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공급은 전년대비 +9%, 수요는 +4%, 운임은 상고하저 전망
-2024년 상반기 미국 컨테이너 수요는 +11% 예상
-얼라이언스, 2025년부터 전면 재편될 예정에 운임 하방 압력 더 커질 전망

사진 출처:함부르크항만청 사이트(www.hafen-hamburg.de).  독일 함부르크항 컨테이너터미널 전경
사진 출처:함부르크항만청 사이트(www.hafen-hamburg.de).  독일 함부르크항 컨테이너터미널 전경

내년 2월 제미나이 협력 출범에 따른 하파그로이드의 얼라이언스 이탈은 운송 단위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며, MSC 단독 사업 개시로 컨테이너 정기선 운임 경쟁 가능성은 커졌다는 해석이다. 또 컨테이너선 업황은 당분간 공급 증가를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 안도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정기선은 정해진 노선을 정해진 일자에 운항하는 것인데, 벌크선과는 달리 컨테이너선은 화주/화물이 다양하고, 장기계약 비중도 낮다.

원양(극동-유럽/미주) 정기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컨테이너선이 최소 7척 필요하고, 수익성(규모의 경제)을 고려하면 근거리 노선 대비 대형 컨테이너선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영업력도 수반돼야 한다. 결과적으로 컨테이너선사들의 얼라이언스 결성은 단일 선사의 부담을 줄이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와 네트워크 확장 효과를 목적으로 한다.

컨테이너선의 물동량은 글로벌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의 주요 수출지역은 극동(비중 60%)이고, 주요 수입지역은 극동/북미/유럽 순이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의 주요 항로는 아시아-유럽노선, 아시아-미주노선, 남-북노선, 역내항로 등이다.

HMM의 항로별 물동량 비중(2023년 기준)은 미주 36%, 유럽 21%, 아주 32% 순이고, 매출비중은 미주 40%, 유럽 28% 순으로 높으며, 아주노선의 매출비중은 20%로 낮다. 아주노선 등 역내항로는 글로벌 선사도 영업하고 있으나, 소규모 로컬선사의 주요 영업 지역이기 때문에 운임경쟁이 치열하고 평균 운송단가도 거리에 비례해 낮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의 매출과 수익성은 결국 원양노선의 수요와 운임에 달려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벌크선/유조선/자동차운반선 외의 해상 운송품은 모두 컨테이너선을 통해 운송되는데, 따라서 컨테이너선에 적재되는 화물은 품목과 중량이 다양하다는 특징이 있다.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 중국의 해상 주요 수출 품목은 합성수지, 평판디스플레이, 경유 및 석유화학중간원료, 화장품 등으로 다양하고, 부피와 무게도 각자 다르기 때문에 컨테이너 당 적재량도 품목마다 다르다.

따라서 컨테이너 물동량은 특히 극동 수출품의 미주/유럽향 수요에 가장 크게 좌우된다.

미주/유럽의 극동발 수입 수요는 대부분 로컬 경기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북미의 컨테이너 수입량은 미국 명목 GDP 성장률에 연동돼 있고,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경우 수입의 하락/둔화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북미지역의 2022년/2023년 컨테이너 수입량은 각각 6%/6%(YoY) 감소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 컨테이너 수입량이 16%(YoY) 증가했던 기저효과가 2년간 작용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2024년 들어 미국의 컨테이너 수입량이 반등했고, 상반기 미국 컨테이너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중국에서의 수입량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극동발 컨테이너 물량이 집중되는 LA/롱비치 항구의 체선 상황은 지속되는 중이다.

유럽도 북미지역과 상황이 유사하다. 2021년 컨테이너 수입량이 7% 증가한 이후 2022년/2023년간 기저효과와 경기침체로 수입량은 감소했으며, 2023년에는 2019년 미만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기저효과 이유도 있겠으나, 유럽 내 고물가/고금리/대외수요 둔화 등 원인이 경기침체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2024년은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압력이 다소 완화되고, 실질 임금이 상승하며 민간 소비가 회복하는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종합적으로 북미/유럽 지역의 물동량을 감안했을 때, 2024년 글로벌 컨테이너 수요는 전년 대비 4% 증가한 수준으로 전망된다.

