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수주 선가 상승..선수금도 증가 ‘긍정적’
2015년 IMO규제 강화에 해운/조선업계 적극 대처해야

조선업은 ‘성장’이 아닌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에코(Eco)기술을 통해 조선해운업은 더욱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세계석학들은 오래 전부터 규제강화가 발전의 동력이라고 전망해 왔습니다.
오스트리아의 경제석학 조지프 A. 슘페터의 위대한 명저 ‘경제발전의 이론, 1912년’에는 지금 나타나고 있는 세계 조선해운업의 변화와 미래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경제학자 마이클 F.포터는 혁신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환경규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와 경제성장은 산업혁명 이후 서로 대립하는 관계로 인식돼 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일반적인 ‘상식’과 정반대로 규제강화로 인해 산업은 더욱 발전하는 사례들이 자주 나타납니다. 규제강화는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업체간 경쟁구도를 바꿔버리는 강력한 산업수요를 유발해왔기 때문입니다.
Eco-ship 싸이클은 지난 10년전의 조선업과 전혀 다른 시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수주선가가 상승하고 선수금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셨습니다. 이와관련해 말씀해 주십시오.
글로벌 항공기 가격은 리먼사태 이후에도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항공기 제작업체는 보잉과 에어버스로 양분돼 있는 제한된 경쟁구도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2년 11월 Scorpio tankers에 의해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세계 최초의 Ecoship(MR Tanker for 50K Class)의 연비개선 효과가 검증되면서 조선업 수주경쟁은 한국 중심으로 압축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결과로 한국 조선업의 수주선가는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 조선업은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선가 뿐 아니라 선수금 비율도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조선업은 대금수취 방식이 Standard 계약으로 전환돼 현금흐름은 크게 개선돼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에 위치한 현대비나신조선 역시 지난해 가을이후 신조선 계약방식은 Standard로 전환되었으며 벌크선 수주선가는 일본보다도 높아졌습니다.
반면 중국 조선업은 선수금은 거의 없으며 여전히 과도한 Heavy tail 방식으로 수주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선박인도지연은 현금흐름을 악화시키므로 무리한 수주를 지속하게 됩니다.
Q. ‘연비’와 ‘규제’가 이끄는 선박의 기술진화와 관련해 견해를 밝히셨는데요?
에코쉽(Eco-ship)은 이제 새로운 단계로 진화되고 있습니다. 초기 엔진변화와 그에 따른 선형개발이 주를 이루었다면 지금은 이중연료 추진선박으로 기술이 진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추석 이후 한국 조선업체들의 수주소식은 늘어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선종을 가리지 않고 ME-GI 엔진 탑재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컨테이너선에 이어 VLCC에도 LNG추진 방식으로 수주계약이 체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경쟁 조선소의 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150억 달러의 대규모 선박투자를 예고한 Maersk는 3,4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5.5억불 규모)에 이어 19,000TEU급 6척, 10억 달러에 달하는 선박투자를 구체화 시켰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19,000TEU급 컨테이너선 수주경쟁에 참여하는 조선소는 한국 조선소로 압축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와 달리 중국 조선소가 입찰단계에서부터 배제돼 있는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선주들은 선가를 낮추기 위해 중국 조선소를 입찰에 참여시켜온 것을 고려했을 때 Maersk의 관심사항은 낮은 선가가 아닌 연비향상을 위한 새로운 기술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3,400TEU급 컨테이너선의 경우에도 척당 가격은 5,500만달러로 비교적 높습니다. 발틱해를 지나기 위한 Ice class 선박이기 때문입니다. 이 선박의 수주경쟁 역시 한국 중심으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Maersk가 말한 150억달러 상당의 선박투자는 세상에 없던 기술에 대한 수요로 볼 수 있습니다. Maersk의 투자는 세계 해운업계의 추세와 방향성을 분명하게 말해주는 것입니다.
Q. 해운업 수익의 원천은 ‘연비’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계십니다. 해운업계에서도 상당히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는 대목인데요?
세계 해운업은 이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운임’이 아닌 ‘연비’를 주목하고 있는 유럽계 Top tier 선사들의 수익성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Eco-ship에 투자하고 있는 해외 선주사들은 연비경쟁력을 통해 절감된 비용이 운임과 비교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리먼사태 이후 ‘Green Ship of the Future’를 통해 Eco-ship 투자를 가장 먼저 시작한 Maersk Line은 올해 3분기에도 EBITDA 마진은 무려 16.7%를 보여주었습니다. 운임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려운 매우 위력적인 수익성입니다. 3분기 ROIC는 13.5%로 2분기 연속으로 10%이상의 ROIC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Maersk Line의 실적추세는 해운업의 경쟁력과 수익의 원천은 ‘연비’라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Maersk Line은 Eco-ship 투자를 통해 얻고 있는 성과를 바탕으로 대규모 선박투자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Q. 해운, 조선업계는 내년 IMO 규제 강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관련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5년 IMO규제는 더욱 강화됩니다. 규제의 강화와 선박 기술의 진화 환경규제가 강화될수록 Eco-ship은 다음 단계인 LNG추진선으로 진화돼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비개선 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박연료는 달라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년이면 EEDI 규제는 Phase I으로 한번 더 강화됩니다. EEDI규제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선박인도는 금지된다. EEDI는 중고선의 평균연비를 말하는 것이며 Eco-ship 인도로 EEDI는 낮아지고 있습니다.
또 ECAs내 SOx 규제도 내년이면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SOx 규제는 중고선까지 포함되는 매우 민감한 규제사안입니다. 최근 유가 하락에도 Maersk와 OOCL, Rickmers와 같은 해외 선주사들은 연료비 부담이 더욱 늘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황함유량이 0.1% 미만인 저유황(Low Sulfur Fuel Oil)은 기존 벙커유(Heavy Fuel Oil)보다 50% 가량 가격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오는 2020년이면 ECAs는 글로벌로 확대됩니다.
건조과정을 고려할 때 지금 선박을 발주하면 2016년 1월에 메가블록이 도크에 최초로 들어감으로 NOx Tier III도 실질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