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9호선은 김포공항에서 여의도, 고속터미널을 거쳐 종합운동장까지(그리고 올림픽공원까지 연장될 계획) 운행되는 노선으로서, 서울의 강남지역을 관통하는 이른바 ‘황금노선’이다. 3월 28일에는 기존의 노선이 연장되어 종합운동장까지 2단계 구간이 개통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9호선의 노선 연장으로 인한 편리함의 증대나 생활의 개선보다는 혼잡률 237%의 지옥철이라는 불명예가 대두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9호선 노선 중 염창역-당산역 구간은 오전 출근시간대의 혼잡도가 237%로 국내 최고 수준인데, 이는 1㎡ 당 7명, 열차 1량 당 380명이 타고 있는 것과 같다. 이 시간대에 탑승하는 승객들은 승차에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승차 이후에는 호흡 곤란까지 호소할 정도라고 한다. 이 정도면 언제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서울시는 9호선 혼잡 노선을 보조하는 버스노선까지 만들기에 이르렀다.

서울 시내의 지하철은 보통 10량 (1~4호선) 또는 8량 (5~8호선) 운행을 하고 있다. 그런데, 9호선 플랫폼은 8량 운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지만, 실제 운행하는 열차는 고작 4량에 지나지 않는다. 플랫폼 규격에 맞게 8량 운행만 할 수 있었어도 운행횟수를 늘리지 않고도 혼잡률을 절반 수준으로 내릴 수 있다는 산술계산이 가능하다. 손님이 이렇게 많은데 왜 그 동안 열차를 늘리지 않은 것일까?

언론은 9호선의 승객수요예측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그 원인으로 분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이유 중 하나겠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차량공급의 시기를 놓친 것이 아닌가 한다. 9호선의 혼잡률은 개통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2012년에 이미 200%에 근접하였다. 승객수요예측 결과를 차치하고라도, 혼잡률이 꾸준히 상승하는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고 제때 차량 주문만 했어도 지금과 같이 혼잡한 지하철에 대한 시민들의 원성과 지하철노선을 보조하기 위한 버스노선 신설과 같은 아이러니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또 누군가가 그리고 모두가 손을 놓고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현실과 현장을 듣지도 않고 보지도 않은 결과가 결국 시민의 고통으로 전가되며 사고 발생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났는데도, 시민의 안전을 배려하는 태도는 바뀌는 것이 없는 것 같아 씁쓸할 따름이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해양수산부 법률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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