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산업, 수급개선 요인 부족으로 업황에 대한 보수적 접근 필요
-CII 등급 규제, IMO MEPC 82차 회의에서도 합의까지 이어지지 못해
상상인증권 이서연 애널리스트는 ‘2025년 전망 옥석가리기’제하의 리포트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이에 따르면 2024년 운송 업종 주가는 KOSPI 지수 대비 Underperform하며 연중 약세를 보여주었다. 완연한 수요 회복을 맞이했던 항공사들의 올해 1분기 성수기 실적 서프라이즈 기대감으로 연초 항공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여주었으나, 3월 환율 부담에 따른 항공사 실적 우려 및 벌크 항만 재고 급상승에 따른 해운 수요 둔화 우려로 항공사, 해운사 주가 모두 하락했다.
올해 2분기에는 IMO CII(탄소집약도지수) 발표 및 친환경 선대 규제 강화 기대감으로 해운사들의 주가가 양호했으나, 하반기 규제 합의가 지연됨에 따라 이후 지속 약세를 기록 중이며, 운송 업종 주가 하락을 야기했다. 3분기에는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등 항공 시장 구조 개편 및 주주환원 확대 모멘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등 개별 종목 위주의 반등세가 이어지며 운송 업종 지수 역시 점진 회복했다.
항공 업종 주가는 연중 대체로 벤치마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연초에는 국제선 여객 공급의 완연한 회복과 함께 단거리 여객 수요의 구조적 성장으로 LCC 위주 주가 강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3월 이후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및 그에 따른 항공사 실적 악화 우려가 확대되면서 업종 주가는 하락 전환했다. 비용 변수들이 완화된 3분기에는 경쟁 심화 및 운임 조정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LCC 주가는 지속 횡보했으며, FSC의 경우 항공 화물 실적 호조 및 양사 합병 마무리 기대감에 따라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업황 흐름과 별개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하반기 이후 예상 밖의 주가 상승세를 시현했다.
해운 업종은 상반기 주가 약세 이후 하반기 벤치마크에 동행하는 주가 흐름을 시현했다. 작년 HMM 인수 협상에 따른 대규모 유상증자 우려로 팬오션의 주가 기저가 낮았는데, 연초 해당 리스크가 해소되며 주가 반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이후 벌크 항만 재고의 지속 증가에 따른 수요 악화 우려가 부각되었으며, 친환경 규제 논의 미흡으로 공급 기회 요인이 지연되며 벌크 시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업종 주가 역시 하락세를 기록했다. 컨테이너 해운 주가는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에 따른 공급 증가 우려 및 영구채 전환에 따른 희석 우려로 상반기 부진했으나 중동전쟁에 따른 SCFI(상하이발컨운임지수) 강세로 하반기 실적 회복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물류 업종 중 택배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CJ대한통운과 한진의 경우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침투 강화에 따른 택배 물동량 성장 기대감으로 연초까지 양호한 주가를 시현했다. 그러나 2분기부텨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들의 온라인 트래픽 및 거래액이 예상 대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CJ대한통운, 한진 주가 역시 회귀했다. 반면,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6월 CEO Investor Day를 통해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강한 반등세를 기록했으며, 양호한 하반기 실적 및 연말 계열 PCTC(자동차운반선) 해운 운임 인상 기대감과 함께 해당 추세는 지속 중이다.
2025년 운송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Neutral(유지) 의견을 제시한다. 항공, 해운 등 운송업 전반에 걸친 운임 하락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항공 여객의 경우 견조한 수요와 공급 증가 지연으로 운임 하락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며, 경쟁 구도 재편에 따른 기업별 수혜가 존재할 전망이다. 물류의 경우 업체별로 시장 점유율 변동 및 운임 인상이 예상되는 바, 기업별 차별적 투자 기회는 존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운송 업종 내 선호도는 항공 > 물류 > 해운 순으로 제시한다. 항공 산업은 견조한 여행 수요를 기반으로 팬데믹 이전을 상회하는 여객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 글로벌 항공기 인도량 역시 2018년 대비 88% 회복에 그치며 공급 증가 지연이 이어질 전망이며, 이에 따라 제한적인 국제선 운임 하락이 예상된다. 환율, 유가 등 매크로 변수 역시 내년 하향 안정화 전망이 우세하며, 그에 따른 항공사 손익 개선 역시 기대된다. 항공 산업은 기본 업황 외에도 국내 FSC 합병에 따른 시장 구도 및 업체별 경쟁력 변화에 따른 추가적 기회 요인이 존재할 전망이다.
