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선박 비중 높다...운영선대 중 15,000TEU급 이상 선박 비중은 HMM 52%, 상위 20개 선사 평균은 23%
-2024년 3월 말 연결기준 9.9조원의 순현금 보유
한국신용평가는 16일 HMM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HMM은 외형 및 운영 선단 규모에 있어 국내 최대의 대형 해운사로, 진입장벽이 높은 원양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세계 8위의 운영선단 규모(약 79만TEU, Alphaliner 2024년 4월 기준)를 갖추고 있다.
구주, 미주, 아주(중동, 인도, 아시아 역내), 남북(남미, 러시아, 호주) 항로 등 원양 및근해항로를 포괄하는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원양 컨테이너선사로서 다수의 국내 화주를 확보하여 고객다각화 수준이 높다. 이를 기반으로 주요 원양노선인 미주 서안/동안, 구주 노선에서 물동량 기준으로 각각 3~6% 가량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등 지속적으로 수송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지원 아래 2020년 2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과 2021년 16,000TEU급 8척 등이 인도되면서 원가경쟁력이 우수한 대형선 중심의 선대를 보유하고 있다. 2020년 4월에는 대형선에 특화된 선대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3대 해운동맹인 THE Alliance에 정식 회원으로 10년 간 가입하게 되면서 사업경쟁력이 제고됐다. 해운동맹 가입 이후에는 운항중인 대형선의 일부 Slot을 멤버사에게 대선하면서 컨테이너 운임변동성 리스크를 축소시키는 영업전략이 가능해지는 등 시황대응력이 개선됐다.
또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근래에 다수의 신조선이 인도되면서 환경규제 대응력이 우수하다.
동사는 경쟁사 대비 선박 스크러버 설치 비율이 높으며, 탄소집약도지수(CII) 등급도 높게 산출되고 있다(컨테이너선 상위 10개사 평균 스크러버 설치 비중: 척수 기준 27% 및 선복량 기준 43%, IMO 추정 글로벌 선대 CII 분포 A~B 등급 약 35%, D~E등급 약 35%).
벌크부문의 경우, 국내 상위권 벌크선사 대비 선대규모가 미흡하나, 지속적인 투자로 영업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벌크부문 매출 2020년 5,424억원 → 2023년 1조 2,431억원). 특히, 적화물선을 중심으로 영업규모가 확대되고 있는데, 2019년 중 신조 VLCC 5척(총 150만DWT)이 인도되면서 선대가 보강됐으며, 2023년에는 중고 VLCC 5척(총 150만 DWT) 및 중고 MR탱커 1척(5만DWT)을 매입했다.
건화물선의 경우 2010년대 초반 고용선료로 장기용선했던 선박을 용선기간 만기도래 시 순차적으로 반선하는 선대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선복량은 감소하고 있으나, 고원가 선박 반선 및 신조선 인도로 원가구조는 개선되고 있다.
글로벌 상위 선사와의 운영선단 규모 및 점유율 격차는 큰 편이며, 소속된 THE Alliance의 시장 지배력이 2M 및 OCEAN 대비 열위한 점 등은 사업안정성 측면의 약점이다. 또 벌크부문 영업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나 아직 컨테이너 매출 비중이 높은 점(2023년 부문별 매출 비중: 컨테이너 82.9%, 벌크 14.8%, 기타 2.3%), 컨테이너 매출 중 원양 노선 비중이 높은 점(2023년 컨테이너 매출 중 구주·미주 노선 비중 68%), 대형선박 비중이 높은 점(운영선대 중 15,000TEU급 이상 선박 비중: 동사 52%, 상위 20개 선사 평균 23%) 등 선종 및 항로 포트폴리오 분산도가 낮아 컨테이너 시황에 따른 실적민감도가 높은 점도 영업측면의 부담요인이다.
동사는 컨테이너 시장 내 사업경쟁력을 제고하고 컨테이너 및 벌크 간 균형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중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동 경영전략에 따르면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을 130척(150만TEU), 벌크선을 110척(1,228만DWT)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향후 선종 및 노선다각화 내지 컨테이너 시장 내 시장지위 제고 등을 통한 사업안정성 개선 여부는 중요 모니터링 사항이다.
