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항 개장, 해운항만업계 새 비전 제시할 것
“글로벌한 항만 면모를 갖추고 있는 곳은 인천항”
민간 출신이라고 각오가 특별히 다르다기 보다는 오랫동안 해운물류인으로 살아오면서 축적한 경험과 정보, 네트워크와 기업경영 노하우를 어떻게 인천항과 IPA에 잘 적용해 나갈 것인지에 초점을 두려고 합니다.
특히, 민간기업과 공기업의 역할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공사의 공적영역과 역할에 대해 균형을 맞추는 것은 CEO로서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인 차원에서 공기업의 CEO로서 사고를 전환중입니다.
굳이 공기업 CEO로서 민간기업의 경영방식을 공기업에 접목한다면, 기업 운영의 시스템화 정도 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천항만공사는 개별적으로는 잘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비교적 사업을 잘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를 조직전체에 적용하고 시스템화하는 부분은 조금 부족한 측면이 있습니다.
앞으로 IPA의 잘 체계화된 개별적인 시스템을 조직 전체에서 유기적으로 적용, 응집력 있는 조직 시스템을 갖추는데 보다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Q. 취임 인사와 업무 파악 등으로 분주했을 텐데, 취임이후 인천항과 인천항만공사를 돌아본 소감은 어떤지요?
인천항의 사업을 파악해 본 결과 장래가 밝고 해 볼만한 비즈니스라고 느낍니다.
인천항과 인천항만공사가 마주하고 있는 사업과 업무가 생각했던 것보다 범위가 넓고 이슈사안들은 이해관계자가 많고 각자의 입장이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알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절감합니다.
특히, 취임 후 만나 본 다국적 선사들의 반응이 호의적이고 인천신항 전망에 대해서도 밝게 보는 것은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합니다.
컨테이너 선사 또는 인천신항 개발 계획에 대해 높은 관심과 함께 선박의 투입까지도 고려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 크루즈 사업은 세계적인 선사들이 인천항에 구체적으로 몇 척의 선박을 투입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등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한 대형 크루즈선사는 동시에 인천항에 크루즈선 3척의 접안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문의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인천신항의 컨테이너 비즈니스와 크루즈 사업은 전망이 매우 밝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천항과 공사의 더 밝은 미래를 연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Q. 해운물류 분야의 전문가 입장에서 봤을 때 현재 인천항이 부족하거나 미흡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글로벌 항만으로서의 면모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선박 대형화 추세는 ‘2만TEU급 선박 발주’(MOL, 세계 10위 일본 해운선사) 소식이 전해지는데, 객관적 기준에서 볼 때 글로벌한 항만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곳은 인천신항 뿐이라고 봅니다.
남항이 부분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인트라 아시아’(Intra-Asia, 아시아권역 내) 서비스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진단일 것입니다.
그러나 유가 하락, LNG 생산량 증가 등으로 인해 글로벌 해운시장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선박 대형화 추세도 흐름이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천신항을 통해 16미터 심수항 인프라와 서비스를 확보하면 미주, 남미, 호주로 향하는 해운 서비스를 개설할 수 있게 되고, 인천항에 새로운 전기를 열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육류와 해산물을 수입하는 호주와 남미 쪽에서 인천항으로 직기항하는 항로가 개설되면 비용절감 효과가 클 것이기 때문에 화주나 포워더에 매력적인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Q. 해운물류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전문가가 생각하는 ‘국제항’으로 도약하기 위해 인천항을 평가한다면?
해운시장에서는 전세계의 어떤 항만을 알아보고 평가할 때 기본적으로 처리량(through-put)이 가장 먼저 묻고 확인하는 지표입니다.
현 시점에서 인천항의 지표가 그러한 면모를 갖추었다고 평가하고 주장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프라가 갖춰져야 처리량도 확보되는 것이고, 현재 진행 중인 인천신항에서 연간 컨테이너 300만~400만TEU를 처리하면서 궤도에 오르면 분명 위상과 존재감을 가진 항의 모습을 갖춰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추후 남북관계가 개선돼 북쪽 개성공단 등 산업단지에서 내려오는 화물도 처리할 수 있게 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다만 300만~400만TEU로 넘어가는 어느 시점에는 물동량 흐름의 정체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배후의 연계 교통망 확충에서부터 시작해 도로신호체계 개선, 대형 트레일러를 위한 대기공간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써 가면서 물류흐름에 저해되는 사항들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Q. 임기 중 가장 우선적으로 꼽고 있는 과업이 있다면?
전문분야인 컨테이너 부문, 즉 인천신항 사업이 성공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Ⅰ-1단계가 아니라 Ⅰ-2단계(추가 6선석 개발 및 운영) 사업으로 접어들 시기를 단축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배후단지 조성도 서둘러야만 신항이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도 힘쓸 것입니다.
부가적으로는 인천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관 간 협의와 협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도 진력할 것입니다.
신항이 성공하고 대형선이 입항해 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로지스틱스 체계, 즉 물류의 흐름이 원활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인천항과 인천공항과의 연계, 신항 배후의 도로망 확충 등을 위해 인천시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계획입니다.
Q. 지역사회나 인천항에서는 IPA가 수익추구에만 급급한 나머지 항의 전반적 비용상승만을 초래했을 뿐 뚜렷한 서비스 개선이나 인천항의 특성에 맞는 항만운영, 공공성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인천항만공사가 지역사회나 대한민국을 위해 그동안 수행해 온 역할과 노력이 지역사회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동안 IPA는 인천신항 건설, 새 국제여객부두ㆍ터미널 및 배후부지 개발, 항만배후부지 조성 사업 등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 및 인천의 미래 성장 잠재력 확대를 위해 공헌해 온 점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현재 개발중인 인천신항과 새 국제여객터미널은 인천항과 인천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고 환황해권에서의 물동량ㆍ관광객 유치 경쟁을 통해 인천 지역경제에 선순환 사이클을 가져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의 지적처럼 “IPA가 항만사용료와 부두임대료를 받아 배를 불리고 있다는 것”는 지적은 사실과 다릅니다.
IPA는 사용료와 임대료를 받아 신항과 같은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징수하는 사용료와 임대료는 인천항의 미래사업 투자비의 이자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분명한 것은 현재 IPA는 인천과 인천항의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현재의 투자는 분명 인천의 지역발전에도 크게 기여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Q. 끝으로 방만경영 해소 등 정부의 공기업 경영합리화 정책의 이행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지요?
지금까지 IPA는 공기업 정상화를 위해 적극 노력해 왔으며, 또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방만경영 해소나 경영합리화는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입니다.
하지만, 향후 발생하게될 방만경영이나 경영합리화 저해요소에 대해서는 적극 찾아내 해소함으로써,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장으로서 현재의 경영합리화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업무시스템 효율화 및 노동생산성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