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가 하면 위 사건이 있기 얼마 전에는 모 시향의 여성 대표가 사무국의 직원들에게 욕설을 해 대고, 성회롱을 했다는 논란을 일으키며 퇴진 위기에 빠진 바 있다. 이 여성 대표는 굴지의 대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전문경영인 출신으로서 처음으로 영입된 여성 CEO였다고 한다. 언론을 통해 확인되는 그녀의 언사에는 상당한 수위의 인격모독적 발언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최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성화되면서 조직의 수장으로 여성이 임명 또는 선출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성이 리더가 되면 구성원들은 어머니와 같은 부드럽고 포용할 줄 아는 리더십, 그리고 원활한 소통의 확대를 기대한다. 리더가 되는 여성 자신들도 취임 일성에서 이른바 부드러운 리더십을 관용어구처럼 사용한다. 그런데, 정작 여성이 리더가 되면 구성원의 기대와는 달리 자신이 지닌 권력에 지나치게 기대어 남자보다 더 강압적인 리더십을 펼치고, 구성원과의 소통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요즘 문제되는 두 여성 리더의 행태가 그 예이다. 아무래도 그들이 롤모델로 삼을 리더가 '남자'들 뿐이라는 것이 이러한 현상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리더의 표석으로 삼았던 '남자'들은 다들 강압적인 리더, 카리스마 있는 리더였는데, 이를 따라 자신의 리더십을 설정하려다 보니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어설픈 리더가 생겨나는 것이다.
요즘 사회가 여성을 리더로 원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예전의 산업사회에서는 사람들을 앞에서 끌고 갈 강인한 남성적 리더가 필요했다면, 복잡다단한 정보화사회에서는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어 공감을 통해 조직을 하나로 만들 리더가 필요하다. 이러한 공감적 리더에 여성의 감성이 어울린다는 평가가 여성을 조직의 리더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여러 가지 사고들을 보면 여성 리더들은 지도자가 되면서 따라오는 권력만 누릴 뿐,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오도록 하는 권위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소홀했던 것이 아닌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의 여성 리더들은 후세의 여성 리더들의 본보기가 바로 자신들이라는 긴장감을 가지고 올바른 리더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고민할 필요가 있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해양수산부 법률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