HMM은 컨테이너 시황 둔화 등 감익 국면에도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시현했다. 컨테이너 시황 둔화에도 불구하고 신조 컨테이너선 인도에 따라 개선된 원가구조, 벌크선대 확충에 따른 벌크부문 이익증대 등에 힘입어 2023년 연간 영업이익 5,848억원, 영업이익률 7.0%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컨테이너 부문은 2019년까지 2010년대 초반 호황기에 체결한 고용선료 부담 등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2020년부터는 팬데믹 효과에 따른 운임 급등, 동사의 THE Alliance 편입, 초대형선 인도에 따른 원가구조 개선 및 레버리지 수혜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의 평균 SCFI는 1,980포인트로 2023년 연간 평균인 1,006포인트 대비 97%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 12월 예맨 후티 반군의 홍해 운항 컨테이너선 공격으로 해운사들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대신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를 선택하면서 운항거리가 길어지는 등 실질 선복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평가일 현재까지 중동 관련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컨테이너선 통행량이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수에즈 운하 통과 컨테이너 선복량: 2023년 평균 127만TEU/주, 2024년 5월 1주차 14만TEU/주) 등을 고려하면, 2024년 상반기에는 높은 운임이 지속되면서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영업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중동 관련 지정학적 이슈 완화, 2025년 초 해운동맹 재편에 따른 경쟁심화 가능성, 업계의 대규모 신조선 인도에 따른 공급부담 등으로 2025년까지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2백만TEU 이상의 신조선이 인도되면서(’23년 2.3백만TEU, ’24년 2.7백만TEU, ’25년 2.0백만TEU), 2025년 말 컨테이너 선복량은 2023년 초 선복량 대비 24%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공급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아울러 2025년 1월 말 2M(MSC, Maersk)이 해체되고, 독일계 선사인 하파그로이드가 THE Alliance에서 탈퇴한 후 Maersk와 신규 해운 동맹인 Gemini Cooperation을 출범할 예정으로 경쟁구도 재편에 따라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2026년부터는 공급부담이 완화(신조선 인도량 1.2백만TEU)되면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누적된 공급부담 감안 시 업황 회복이 더디게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벌크 부문은 건화물선과 적화물선 각각 17척의 선박을 운용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부문 내 매출 비중은 건화물선 58%, 적화물선 42%이며, 유조선 선대 확충에 따라 적화물선 매출 비중이 상승하는 추세다.
건화물선의 경우, 2023년 기준 장기계약(CVC, COA, TC Period 기준)과 Spot 매출 비중이 각각 45%, 5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다수 용선선박의 고용선료 부담으로 인해 2020년까지 영업적자가 지속되었으나, 고원가 선박을 순차적으로 반선하는 선대 구조조정 및 시황 상승 등에 힘입어 2021년부터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적화물선은 2023년 기준 장기계약(CVC, COA, TC Period 기준)과 Spot 매출 비중이 각각
59%, 41%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무역항로의 구조적인 변화 등으로 우호적인 시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동사의 적화물선 확충에 힘입어 과거 대비 이익창출 규모가 크게 증가하는 등 2023년 중 저하된 컨테이너 부문 실적을 보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4년 3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 23.3%, 차입금의존도 12.1%로 재무구조가 매우 우수하다. 팬데믹 기간 유례 없는 호황으로 2020년부터 2024년 3월까지 17.0조원의 순이익이 누적됐고, 2021년 중 190회차 및 199회차 전환사채의 보통주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부채로 인식되던 전환사채와 파생부채 합계 약 3.1조원이 자본으로 전입됐다.
2024년 3월 말 현재 자본으로 인식된 전환사채(영구채) 1.7조원(연도별 Step-up 시점 도래금액: 2024년 1.0조원, 2025년 0.7조원)의 잠재적인 상환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재무구조가 매우 우수하다. 이는 당사가 유효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A급 업체의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 중위값(Median)인 116.3%, 31.3%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 2024년 3월 말 연결기준 9.9조원의 순현금(=차입금-현금및금융상품)을 보유하는 등 재무완충력도 매우 우수하다.
동사는 최근 컨테이너 및 벌크선대 확장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였다. 동 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선박, 기기, 항만 등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인 가운데, 집행될 투자규모가 상당한 수준으로 파악되어 투자기간 동안 자금수지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풍부한 보유 유동성, 2024년에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영업실적 등 영업현금창출 규모, 선박금융 조달 비중 등을 고려하면 2026년 말에도 순현금 기조 및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2023년 연결기준 배당성향(=배당액/당기순이익)은 49.8%(배당액 4,823억원)로, 2022년(배당 성향 5.8%, 배당액 5,868억원) 대비 배당성향이 대폭 상승했다. 이는 2023년 중 전환사채의 보통주 전환에 따른 주가 하락을 높은 배당성향으로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잔여 전환사채(영구채)의 보통주 전환 가능성을 고려하면 당분간 연간 5천억원 가량의 배당이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풍부한 유동성에서 창출되는 이자 및 배당수취액(2023년 6,302억원)을 고려하면 배당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기존에 지배구조 변경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급격하게 변동되거나, 재무여력이 영업외사유로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동사 주요 주주(한국산업은행 및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하림그룹과의 매각 협상 단계에서, 동사의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로서의 지위와 이에 따른 건전경영 기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향후 지배구조 변경으로 인해 동사의 재무안정성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동사를 포함한 산하 계열사 내 동사가 계열 수익 및 이익창출력, 자산 규모 등에 있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원주체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이에 동사의 신용등급에 유사시 계열 지원가능성은 반영하지 않았다.
홍해 사태로 높은 컨테이너 운임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2024년 상반기에는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실적이 예상된다. 컨테이너 업계의 누적되는 신조선 공급부담 등을 고려하면 2025년에는 업황 저점이 예상되며 동사의 영업실적도 크게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2026년부터 공급부담이 축소되면서 실적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벌크부문이 저하된 컨테이너 부문 영업실적을 일부 보완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투자부담과 실적 변동성이 내재돼 있으나, 풍부한 보유 유동성, 분산된 투자지출 계획, 상당 수준의 유동성을 유지하려는 보수적인 재무정책 기조 등을 고려하면 중기적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신평은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