환경에서도 현대글로비스와 HMM만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우상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 차례 조정받았지만 적자가 우려되는 LCC와의 차이는 더욱 커졌다. 운송업종에서 시총 1~3위인 이들은 연간 2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기대되며 전체 커버리지의 60^ 이상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신규 투자와 주주환원에도 앞서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DPS는 40% 이상 증가할 전망이며 HMM은 2조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이 임박했다.
양극화 흐름에 맞춰 운송업종 투자는 대형주 위주로 매수할 것을 권유한다고 최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커버리지 합산 시총은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사실상 상위 3개사만 주가가 올랐다. 이들의 운송업종 내 시총 비중은 팬데믹 이전 50%에서 현재 80% 이상으로 상승했는데, 수급 쏠림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글로비스와 대한항공을 하반기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최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실적이 가장 좋을 뿐만아니라 다른 섹터와 차별화되는 주가 모멘텀을 갖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과 맞물려 공격적인 배당확대 의지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전세계 항공시장에서 유일한 과점 사업자다. 불필요한 경쟁에 덜 신경써도 되는 만큼 항공우주와 같은 신규 성장 동력 투자에 집중하기 편해졌다. 대신 HMM의 경우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이 가장 빨랐던 만큼 지금은 단기적으로 모멘텀 소진 이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분기 이익도 양극화 흐름이 연장선에 있다. 꾸준히 이익이 좋았던 상위업체들의 실적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도 양호할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관세인상 우려를 극복하고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운송뿐만아니라 자동차 밸류체인에서도 가장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이미 실적을 발표한대로 프리미엄 수요 강세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분기대비 14% 증가했다.
공통적으로 미주 실적 강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사업에서 미국 현지 배출이 국내의 2배 이상이며 대한항공은 미주 비중이 여객 40%, 화물 50%를 차지하고 있다. 수익성도 미주가 가장 좋아 내수경기 둔화나 수출물량 감소 영향이 제한적이다.
반대로 내수 관련 종목들의 실적은 기대에 못미칠 전망인데, 이미 지나간 상반기 부진은 예상했던 흐름이다. 하반기 방향성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CJ대한통운은 내수부양책 효과와 주 7일 배송 등 신규 서비스 안정화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5월까지 급감하던 택배 물동량이 6월부터 증가 전환한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문제는 LCC들이다. 2분기는 연중 가장 안좋은 비수기인 만큼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했으나 여름 성수기에도 여행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특히 가장 믿었던 일본 노선마저 무더운 여름 날씨와 지진 우려 등으로 인해 7~8월 운임이 크게 하락했다. 3분기에도 일부 LCC들은 흑자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 여기에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자본잠식으로 인해 연내 유증이 필요하다. LCC들의 위기가 부각될수록 독주체제가 견고해지는 대한항공의 재평가는 앞당겨질 전망이다.
현재 집권여당은 주식시장 활성화를 의해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집중투표제 활성화 등이 부각되고 있다. 기존 법률상 이사회의 역할은 ‘회사’의 이익 극대화에 맞춰져 있어 지배주주의 의사결정으로 소액주주의 권리가 침해되는 경우를 막기 어려웠다.
현재 발의된 내용처럼 충실의무 대상이 ‘전체 주주’로 확대된다면 이사의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가 생기는 만큼 대주주의 지배력 남용 가능성을 견제하게 된다. 운송업종의 경우 원래 사업분할이나 자회사 상장 등 문제가 될만한 이벤트들이 흔하지 않아 직접적인 변화를 체감하긴 어렵지만 대신 해운업종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디스카운트를 받는 기업들이 많다는 점에서 개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자사주를 12.6% 보유하고 있어 소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올해 CAPEX 부담이 크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추세적으로 꾸준히 주주환원을 강화할 수 있는 재무역량이 있는지 선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