컨테이너선 공급은 전년대비 +9%, 수요는 +4%, 운임은 상고하저가 예상된다. 문제는 공급이다. 2021년~2022년 코로나19로 인한 물동량과 운임이 상승했던 시기에 대량 발주했었던 컨테이너선들의 인도가 2023년~2026년까지 예정돼 있다. 2024년 5월 기준 오더북은 595만TEU인데, 이는 현재 선복량의 21% 비중에 달한다(선박량 기준으로는 11%). 2024년에는 선복량이 +9%(YoY), 2025년에는 +5% 늘어날 전망이다. 2023년에도 선복량은 8%(YoY) 증가하며 물동량 증가율(+0.5%)을 초과했다.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이 역사적으로 연간 3~4%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공급 과잉에 따른 선박 운임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더불어 운임 하단을 지지했던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의 얼라이언스가 2025년부터 전면 재편될 예정이기 때문에 운임의 하방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2024년 5월 중순 기준 SCFI(상하이발컨운임지수)는 2,521pt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59%, 전월대비로도 42% 상승했다. 이란-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며 기존 아시아-유럽항로였던 홍해를 경유하는 대신 희망봉 우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항로 대비 운송비용/운송거리가 증가되며, 약 5~10% 수준의 선복량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으로 유통사들의 재고 축적 수요가 더해지면서 SCFI는 2022년 9월 이후 최초로 2,500선을 넘어섰다.

이러한 공급망 불안정성은 컨테이너선사들에게는 운임 상향에 대한 헤게모니를 부여하고 있고, 단기적으로는 컨테이너 선사들의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운임 상승은 장기적으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는 예정된 사실이고, 미국 IRA를 비롯한 생산 현지화 트렌드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CII(탄소집약도지수) 규제로 인한 선복량 감소 효과와 폐선 증가, 그리고 항만 체선 지속에 따른 공급 감소 효과를 일부 기대해 볼 수 있으나 2023년~2025년간 연평균 선복량증가율이 7%에 달할 정도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25년부터 본격화될 글로벌 얼라이언스 재편에 따른 우려도 상존한다. 2M 얼라이언스(머스크/MSC)의 계약이 2025년 1월 종료되고,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가 내년 2월 신규 얼라이언스(제미나이)를 구성할 예정이며, 오션 얼라이언스는 2032년까지 동맹 기간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HMM이 소속된 디얼라이언스는 가장 선복량 비중이 높던 하파그로이드가 얼라이언스를 떠나며 선복량 기준 4위로 순위가 하락하게 된다. 디얼라이언스 측은 완하이 등 선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있지만 하파그로이드의 이탈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디얼라이언스 입장에서 회원사의 이탈은 기존 컨테이너 정기노선을 유지하기 위한 기존 선사의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이고, 영업력도 약화될 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 효과가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국 운송 단위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디얼라이언스의 아시아-유럽/아시아-북미 항로의 점유율은 30% 수준인데 하파그로이드를 제외한 디얼라이언스의 글로벌 점유율은 11%에 불과하기 때문에 점유율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2025년 MSC(선복량 기준 글로벌 1위)가 단독으로 사업을 개시한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얼라이언스 소속 내의 선사들은 운임을 상호적으로 협상하기 때문에 운임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반면, MSC는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나게 된다. 공격적인 운임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2024년은 컨테이너선 물동량이 전년보다 4% 증가할 것이나 공급은 9% 증가하며 공급>수요 상황이 상당기간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컨테이너선의 공급과잉과 더불어 2025년 얼라이언스 재편까지 앞두고 있어 컨테이너선 업황은 다운사이클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홍해 사태와 글로벌 물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운임 상승은 2024년 안으로는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며, SCFI도 연간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역적 분쟁이 해소되고 수에즈 운하 통항이 정상화된다면 운임 수준은 빠른 속도로 낮아질 수 있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업황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은 공급이다. 2024년 글로벌 해상 물동량은 벌크선/컨테이너선 각각 2%/4% 증가하며 2022년~2023년의 수요둔화 국면에서 반등할 전망이다. 다만 벌크선 공급은 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컨테이너선 공급은 9% 증가한다는 점이 상이하다.

컨테이너선의 운임은 현재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 대비해서도 2배 이상 높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불거졌고, 지정학적 분쟁이 컨테이너선의 주요 항로에 발생하며 유럽 노선의 희망봉 우회 필요성이 두드러진 점은 컨테이너 선사에게 단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이벤트는 2023년~2025년의 공급 증가를 만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긴호흡에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고 안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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