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중장기 비전은 바로 해상공급사슬관리”
對 항만발전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 있어야

 


▲ 해상공급사슬관리 관점에서 항만관련산업 협력기업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통해 부산항만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가 선순환이 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전준수 석좌교수.
Q. 부산항만공사(BPA) 항만위원장에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항만위원장으로서 최대 관심사는 무엇인지요?

먼저 지금까지 역대 항만위원장님들과 항만위원님들께서 부산항만공사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신데 대해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세계 4위 규모의 항만입니다만 중국 항만들의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현 임기택 사장님의 열정적인 리더십으로 현재의 지위는 유지되고 있습니다만 항만발전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컨테이너선의 대형화의 추세는 과연 어디까지 계속될까? 오히려 극적인 반전은 없을까? 현재의 유가의 하락은 일시적인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Mega Trend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인가라는 도전적 질문에 해답을 찾고 부산항만 발전에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부산이 세계의 해양중심지가 되겠다는 큰 야심찬 비전에 부산항만은 어떤 역할을 해야 되고 또 그 중심축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발전 전략을 가져야 되는가를 연구하고 자문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공기업의 방만경영이 골칫거리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부산항만공사의 경우 좋은 등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부산항만공사 운영의 개선점을 굳이 꼽으신다면?

2014년 공기업 경영평가에 근거하면, 부산항만공사(BPA)는 전체 30개 공기업 가운데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C등급을 받았습니다. 물론 2013년도에 B등급을 받은 기업은 4군데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부산항만공사보다 낮은 등급을 받은 곳이 상대적으로 더 많아 전체적으로 성적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으며, 이러한 안정적인 성과는 기존 방향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성과지표에 연연하여 항만의 본질에서 벗어난 성과위주의 운영이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부산항만의 경우 성과를 위해서가 아니라 적극적인 경영활동은 다소 부진한 것이 사실입니다. 적극적인 경영활동의 부진은 공사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며 기업종사자들의 동기부여에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게 됩니다. 따라서 저는 보다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이 허락하는 한 사장님을 도와 노력하려 합니다.

Q. 내년 부산항은 신항 확장과 북항 재개발 등 사업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항은 컨테이너처리실적이 세계 5위에서 6위로 한단계 떨어졌습니다. 부산항 경쟁력 제고를 위해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장으로서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은?

현재 전세계 항만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항만이 그동안 1위 항만으로 자리하고 있다가 중국 상해의 양산항에 1위 자리를 내어준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전세계 교역의 흐름이 변하고 이에 종속적인 운송도 중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즉 항만물동량 기준 순위는 항만 외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절대적이라고 하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부산항만이 주요항만으로 전세계 운송지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부산항만은 천혜의 항구(harbor)입니다. 여기에 인위적인 시설을 더해 항만(port)이 되면서 명실상부 전세계 4위의 항만으로 자리했습니다. 아울러 부산항만은 이미 중장기계획으로 북항 재개발사업과 신항 확장 외에도 배후단지 조성, 항만 노후시설 개선 등 전반적인 항만인프라 향상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부산항만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으며, 지금도 각기 맡은 분야에서 항만관련자분들이 부산항만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미래를 예측하여 부산항만의 경쟁력이 지속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항만과 선사라는 전통적인 시각에서 선사와 화주를 모두 포함한 “항만과 고객”이라는 새로운 시각과 이에 맞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부산항만공사는 2003년 항만공사법이 제정되면서 그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항만건설 및 운영, 항만질서유지, 항만산업관리 등이 주요 역할입니다. 이 가운데 항만 마케팅과 항만홍보역할도 바로 항만공사의 역할입니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항만산업은 임대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입니다. 운영의 공정성과 효율성 외에 적극적으로 고객(선사와 화주)을 유치해야 합니다. 소위 포트 세일즈를 통해 글로벌 선사들에게 입소문이 날 정도로 서비스를 극대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비스의 극대화는 과거처럼 원가우위를 통해서는 지금의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해상공급사슬관리 관점에서 항만관련산업 협력기업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통해 부산항만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가 선순환이 우선 돼야 합니다. 항만의 고객은 좁은 범위에서는 선사이지만, 넓은 범위에서는 화주입니다. 과거 port to port의 운송이 지배적이었던 시절에는 항만이라는 영역 안에서 만의 효율화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항만을 통해 들어가고 나가는 로지스틱스(logistics) 전반에 걸친 효율화가 중요합니다. 육상운송, 해상운송, 항공운송, 창고 및 운송관련 서비스 등 항만을 이용하는 모든 업체들이 고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부산항만은 기존의 운영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면서 항만관련 협력업체들이 하나의 조직처럼 고객을 맞이할 수 있도록 고객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Q. 교수님께선 정통 원로 해운인으로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십니다. 우리나라 해운업계가 조속히 해결해야 할 숙제는 무엇이고 기존 항만정책의 개선점은 무엇이라 보시는지요?

앞서 언급했던 저의 중장기 비전은 바로 해상공급사슬관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인 항만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항만관련 공급자들과 항만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함께 부산항만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선순환 생태계 조성입니다. 이러한 선순환 항만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항만정책이 중요합니다.

일단 시급한 부분은 선박의 초대형화에 따라 이에 맞는 항만시설의 조기공급이 필요합니다. 부산항만의 경우 부두 접안척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처리물동량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배후부지의 부족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배후부지는 운송이 아닌 물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항만 효율성을 위해 배후부지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운과 항만은 결혼한 부부와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한쪽만 잘났다고 부부가 잘사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의 해운의 어려움은 곧 항만의 어려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해운의 건전한 발전에도 항만이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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