물류 업종 중 택배는 업체별 차별화 서비스 개시에 따른 점유율 경쟁 및 판가 인상에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에 따른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주7일 배송 등 업체별 차별화 서비스가 개시되면서 택배 시장 점유율 지각변동 및 판가 인상이 기대되는 바, 관련 업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동차 물류의 경우 계열 고객사 중심 운임 협상에 따른 탑라인 성장이 기대된다.
한편, 해운산업의 경우 수급 개선 요인 부족으로 업황에 대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 드라이벌크 해운의 경우 중국 부동산 건설 경기 부진 지속 및 주요 화물 항만 재고 부담에 따른 수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친환경 규제 합의 지연에 따라 공급 기회 요인 역시 기다림이 필요하며, BDI(건화물선운임지수)는 지속 횡보 또는 하락할 전망이다. 컨테이너 해운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수요 기회 요인은 아직 유효하나, 예정된 공급 증가로 SCFI는 회귀할 전망이다.
항공 산업은 내년에도 견조한 수요와 함께 공급 지연 장기화에 따라 제한적인 운임 하락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여객의 경우, 지속되는 여행 수요 강세로 올해 완연한 정상화를 달성했다.
2024년 10월 누적 전국 공항 국제선 여객 실적은 7,371만명으로 2019년 대비 97% 회복률을 기록했다. 올해 여행비 지출전망 역시 평균 97pt를 기록하며 2018~2019 평균 92pt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일본, 미국 등 주요 노선의 경우 이미 팬데믹 이전을 상회하는 구조적 수요 성장을 달성했으며, 11월 중국 정부의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회복이 부진했던 중국 노선에서의 수요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 공급 역시 내년까지는 타이트할 전망이다. 올해 국내 항공사 기재수 순증은 진에어의 소형기 2대와 유럽 노선을 신규 취항한 티웨이항공의 중형기 5대와 전부였다. 수요 회복과 제한적인 공급 증가로 올해 국내 항공사 국제선 운임은 로우 싱글 하락에 그쳤다. 공급 증가 지연의 원인은 항공기 제조사의 공급 차질이었다. 항공기 결함 우려 및 노조 파업으로 보잉의 항공기 인도는 지연 및 취소가 이어졌으며, 3분기 누적 보잉 에어버스 합산 인도량은 전년대비 –8% 하락했다.
최근 보잉은 임금안 노사 합의로 파업을 마무리했으며, 2분기 대대적 경영진 교체로 공정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다소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보잉, 에어버스 합산 인도량은 2025년에도 2018년 대비 8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항공 공급 지연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화물은 수요 둔화 우려 요인이 존재하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항공 화물 물동량 및 운임 성장을 견인해왔던 주 요인은 중국 발 이커머스 수요인데, 미 대선 종료에 따른 대중 무역 규제 강화로 수요 둔화 우려가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 발 이커머스 수요는 유럽, 중동 등 지역 다변화를 겸하고 있어 영향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수요가 규제받는 만큼 중국 항공사들의 공급 역시 제한되며 국내 항공사의 수혜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환율 하락 폭에 따라 원화 기준 화물 운임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단기 유가, 환율 방향성은 예측하기 어려우나, 내년 연간으로 하락 전망이 우세하며, 항공사 손익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마무리에 따른 항공 산업 내 기회 요인 역시 기대된다. 합병을 위한 전제조건은 이미 모두 충족되었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 취항을 시작했으며,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는 에어인천과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11월 내 EC의 합병 승인 이후 12월 중순 아시아나항공 주식 인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이 완료될 경우 국내에서는 국제선 여객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는 초대형 FSC가 탄생하게 된다. 합병 이후 장거리 노선 중심 산업 내 독점적 지위가 강화되며 운임 협상력을 키워갈 전망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유럽 노선 일부를 이관하는 만큼 신규 노선 취항 및 기존 노선 증편으로 공급을 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공급 감소 우려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별도 누적 기준 영업이익 BEP(손익분기점)로 타 항공사 대비 저조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궁극적인 원인은 항공기 조달 관련 비용 (감가상각비, 이자비용), 및 정비비 등 비효율적 비용 구조에 있는데, 대한항공과의 합병 이후 부채 조달 능력 향상 및 정비 내재화를 통한 비용 효율화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합병 시너지 효과를 제외하고서라도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유가 하락에 따른 유류비 절감이 기대되며, 올해 하반기 화물사업부 매각을 가정했을 때 유기적 성장만을 고려한 아시아나항공의 2025E 연결 실적은 매출액 7.0조, 영업이익 0.3조를 예상하고 있다.
