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2024년 2.9조원, 2025년 6299억원, 2026년 157억원으로 급감 예상
-“신조선가 상승한 지금은 선박 투자 적기 아닐 수 있다”
KB증권 강성진 애널리스트는 HMM의 영업이익은 2023년 5848억원에서 2024년 2.9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나 2025년 6299억원, 2026년 157억원으로 다시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익 감소를 전망하는 것은 컨테이너선의 공급 과잉 심화로 해운사 간 경쟁이 치열해 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조선소들이 이미 수주한 신조선박들만으로 2024년 및 2025년 글로벌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각각 9.1%, 8.2% 성장해 수요 증가율 3.4%, 4.0%를 지속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해운사의 경쟁력은 주로 선박의 투자시점에 의해 갈린다. 선가가 낮은 시기에 선박을 많이 확보한 업체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장기간 양호한 실적을 시현한다. HMM 등 선박 가격이 낮을 때 많은 선박을 구매한 업체들은 그렇지 않은 업체들보다 뚜렷하게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신조선가가 역대 최고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현시점은 선박 투자의 적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강화, 환경규제의 강화, 해운사들의 인위적 공급 조절 의지 등은 시황이 예상보다 개선될 이유가 될 수 있다. 단,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환경규제는 속도 조절이 진행될 전망이며 인위적 공급조절은 시황이 크게 악화된 이후에 시작될 것이다. 현재 시황을 지지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강화될지 완화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과거 중동 위기가 종료된 이후 장기 불황이 찾아왔던 역사가 반복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한편 HMM의 현재 밸류에이션을 분석해 투자자들의 HMM에 대한 생각을 추측해 보았다. 현재 HMM의 2015년 대비 순현금은 15.5조원 늘었다. KB증권은 HMM의 현금 창출능력(선대 규모와 수익성)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7.9조원의 EV(Enterprise Value) 및 시가총액 증가요인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 대비 현재 HMM의 시가총액은 15.7조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KB증권은 투자자들의 HMM에 대한 이같은 박한 평가에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는 HMM이 컨테이너선업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선박 투자에 동참할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배당 등 주주환원에 대해선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컨테이너선 시장은 공급과잉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HMM 지분 매입을 통해 컨테이너선에 간접 투자하려는 투자자보다는 HMM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을 배당하기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으로 KB증권은 판단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수주잔과와 추가 발주, 선박 해체 등을 분석해 향후 컨테이너선 해운업계의 공급과잉이 장기간 발생할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글로벌 조선소들은 현존하는 컨테이너선 전체 선복량의 30%에 해당하는 컨테이너선이 시장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컨테이너선 해체는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보이는 2026년부터야 비로소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26년까지 컨테이너선 시황은 악화될 전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경규제 강화, 해운사들의 자발적 공급 조절에 따른 시황의 개선 가능성은 있지만 위험요소도 동시에 존재한다. 해운사들은 희망봉 우회 등으로 늘어난 비용 문제를 호소하고 있고 항만 파업 가능성 등으로 물류망이 불안정하다. 따라서 공급망을 더욱 불안정하게 할 환경규제 강화가 강행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현재 해운업 시황을 지탱하는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다만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지정학적 리스크에 과도한 기대를 걸었던 해운업계가 리스크 해소 이후 큰 불황을 겪은 사례가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해운사들이 스스로 공급을 조절하는 것은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심화돼 공급조절에 대한 해운사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HMM은 2015년 이후 양적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지만 주가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는데, 여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2015년이후 HMM의 운용 선복량은 2015년 대비 2배이상 늘었다. 또 HMM은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주요 상장 컨테이너 해운사들보다 우수한 영업이익률을 시현했다. 아울러 10.0조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2015년 대비 15.5조원 개선된 것이다.
이같이 HMM이 양적, 질적 개선을 이룰 수 있었던 핵심 계기는 성공적 선박 투자이다.
HMM은 2018년부터 산업은행의 주도하에 신규 선박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당시 HMM은 낮은 가격에 신형 선박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 선박들이 HMM의 선복량 확대와 원가 경쟁력을 견인했다.
신조선가가 상승한 지금은 선박 투자의 적기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다. 컨테이너선 해운업계의 과잉 투자로 컨테이너선 시황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투자자들은 HMM 주식을 사서 컨테이너선에 간접투자 하는 것 보다는 배당 등 주주환원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HMM은 컨테이너선업계의 과잉투자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고 배당 등 주주환원을 늘릴 가능성은 낮다.
현재 컨테이너선 시장은 이미 공급과잉이 진행되고 있으며 해운사들의 계속된 선박 투자로 공급과잉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연평균 CCFI(중국발컨테이너운임지수)는 2024년 1505p, 2025년 1101p, 2026년 1017p로 지속 하락할 전망이다. 이미 발주된 선박만으로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9.1%, 8.2%의 선복량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컨테이너선 수요 예상 증가율 3.4~4.0% 수준을 지속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해운사들은 여전히 공격적으로 선박에 투자하고 있어 2027년 이후에도 많은 컨테이너선의 건조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른 공급과잉은 일단 컨테이너선 시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며, 이후 기존 선박의 조기 퇴역 및 해운사들의 인위적 공급조절에 의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컨테이너해운시황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해서 지지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중동위기 장기화를 예상한 해운사들이 선박에 과잉 투자했다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된 이후 큰 불황을 겪은 사례가 있다.
2026년까지 HMM의 영업이익은 빠르게 감소할 전망이다. HMM의 연간 영업이익은 2024년 2.9조원에서 2025년 6299억원, 2026년 157억원으로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컨테이너선 시황의 악화로 인해 HMM의 컨테이너선 운임도 지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감소와 선박투자에 따른 현급 유출, 시장 금리 하락 등으로 순이자 수익도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평가절상에 따른 외화환산손실도 예상된다.
2027년 이후 컨테이너 선박들의 해체 증가, 발주 공백에 따른 인도량 감소, 계선 증가 등에 힘입어 HMM의 영업이익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