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해상법, 해운업과 조선업 같이 세계 제패할 때 왔다
세월호 사고 교훈삼아 전체적 큰 틀에서 사고방지 대책 세워야

저는 경북 영덕의 축산항이라는 어촌에서 수산업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바다와 선박과 같이 하면서 자라났습니다.
저희 조부님(김용한)께서 1952년 경북 초대 도의원을 하셨기 때문에 저는 도의원댁 둘째 손자로 불렸습니다. 자라면서 주위사람들이 저에 대한 기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집안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고 주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스스로도 노력하고 주위에서도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집안이 사업의 실패로 어려울 때에도 “자라는 아이들 기죽이지 말자”는 것이 저의 집안어른들의 신조였지요.
고향에서 중고등학교(영해중학, 영해고등)를 다녔고, 한국해양대학에 진학하면서 저는 큰 물에 나가게 됐습니다. 그 뒤 산코 기센에서의 항해사 및 선장생활, 김&장 법률사무소,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거치게 되는데, 정말 운이 좋아서 최고의 집단에서 점차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람의 최고 덕목은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일에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하면서 자기를 희생하려는 마음자세와 행동을 보이는 것 이것이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봅니다.
Q. 김교수님은 해상법의 발전을 위해 크게 노력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어떤 일을 하고계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우선, 저는 고려대 법과대학과 로스쿨의 교수이기 때문에 해상법, 보험법, 상법총칙상행위법의 강의와 연구를 통해 지식을 제자들에게 전수합니다.
5년전에 설립된 고려대 해상법연구센터의 소장으로서 우리나라 해상법의 발전을 위해, 해상법 소식지를 1년에 5차례(중국어 및 영어로도 번역됨), 해상법잇슈진단 4차례, 선박건조 및 금융법연구회 개최합니다.
한국해사법정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폴등에서 열리는 해상법 세미나에서 발표를 합니다. 그리고 우리 해상법을 영어로 작성하여 외국의 저널에 알립니다.
대학원의 석사와 박사과정에 30여명의 제자가 있습니다. 업계에서 공부하고자하는 분들을 석박사과정에 많이 받으려고 합니다. 이번에도 업계의 한분이 법학박사학위논문이 통과됐고, 또 한분이 박사과정이 입학해 저의 지도를 받게 됐습니다.
Q. “현대해운사”에 가장 젊은 용으로서 선정되어 교수님의 걸어온 인생이 남기게 되었습니다.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직도 50대 중반이고 정년퇴직까지는 11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한사코 그러한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선배님들의 청에 못이겨서 응하였습니다. 특히 제가 해양사고라는 어려움을 극복한 점을 높이 평가하신 것으로 압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어려움을 한두번씩은 경험하게 됩니다. 저의 실패로부터의 탈출과 성공에 대한 경험담이 조금이나마 독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저는 청소년기, 중년기, 장년기를 거치면서 꾸준히 성장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꾸준하게 성실하게 맡은 바 소임을 열정적으로 처리해 온 결과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저와 유사한 성장배경을 가진 분들에게 희망이 되고 힐링이 됐으면 합니다.
Q. 세월호 사고에 뒤이어서 해상사고의 재발방지와 해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재고시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예,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등 일간지를 통해 정확한 사고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여러 차례 저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제가 기자들 사이에서는 김인현 교수하면 “외항해운은 안전하다”로 통합니다. 제가 워낙 여러차례 이를 강조했더니 저에게 붙은 별칭입니다.
세월호 사고는 정말 안타까운 사고입니다. 최근에 여러차례에 걸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합니다. 이것은 20년전 10년전에 비해 산업이 발전해 왔고 이에 따라 해양사고의 발생위험도가 높아졌음에도 우리가 제대로 이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면, 입출항 하는 선박의 수도 많아졌고, 선박을 이용해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면 사고위험도는 높아질 것입니다. 이에 맞추어 정부, 선주, 선원, 교수등이 모두 힘을 합쳐서 사고방지에 대한 노력을 더 했어야 합니다. 어디에 위험요소가 있는지 더 살펴보고 미연에 사고방지대책을 세웠어야 합니다.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전체적인 큰 틀에서의 사고방지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Q. 교수님은 여러 차례 변신을 했습니다. 바다에서의 선장에서, 변호사 사무실의 선장으로, 그리고 다시 교수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많은 사람들은 김교수님의 목표는 무엇일까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질문과 같은 변신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전혀 다른 분야로 자리를 이동한 것은 아닙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바다와 선박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김&장에서도 사실상 선장의 일을 했고요,. 대학에서도 해상법을 강의하고 있으니까요.
저의 꿈은 세계적인 해상법학자가 되는 것입니다. 해상법은 국제적인 학문입니다. 대한민국의 선장이 세계최고의 해상법학자로 인정받는 것, 이 보다 저에게 더 가치있는 일은 없습니다. 제가 40년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10년을 더 노력하면 가능할 것으로 저는 봅니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해상법이 해운업, 조선업과 같이 세계를 제패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올해 3월1일자로 고려대에서 정년보장교수로 임용돼 만 65세까지 안정적으로 연구와 강의에 전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여건을 마련하여 주신 저의 지도교수이신 고려대의 채이식 은사님과 고려대학교에 감사드립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해운계 선후배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