통합 FSC의 재무 여력은 양호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 항공에 투자할 지원금은 1.5조원인데, 그 중 7,400억은 이미 중도금으로 지불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자금으로 영구전환사채 6,800억원을 상환활 가능성이 높으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약 900%, 자본 총계는 1.3조원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연결 편입 이후 대한항공의 2025E 자본 총계는 13.5조원을 전망하고 있다.
LCC도 지각 변동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라 산하 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역시 통합 과정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에 따른 외형 확장이 기대된다. 하반기부터 이뤄진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지분 인수 역시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대명소노시즌, 소노인터내셔널 합산시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지분 26.8%, 에어프레미아 지분 11% 및 2대 주주 잔여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확보했다. 대명소노그룹은 강한 외형 확장 의지와 충분한 현금 여력으로 항공사 지분 인수를 진행해왔으며, 향후 항공 산업 내 행보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편, LCC 지배 구도 변화, 장거리 노선 취항에 따른 기존 단거리 여객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 변화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한편 드라이 벌크해운산업은 내년 시황 반등 기회를 관망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24년 10월 기준 중국 철광석 항만재고는 1.47억 톤으로 연중 내내 해소되지 못하고 있으며, 석탄 항만재고 역시 평년 대비 다소 부담이 존재한다. 중국 부동산 건설 경기 부진 장기화로 중국의 철광석, 석탄 수입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비수기인 4분기부터 중국 춘절을 앞두고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에 따라 BDI 역시 횡보 또는 점진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공급 타이트닝 효과를 가져와줄 것으로 예상했던 친환경 규제의 구체화 역시 지연 중이다. 올해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한 CII 등급이 선박에 부과되면서 실질적 운행 규제 적용 및 벌크 선대 폐선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했다. 그러나 9월 30일~10월 4일 개최됐던 IMO MEPC 82차 회의에서도 규제에 대한 합의까지 이어지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2025년 초 83차 회의가 예정되어있는 등 꾸준한 추가 논의가 예상되며 친환경 선대 교체 흐름으로의 중장기적 방향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규제 구체화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컨테이너 수요 기회 요인은 아직 유효하나, 컨테이너 공급은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운임 상승 및 이익 증가를 맞이했으며, 현재까지도 평년대비 높은 2,000pt 수준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익 증가는 대부분 공급 증가로 연동되고 있다. 올해 누적 컨테이너선 발주는 290만 TEU로 재차 반등했다. 인도량은 232만 TEU로 작년에 이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으며, 앞으로 약 700만 TEU 수준의 인도가 남아있다는 것을 고려해봤을 때 현재의 공급 증가 추세는 적어도 3-4년 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중장기적 운임 수준은 1,000pt 대로 회귀할 것으로 판단한다.
물류 산업(택배)는 소비 회복에 따라 yoy +3%의 물동량 증가가 기대된다. 내수 경기 둔화로 하반기 이후 국내 소매판매액은 역성장을, 온라인 거래액은 성장률 둔화를 기록했다. 또한, 새로운 물동량 성장 견인 동력으로 기대했던 중국 해외직구 역시 하반기 이후 성장 속도가 둔화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에 따른 내년 국내 소비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OECD는 2025년 한국 민간 소비 성장률을 2.4%로 올해 대비 높은 회복세를 전망했다. 내년은 올해보다 나은 국내 소비 환경 및 택배 물동량 회복이 예상된다.
또한, 업체별 차별화 서비스에 따른 점유율 경쟁 및 판가 인상에도 주목해야한다. CJ대한통운은 2025년 1월부터 주7일 배송 전국 단위 서비스 개시를 위해 준비중이며, 이에 따른 요일 커버리지 확대가 기대된다. 이를 통해 CJ대한통운은 주요 경쟁 업체인 쿠팡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그에 따른 택배 산업 내 점유율 지각 변동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해당 서비스 개시로 올해에는 없었던 택배 단가 인상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서비스 개시 초반에는 비용 부담이 수반될 수 있으나, 대부분 변동비성 비용으로 택배 물량 증가에 따라 해소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판단한다고 이서연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