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협력 전용 펀드 운용...국내 조선사의 미국 투자, 대출, 보증 등을 포함 1,000억달러 규모프로젝트이며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참여 검토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의가 마무리됨에 따라,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하나증권 송선재, 김록호, 유재선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50%로 유지되지만, 다른 품목들은 15%로 확정됐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이 제시한 주요 조건들은 1)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업 펀드 조성, 2) 반도체/2차전지 등 주요 산업 관련 2,000억 규모의 펀드 조성, 3) 1,000억 규모의 LNG 및 기타 에너지 구매가 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섹터별 영향이 다르게 미치고 있다. 철강 및 알루미늄은 기존 관세가 유지되는 반면, 자동차는 기존 25%에서 15%로 하향되면서 긍정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조선 -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중 1,500억달러
한국의 미국 조선업 진출을 뒷받침하는 계획이며 운용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확인이 필요하다. 기존 제시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제안을 보면 국내 조선사의 미국 투자, 대출, 보증 등을 포함한 1,00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로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내용이었다.
미국 전력상선대의 경우 2030년까지 외국 건조 선박이 참여할 수 있어 한국 조선소 일감 증가로 연결될 수도 있다. 한국으로 선박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자금 대출 및 보증을 한국 정책 금융이 지원하는 구조도 가능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1,000억달러 상당 LNG 및 에너지 제품 구매의 경우에도 미국산 LNG 구매와 연계해 현지 LNG선 건조 및 협력을 조건으로 진행할 여지가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 전용펀드로 운용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한국 조선업체의 미국 조선업 진출을 뒷받침하는 계획이며 운용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확인이 필요하다.
이미 지난 25일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 in) 라는 이름의 협력안을 제안한 바 있다. 국내 조선사의 미국 투자, 대출, 보증 등을 포함한 1,00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이며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참여가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1,500억원 규모 펀드의 구체적인 조 달 및 용처가 확인될 필요가 있으나 MASGA와 연계된 내용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MRO 기지 활용 방안이 제시된 바 있으나 해당 내용은 이번에 언급되지 않았다. 물론 언급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의 선택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향후 한국의 MRO 수혜 기대감은 충분히 지속될 수 있다.
이미 국내 조선사는 미국과의 협력을 다방면으로 추진해오고 있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조선소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며 한화오션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는 정책이다. HD현대중공업은 4월 미국 방산 조선업체 헌팅턴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으며 기자재 업체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와 공급망 협력도 추진한 바 있다.
최근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상선 건조 협약을 체결했고 2028년까지 현지 조선소에서 중형 컨테이너선을 공동 건조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미국에 직접 진출을 선택했다. 계열사와 함께 지분을 인수하며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호주 오스탈 지분 확보도 추진 중이다. 한화해운을 통해 국내 건조 LNG선의 미국 국적 변경을 진행하고 있고 MRO 수주를 통해 미국의 전략 변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1,000억달러 상당 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 구매도 진행된다. 미국산 LNG 구매와 연계돼 일정 부분 현지 건조 또는 협력을 조건으로 진행할 여지도 존재한다. USTR(미국 무역대표부)의 중국 해운 및 조선업 제재 수정안에서 미국산 LNG 운반선 의무화 조치와 관련된 내용이 일정 부분 완화됐다.
LNG 수출에 있어 미국산 LNG 운반선이 없어도 LNG 수출허가를 중단하지 않는다. 다만 2028년부터 미국산 선박의 해상 LNG 수출량과 외국산 선박 운송량을 에너지부(DOE)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한편 초기안에서는 2028년을 1%를 시작으로 2047년 15%까지 미국산 선박 의무비율을 명시했던 바 있다.
한화해운-한화필리조선소-한화오션으로 발주된 LNG선의 경우 미국산 선박은 아니지만 리플래깅을 통해 국적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산 선박의 의무비율을 조금씩 충족해갈 수 있다. 해당 사례와 같이 LNG선에 있어 미국 현지 조선소와 기술 및 건조 협력 체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국적 선박의 정의는 미국 선원이 운항하고 미국 해사법을 적용받는 선박이다 . 미국의 경우 보호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법령에 의해 선박 건조능력이 쇠퇴한 반면 중국은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 . 선박 공급망뿐만 아니라 선원에 대한 공급도 부족하다. 이런 불평등의 기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보다 지원책을 마련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양상이 확인된다.
2024년 12월에 발의된 SHIPS for America Act는 해양 산업 자금 지원 보장, 미국 선박 경쟁력 강화, 미국 조선소 기반 재건, 숙련된 선원 및 조선소 근로자 확보 등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법안이다. 회기 종료로 폐기된 이후 올해 4월 재발의됐고 전략적 상업 함대 프로그램으로 미국 국적 선박을 10년안에 250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HIPS Act 4장에 미국적 상선대 전략상선대 를 10년 이내 최대 250척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담겨있다. 법안 발표 후 2년 뒤부터 매년 10척, 5년 뒤부터는 매년 20척 이상 을 모집한다.
조건은 미국 국적이고 미국 내 건조가 원칙이지만 외국 건조 선박의 경우 14년미만 선령 및 해외우려집단과 무관함을 조건으로 미국 국적 취득이 가능하다. 2030년까지 외국 건조선박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조선소의 일감 증가로 연결될 개연성이 높다. 한국으로 선박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자금 대출 및 보증을 한국이 지원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반도체 – 대미 투자 증액 가능성 높음
상호 관세는 15%로 확정됐지만, 반도체 품목별 관세는 아직 미확정이며,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우리나라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 밝혔다.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부과 시 미국 내 iPhone 가격 상승, 서버/데이터센터향 투자 금액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상호 관세 이상의 관세율이 부과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하는 근거다.
아울러 메모리 반도체는 철저한 수요와 공급 간의 밸런스로 인해 업황이 좌우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관세로 인해 최종 제품의 수요에 악영향이 생기더라도 제한적인 공급으로 인해 최악의 상황을 피해갈 수 있는 가능성도 상존한다.
자동차 – 관세율 15%로 하향
기존 관세율 25% 하에서 완성차 기준으로 연간 10조원 정도의 비용(부품 관세까지 부담한 기준)이 반영될 수 있었는데, 15%로 조정되면 연간 6조원 수준으로 4조원 이상의 비용이 감소하게 된다. 6조원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현지 판매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노력이 실행되면서 최종 비용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일단락된 후 글로벌 평균까지 Valuation이 회복될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한다. 다만, Valuation이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