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부터 수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자신들에게 향하는 최루탄과 최루액을 막아 줄 우산을 들고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우산혁명이라고 지칭하는데, 세계 각지에서 이를 지지하는 움직임도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어네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홍콩의 대규모 도심 점거 시위에 대하여 "홍콩인들의 열망을 지지한다"며 지지 입장을 표명한 바 있고,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는 "거리로 나온 용감한 민주주의 시위대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홍콩 시민들이 시위에 나선 직접적인 이유는 2017년 시행되는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지난 8월 3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자회의(국회 격)가 기존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2017년부터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개정했다. 지금까지 행정장관은 친(親)중국 인사 1200명으로 이뤄진 선거위원회에서 뽑았는데, 이를 주민들이 직접 뽑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홍콩 입법회(의회) 야당 의원들과 시민들이 지난 수년간 시위 등을 벌이며 직선제를 요구해 쟁취한 것이다.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이내 당국이 내놓은 직선제에 대해 '가짜 직선제'라며 반발했다. 후보추천위원회로 이름이 바뀌는 친중국 성향의 선거위원회가 추천한 후보만 선거에 나설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민주 인사에게는 입후보 기회가 원천 차단됐기 때문이다. 껍데기를 바꾸는 시늉만 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바뀐 게 없다는 것이 시위대의 불만이며, 후보추천위원회를 없애고 완전한 직선제 도입을 하라는 것이 시위대의 요구이다.

베이징(北京)의 중국 중앙 정부는 당초 홍콩 민주화 시위에 침묵을 지키며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현재는 중앙 정부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제압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하였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1989년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후 중국 내 가장 큰 정치 시위가 된 이번 '우산 시위'가 설령 완벽하게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내 민주주의를 지켜보는 세계의 눈이 많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중앙 집권으로 안정화를 꾀하려 하는 중국의 국민 통제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그 한계 시점은 오래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해양수산부 법률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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