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운은 국가의 존립을 떠받추고 있는 한축”
전문가적 지식을 넘어 예지를 갖고 조언토록 진력

자문이란 역할이 명확하게 정의 돼 있지는 않지요. 우선은 조직의 수장이신 장관님에 따라 그 역할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취임하신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님은 해양업무에 밝으십니다. 부산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이셔서 현안에도 이해가 깊으시구요. 그래서 자문위원장으로서 어떤 식으로 도움을 들여야 하는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우선은 현안을 많이 안다는 것이 어떤 경직된 시야를 가질 위험이 있습니다. 바쁜 조직은 급한 현안에 쫒기다 보면 소위 상자 밖 생각을 할 여유가 없지요. 조직 안에 누군가는 우리가 가는 방향이 옳은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가, 그리고 지금은 여론이 이렇지만 과연 중장기적으로 옳은 정책인가 하는 것을 전문가적인 지식을 넘어서 예지를 가지고 조언해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최근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2015년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회’를 주재했습니다. 장관과 정책자문위원간의 많은 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운항만분야의 주의제는 무엇이었는지요?
해양수산부는 부 출범 3년차를 맞아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도출”해 해양 사고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 개선 및 미래 해양수산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핵심성과 목표 4개분야 15개 과제를 선정하고 금년내 눈에 띄는 성과를 도출, 경제혁신에 기여하고 현장 중심의 국민체감 효과 시현을 위해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현재도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원양 해운업에 대한 구체적 지원 정책이 포함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작년에 출범한 부산 해양종합금융센타라든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해운보증기금등이 있습니다만 원양 정기선 선사들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연구되고 마련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회사채 차환발행 이자율이 10.8%나 됩니다. 이런 이자율로는 자금유동성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선사가 경영정상화되기 힘듭니다. 정부차원에서 해당 정부부서와 금융기관들을 설득해 양해를 얻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해운업계 애로사항을 기회 있을 때마다 장관님께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Q. 교수님께선 원로 해운인이시며 서강대 석좌교수로서 해운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계십니다. 4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 1주기이기도 하는데, 교수님께서 가장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싶은 시책들은?
세월호 참사 전에는 내항해운 여객선에 대해서 저 자신도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잘 돼 가고 있겠지 하는 막연한 무관심이었죠. 이제는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제는 평형수에 대해서도 모르는 사람이 드믑니다. 세월호 참사의 가장 주요인은 우리 해운인들의 안전에 대한 윤리의식의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대오각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우리 해운인들의 DNA에 뿌리 내려졌다고 생각합니다.
연안여객선 173척중 선령 21년이상된 선박이 24%라고 합니다. 이 선박들이 정부의 지원아래 신조선으로 대체돼 갈 것입니다. 남부지역의 중소 조선소의 활성화와 함께 국민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선박들도 디자인에서 부터 표준화를 추구해 한국형 여객선으로서 향후 동남아지역 수출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지원으로 건조되는 만큼 선박공유건조제도 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만 이런 정부의 관여가 민간의 적극성과 창의성이 더 고취될 수 있는 방안으로 만들어져야 된다고 봅니다. 기존의 선주들도 이번 기회로 항로마다 특성을 살려 테마 섬 개발이라던가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상업정신으로 과거의 옷을 벗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연안화물선에 있어서도 신조선의 기회가 공히 주어져야 하며 특히 환경 친화적인 선박으로 대체돼 국내화물운송의 주축이 돼야합니다. 더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새로운 시장창출에 대비 해나가야 합니다. 현재의 어려움은 현재로 끝내야합니다.
Q. 한국해운업이 선대 기준으로 세계 5위를 마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에다 해운업에 대한 지원책 미비로 한국 해운산업이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습니다. 교수님께선 해수부 정책자문위원장으로서 해운업계의 목소리를 진솔하게 전달해 주셨으면 하는데요?
해운은 우리나라의 단순한 기간산업중 하나라고 하기에는 그 중요성이 덜 설명되는 것입니다. 해운은 그 나라의 군대나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이 자국해운을 상업해군(Merchant Navy)라고 부르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국방의 한 축입니다. 북한이라는 실제적 위협이 자리잡고 있고 그래서 실제적 섬나라인 우리나라에서는 해운은 국가의 존립을 떠 받추고 있는 한축입니다. 건실하고 실력있는 해운을 유지 발전 해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적 이해가 미비합니다. 해운은 거대한 자본이 투자되면서도 시황산업이기 때문에 너무 투기적으로 운용하기 보다는 대화주 뿐아니라 중소기업 화주들도 컨소시움을 구성해 장기운송계약비중을 늘리고 컨테이너 정기선은 신조선 투자에 있어서 정책금융지원을 제도화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해운에 있어서의 큰 변화(Mega trend)는 3E(Economical, Efficient, Environment friendly) 선박확보임을 잊지 말고 저유가에 상관없이 신조선은 반드시 첨단 3E 선박으로 건조해 나가야합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