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1월 DNV GL사 등이 조사, 발표한 내용을 보면 2015년 물류기업의 생존을 위한 기업전략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이라 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자를 선택하거나 구매결정을 할 때 96%의 기업이 공급사슬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고려한다고 한다. 물류혁신의 기본 명제라 할 수 있겠다.
2015년 물류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 미래변화를 고려할 때 물류기술의 핵심 이슈로 다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IT를 기반으로 한 저비용, 고효율 공급사슬 구축이다. 물류비 절감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기술개발이다. 물류관리 관련 IT 솔루션은 제조, 물류, 유통, 판매, 서비스 등의 물류업무에서 발생하는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인터넷, 홈쇼핑, 스마트폰 확산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함에 따라 첨단물류기술에 기반으로 한 신 업태의 등장과 더불어 소비자도 신속성, 정확성 등을 주요 요소로 고부가가치 물류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물류표준화 및 공동물류 촉진을 위한 IT 기반의 기술개발도 시급한 상황이다. 저온물류 유통체계 확대,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따른 수송포장기준, 위험화물, 보세화물의 보안성 및 안전성 확보, 환경 친화적 회수물류에 대비하여 표준화 용기기준 등 물류표준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두 번째는 글로벌 공급사슬 기술이다. 공급사슬에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유통업체, 물류업체, 재생업체, 폐기물 처리업체 등 다양한 경제활동 주체들이 참여하면서 서로 복잡하게 얽히는 네트워크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전체 공급사슬의 프로세스, 조직,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혁신과 최적화, 리엔지니어링 기술개발이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화주 및 물류기업의 공급사슬관리(SCM)를 구축하기 위한 범용 SCM 플랫폼 및 솔루션 기술을 개발해 해외 기술을 대체해야 한다.
세 번째는 물류산업의 기초가 되는 물류 인프라 고도화 기술이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육상수송기기의 개발과 철도수송 및 연안운송 수단의 분담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이 시급하다.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물류인프라 및 연계체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기항에 필요한 초고속 하역 생산성 기술, 화물전용 고속 첨단 철도운송시스템, 고속 연안운송 및 환적시스템, 해저터널기술 등 동북아 교통 물류 인프라 연계를 주도적으로 추진 할 수 있는 첨단 교통물류 인프라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친환경 물류체계 및 효율적인 물류 보안 구축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 기술이다. 환경부하 저감을 위한 Modal Shift, 친환경기술개발, 자원순환 등을 핵심으로 한 물류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국제 화물 위험요소 증가 및 반 테러리즘 확산에 따른 물류보안제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CSI, C-TPAT, EU의 AEO 제도 등의 주요 교역상대국의 물류보안정책 강화에 따른 국내 관련제도 및 기술적 대응책 마련 필요하다.
즉 물류산업은 물류비 절감뿐 만 아니라, 물류의 친환경성과 물류보안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물류기술 환경변화에 부응하여 향후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기술개발 방향으로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융복합 물류기술을 개발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신 기술을 물류에 적용시키는 일이다.
우선 융복합 물류기술은 첫째 신기술 간 융합이다. 가상현실을 예로 들 수 있다. 특정한 상황 혹은 사람을 가상으로 만들어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마치 물류현장의 실제 상황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처럼 인식하는 기술로 CT+IT의 유형이다. 두 번째는 기존제품과 신기술 간의 융합이다. 선박의 설계, 건조, 운항, 유지보수에 관련한 시설 및 기자재를 IT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소의 생산성 향상 및 선박의 성능 향상하는 선박+IT의 유형인 디지털 선박이다. 세 번째는 신기술과 서비스 간 융합으로 지능형 물류를 들 수 있다. 전자통신기술과 물류서비스를 융합하여 실시간으로 물건의 위치를 확인하거나 상태를 파악함으로써, 배송 물건의 손실 및 비용 등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IT+물류서비스 유형이다. 마지막으로 제품과 서비스 간 융합으로 스마트폰 물류를 들 수 있다. 스마트 폰과 물류서비스, 하역, 운송, 보관 등 물류서비스를 융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물류산업에 신기술을 적용하는 일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작년 말 미래물류기술포럼(NeLT)에서 사물인터넷, 드론, 로봇, 3D프린터, 빅 데이터 등 5대 신기술의 등장과 그로 인한 물류환경에 변화를 강조했다. 우선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은 물류창고의 보관, 이송, 피킹 작업이나, 항만에서 장비, 인력, 건물에서 작업자 편의를 지원하고 통합관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드론(Drone)은 배달서비스 뿐 만 아니라, 물류센터 내 무인이송장비, 24시간 물류시설 보안 및 감시 등 물류시설 안전 모니터링에 활용이 기대된다. 로봇(Robot) 기술은 창고나 하역, 항만 등 물류현장에서 중량물 하역용 파워슈트, 물류시설, 장비 등의 유지보수용으로 활용이 기대된다. 3D 프린터는 물류장비, 시설, 운송장비 등의 정비를 위한 부품 즉시 제작으로 유지보수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다. 빅 데이터(Big Data)는 물류창고나 이송장비, 공간, 인력활용을 최적화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세계는 하나님이 만들었지만, 네덜란드만은 네덜란드인이 만들었다’라는 말이 있다. 네덜란드 국민의 끝없는 간척 정신을 나타낸 것이지만, 이 나라 국민들이 보여준 발상의 차이에 의한 독특한 혁신정신을 강조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정신의 성과 뒤에는 막대한 투자가 뒷받침되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융복합 유형의 물류기술을 개발하고, 또한 새롭게 떠오르는 5대 신기술을 국내 물류산업에 접목시키는 일은 우리 물류산업의 기술력, 경쟁력 향상을 통한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일로 기업전략측면에서나, 국가 R&D 측면에서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보다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